얼마전까지만 해도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운동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신체 운동이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지난 8월 19일 학술지 '인간 신경과학의 선구자'(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를 통해 발표된 로라 체덕 헤이먼(Laura Chaddock-Heyman)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University of Illinois) 심리학과 교수 연에 따르면, 신체 운동이 두뇌 활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9세와 10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뇌의 백질과 신체운동의 연관성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신체운동을 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백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은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질이 많다는 것은 주의 집중력과 기억력, 두뇌 조직 간 연결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행된 연구들이 해마 등 두뇌 특정 부분의 크기가 신체운동에 의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달랐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건강이 좋아지면 백질을 통한 두뇌 속 신경 신호 전달 활동이 개선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특히, 신체활동이 아이의 두뇌 활동과 학습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해 낸 거의 최초의 연구 결과이기도 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건강에 따른 백질의 차이가 두뇌 인지능력의 차이를 가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 교과과정에서 체육 수업을 줄이거나 없애 학생들이 주로 앉아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연구이다.
무조건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해서 성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신체활동을 통해 두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교에서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해야 함을 알 수 있는 연구이다.
유산소운동, 뇌 건강도 지켜준다
아울러 신체 운동은 두뇌 발달 뿐만 아니라 뇌 건강도 지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6일 학술지 '노화신경학'(Neurobiology of aging)을 통해 발표된 클로틴 고티에(C.J. Gauthier)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Université de Montréal) 교수팀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18~30세 젊은이 31명과 55~75세의 노인 54명에게 운동머신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하게 하고 30초간 최대산소흡입량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스트루프 검사(Stroop test)라는 인지기능 테스트를 시행하였다.
연구팀은 스트루프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MRI검사를 통해 뇌의 혈류량과 뇌활동을 측정하였다. 더불어 심장으로부터 온몸에 혈액을 펌프질해 내보내는 대동맥의 두께도 함께 측정하였다. 일련의 검사와 테스트 결과를 젋은 그룹과 노인 그룹 사이만이 아니라, 같은 그룹 내에서도 비교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동맥 건강과 뇌기능 그리고 운동과 뇌기능 사이에는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동맥의 탄력성과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 역시 밝혀졌다. 이는 운동을 통해 대동맥이 늙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이것이 두뇌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동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굳어지며 이러한 혈관경화는 대동맥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대동맥의 경화는 뇌에 대한 혈액공급에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반대로 대동맥의 경화를 막으면 인지기능의 변화를 느리게 막을 수 있으며, 이 방법이 바로 운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09-04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