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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연합뉴스
2025-05-16

직접 경험 않고도 공포 느끼는 뇌 기억 경로 찾았다 KAIST, 심리적 고통 관장하는 뇌 회로 규명…"트라우마 치료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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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공포 기억 회로 규명한 KAIST 연구팀 ⓒKAIST 제공
심리적 공포 기억 회로 규명한 KAIST 연구팀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이 신체적인 고통 없이 시각적 이미지만으로도 유도되는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뇌 회로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 몸은 자연재해, 사고, 폭력 등 신체적인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대뇌피질 뇌섬엽(pIC) 부위에서 뇌 외측 팔곁핵(PBN)으로 이어지는 하향 신경 회로가 심리적 고통과 관련한 경로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생쥐 머리 위에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포식자에게 공격을 당하는 듯한 시각적 위협을 경험하게 한 결과, 통각 자극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형성됐다.

화학유전학·광유전학 기법을 활용해 외측 팔곁핵(PBN)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상위 뇌 영역을 분석했고,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pIC)이 PBN과 직접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시각적 공포 자극을 주면 pIC에서 PBN으로 신호를 보내는 뉴런들이 활성화되며, 이 신호가 PBN 뉴런의 활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로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시각적 위협에 따른 공포 기억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통각 기반의 공포 학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서로 다른 뇌 신경회로에 의해 처리됨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생쥐의 심리적 공포 기억 회로 활성화 ⓒKAIST 제공
생쥐의 심리적 공포 기억 회로 활성화 ⓒKAIST 제공

제1 저자인 한준호 박사는 "사고를 실제로 겪지 않았더라도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나 자극적인 미디어 노출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생기고, PTSD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공포 기억에 관한 연구는 주로 신체적 고통에 기반한 실험에 집중돼 있어, 심리적 위협을 처리하는 뇌 회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진희 교수는 "PTSD,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서적 고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발병 기제를 이해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지난 9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5-05-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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