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년 전 새로운 고인류 발견”

유럽과 아시아 네안데르탈인 조상 추정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선사시대 인류가 이스라엘 발굴팀에 의해 발견됐다.

텔아비브대학과 예루살렘 히브리대 연구팀은 이스라엘 네셔 람라(Nesher Ramla) 선사유적지에서 14만 년~1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새로운 유형의 초기 인류를 발굴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5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네셔 람라 호모형(Nesher Ramla Homo type)’으로 불리는 이 인류는 형태학상 네안데르탈인(특히 치아와 턱)과 다른 호모 속 고인류(특히 두개골)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또 현대인과 완전히 다른 두개골 구조에 턱이 발달하지 않았으며 큰 치아를 가지고 있어 현대인과는 모습이 크게 다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이 네셔 람라 호모 형이 중기 홍적세(47만4000 년 전~13만 년 전) 시기에 발생한 거의 모든 인류의 ‘원천(source)’이라고 믿고 있다. [관련 동영상]

연구팀은 이와 함께 네셔 람라인 집단이 약 20만 년 전 이 지역에 도착한 호모사피엔스와 교접해 혼혈을 생산한 이른바 ‘실종된(missing)’ 인구군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해부학적으로 현대인과 같은 이 호모사피엔스는 2018~19년 아프리카 밖 최초의 호모사피엔스 유적지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미슬랴(Misliya) 동굴 유적에서 발굴됐다.

새로 발견된 네셔 람라 호모형의 두개골과 하악골 화석으로 얼굴 모습을 형상화했다. © Tel Aviv University

“유럽 네안데르탈인과 아시아 고대 호모의 공통 조상”

이번 발견 연구에는 의대 해부학 및 인류학자인 이스라엘 허시코비츠(Israel Hershkovitz) 교수와 같은 전공의 힐라 메이(Hila May) 박사 및 치의학자인 라헬 사릭(Rachel Sarig) 박사가 이끄는 텔아비브대 팀과, 예루살렘 히브리대 고고학 연구소 요시 자이드너(Yossi Zaidner) 박사가 이끄는 고고학 팀 등 두 그룹의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네셔 람라 호모형이 유럽의 네안데르탈인과 아시아 고대 호모 속의 공통 조상이라고 보고 있다.

허시코비츠 교수는 ‘새로운 유형의 호모 발견’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이전에 발견된 인간 화석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인간 진화의 퍼즐에 또다른 조각을 추가하는 한편, 선사시대 인간들의 이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네셔 람라인들이 아주 오래전 홍적세 중기에 살았으나 후손들의 진화와 삶의 방식에 대해 많은 흥미로운 사실들을 드러내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사이 네셔 람라 선사유적지에서 발굴된 두개골 편과 하악골 화석. © Tel Aviv University

호모사피엔스와도 교류

네셔 람라 인간 화석은 히브리대 자이드너 박사가 람라 시 근처 네셔 시멘트 공장의 광산지역에 있는 선사유적지에서 발굴했다. 약 8미터 정도를 파 내려가서 말과 사슴, 오록스 뼈와 석기 및 사람 뼈 등 많은 동물 뼈를 발견했다.

텔아비브대와 히브리대 팀이 이끄는 국제협동연구팀은 이 가운데서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호모에 속하는 뼈 형태를 식별해 냈다. 이것은 이스라엘에서 확인된 최초의 호모 유형으로서 관행에 따라 발굴지의 이름을 따 네셔 람라 호모형으로 명명됐다.

히브리대 요시 자이드너 박사는 “이는 놀라운 발견”이라며, “우리는 고대 호모가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늦게까지 호모사피엔스와 함께 배회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이드너 박사는 “인간 화석과 관련된 고고학적 발견에서 네셔 람라인들이 고급 석기 생산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이들이 그 지역 호모사피엔스와 상호 교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네셔 람라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 및 행동은 ‘사이언스’ 지 동반 논문에서 논의됐다.

네셔 랄라 호모형을 발굴한 이스라엘 네셔 람라 선사유적지에서의 발굴 모습. 동영상 캡처. ©TAUVOD

‘네안데르탈인 유럽에서 시작’ 설에 반기

허시코비츠 교수는 네셔 람라 호모형 발견은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일반적인 가설에 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새로운 발견 이전에 대부분의 연구자는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의 이야기’라고 믿었다”며, “그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 소그룹이 확산하는 빙하를 피해 남쪽으로 이주했고 그중 일부가 약 7만 년 전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다고 본다”고 소개했다.

네셔 람라 화석은 이 이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유럽 네안데르탈인들의 조상이 약 40만년 전 이전에 중동 레반트 지방에 살았고, 거기에서 서쪽의 유럽으로 그리고 동쪽의 아시아로 반복해서 이주했다는 것이다.

허시코비츠 교수는 “실제로 이번 발견은 서유럽의 네안데르탈인들이 이곳 레반트 지방에 살았던 훨씬 더 많은 인구의 잔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라고 밝혔다.

네셔 람라 호모형을 묘사한 그림. 동영상 캡처 ©TAUVOD

네셔 람라 호모형이 바로 잃어버린 퍼즐조각?

힐라 메이 박사에 따르면, 이들 화석에는 DNA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견으로 호모 진화에서의 커다란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질문으로, 호모사피엔스 유전자가 이 호모사피엔스들이 유럽에 도착하기 훨씬 이전에 그곳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들에게 어떻게 침투했느냐는 점을 들 수 있다.

유럽 네안데르탈인들의 DNA를 연구한 유전학자들은 이전에 호모사피엔스와 20만 년 전 교접한 인구군을 ‘실종 집단’ 또는 ‘X 집단’이라고 부르고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한 집단이 존재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번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인류학 논문에서 연구팀은 네셔 람라 호모형이 지금까지의 인간 화석 기록에서 누락된 그 실종 개체군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지역에서 발견된 그런 유형의 인간은 네셔 람라인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전에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타분(Tabun) 동굴(16만 년 전), 주티에(Zuttiyeh) 동굴()25만 년 전), 케셈(Qesem) 동굴(40만 년 전)의 화석 인류들이 현재 네셔 람라 호모형으로 부르는 인간 그룹에 속한다는 것이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25일 자에 게재된 논문. © Science /AAAS

“레반트 지역은 유라시아 교류의 교두보”

라헬 사릭 박사는 “사람들은 패러다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화석들을 호모사피엔스나 호모에렉투스, 호모하이델베르겐시스 또는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알려진 인간 그룹으로 돌리려고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이 화석들은 그 자체로 뚜렷한 특징과 특성을 보인 그룹”이라고 단언했다.

사릭 박사는 “더 늦은 단계에서 네셔 람라 호모형의 소그룹이 유럽으로 이주했으며, 그곳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적인’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했고, 또한 아시아로 가서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특징을 지닌 고인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땅은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의 교차로로서 다른 인구군들이 서로 섞여 후에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구세계(Old World)로 확산되는 용광로 역할을 했다”며, “네셔 람라 사이트에서의 발견은 인류 역사에서 새롭고 매혹적인 장을 장식한다”고 덧붙였다.

비엔나대의 게르하르트 베버(Gerhard Weber)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의 진화 이야기가 이번 발견에 따라 달라지리라 전망했다.

그는 “유럽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종종 서아시아로 확산돼 나갔던 배타적인 안식처(refugium)가 아니었다”며, “유라시아에서는 훨씬 더 많은 횡적 교류가 있었고, 레반트 지역은 이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중요한 출발점이거나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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