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버스를 놓칠 걱정에 힘껏 달리기, 아이들과 온 힘을 다해 놀기, 심부름 동안 힘차게 걷기…
고작 1~2분이 소요되는 짧고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루에 3~4번만 반복해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각 잡고’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중의 소소한 노력만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일상생활 중 격렬한 활동의 건강상 이점은 규칙적인 운동과 유사
호주 시드니대 찰스퍼킨스센터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짧고 격렬한 신체활동(빌파·VILPA)’의 건강상 이점을 처음으로 명확히 분석하고, 그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12월 8일 자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의 데이터를 분석해 일상 활동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10만 명의 참가자들은 손목에 추적기(tracker)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진행했다. 이중 2만 5421명은 별도의 시간을 내어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의 89%는 빌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약 93%는 하루에 총 6분 동안 이 활동을 진행했다. 각 빌파 활동의 평균 지속 시간은 약 45초였다.
데이터 분석 결과 빌파 활동을 매일 3~4회 1분 동안 반복하면 암 등 모든 원인으로 숨질 위험이 최대 40% 감소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최대 4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파 활동이 잦을수록 더 건강에는 이득이 됐다. 최대 11번의 빌파를 수행한 사람들은 전혀 수행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5% 감소하고, 암 관련 사망 위험이 49% 감소했다.
한편,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 6만 2,000명의 데이터도 분석했다. 그런데 별도의 운동 없이 빌파만 수행하는 사람들과 건강상의 이점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40세 이상 성인의 대부분은 규칙적 운동이나 스포츠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 장비를 구입하고,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조금 더 힘 있게 걷거나 집안일을 할 때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보건 정책 변화를 요구
세계보건기구(WHO)는 여러 의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일반인들에게 건강을 위해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따로 운동을 진행하지 않아도 건강에 이득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가령, 아령을 최대 강도로 하루 한 번만 들어도 근육이 상당히 강화된다든가, 식후 2~5분 정도의 짧은 걷기 운동도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식이다.
신체활동의 건강상 이점에 대한 이전 지식은 설문지 기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나왔다. 하지만 설문 기반 조사는 일상생활 중의 격렬한 활동을 측정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덕분에 본인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격렬한 활동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연구 덕분에 WHO는 2020년 ‘모든 활동이 중요하다’는 지침을 추가했다.
연구를 이끈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일상생활의 일부로 행해지는 부수적 활동 강도를 순간적으로 높이면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빌파는 가장 실현 가능하고 시간 효율적인 방법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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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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