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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4-12-18

"현생인류-네안데르탈인 첫 교배 시기는 4만9천~4만5천년 전" 국제 연구팀 "아프리카 떠난 초기 현생인류 행적·분포에 대한 이해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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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떠난 초기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와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 사이에 교배가 시작된 것은 4만9천~4만5천 년 전부터이며 이후 7천여년 간 두 인류 간 혼혈이 이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코 즐라티 쿤과 독일 라니스 지역 초기 현생인류 상상도. 4만5천년 전 체코 즐라티 쿤(Zlatý kůň)과 독일 라니스(Ranis) 지역에 살았던 초기 현생인류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과 아프리카에서 온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4만9천~4만5천년 전부터 7천여년 간 혼혈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Tom Björklund 제공

체코 즐라티 쿤과 독일 라니스 지역 초기 현생인류 상상도. 4만5천년 전 체코 즐라티 쿤(Zlatý kůň)과 독일 라니스(Ranis) 지역에 살았던 초기 현생인류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과 아프리카에서 온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4만9천~4만5천년 전부터 7천여년 간 혼혈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Tom Björklund 제공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 아레브 쉬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 프리야 무르자니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각각 1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두 연구팀은 이 연구는 초기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간 교배가 알려진 것보다 더 늦게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는 초기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밖으로 이주하는 과정과 이들의 분포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게놈에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1∼2% 섞여 있다. 이는 아프리카를 떠난 초기 호모 사피엔스가 당시 유럽 등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했다는 확실한 증거지만 이런 혼혈 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6만5천~4만7천년 전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었다.

네이처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아레브 쉬머 박사팀은 이 연구에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4만5천년 전 현생인류의 유골에서 채취한 게놈을 분석해 네안데르탈인과의 혼혈 사건이 일어난 더 정확한 시기를 역으로 추적했다.

체코 즐라티 쿤에서 발견된 초기 현생인류 여성 복원도. 독일 라니스 집단의 4만5천년 전 유골 게놈을 분석하고 이를 즐라티 쿤 그룹 게놈과 비교한 결과 라니스 집단 2명이 즐라티 쿤 집단과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Tom Björklund 제공

체코 즐라티 쿤에서 발견된 초기 현생인류 여성 복원도. 독일 라니스 집단의 4만5천년 전 유골 게놈을 분석하고 이를 즐라티 쿤 그룹 게놈과 비교한 결과 라니스 집단 2명이 즐라티 쿤 집단과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Tom Björklund 제공

호모 사피엔스는 4만5천년 전 유럽에 도착해 네안데르탈인과 최소 5천년 이상 공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초기 현생인류 집단으로는 바초 키로(Bacho Kiro)와 체코의 즐라티 쿤(Zlatý kůň) 집단이 대표적이다. 즐라티 쿤 집단은 아프리카 외 지역 혈통에서 갈라져 나온 가장 초기 현생인류로 게놈에 네안데르탈인과 한 차례 교배 증거가 남아 있고, 바초 키로 집단의 게놈에는 더 이른 시기에 두차례 교배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남아있다.

연구팀은 돌일 라니스(Ranis) 일센횔레에서 발견된 현생인류 유골에 주목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4만9천~4만1천년 전 유럽 중부 및 남부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로 밝혀졌지만 당시 유럽에 살던 다른 집단과의 관계는 불분명했다.

라니스 집단의 4만5천년 전 유골 게놈을 분석하고 이를 즐라티 쿤 그룹 게놈과 비교한 결과 라니스 집단 2명이 즐라티 쿤 집단과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집단이 아프리카를 벗어난 현생인류 혈통에서 가장 초기에 분리된 동일 그룹에 속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라니스 집단은 게놈에 약 2.9%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모든 비아프리카 현생인류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두 인류 간 단일 교배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인류의 혼혈 사건이 라니스 그룹이 살기 약 80세대 전인 4만9천~4만5천년 전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체코에서 발견된 초기 현생인류 즐라티 쿤 그룹의 두개골 ⓒPetr Velemínský 제공

체코에서 발견된 초기 현생인류 즐라티 쿤 그룹의 두개골 ⓒPetr Velemínský 제공

사이언스에 논문을 공개한 UC버클리 프리야 무르자니 교수팀은 지난 4만5천년 동안 유럽, 서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살았던 현생인류의 게놈 58개와 전 세계 현대인 275명의 게놈을 비교, 네안데르탈인과의 혼혈 시기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호모 사피엔스에 섞이고 진화한 과정을 역추적하면 혼혈이 처음 일어난 시기를 찾을 수 있다며 분석 결과 두 인류 간 첫 교배는 4만7천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기존 연구에서 두 인류의 첫 교배 시기를 5만4천~4만1천년 전으로 추정해온 것보다 훨씬 이른 것이라며, 네안데르탈인과 호마 사피엔스의 혼혈은 이후 7천여년 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르자니 교수는 현재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비율이 높고 데니소바인 유전자도 0.1% 가진 동아시아계 사람들을 연구 중이라며 이런 연구를 통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등의 혼혈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Arev Sümer et al., 'Earliest modern human genomes constrain timing of Neanderthal admix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420-x

Science, Priya Moorjani et al., 'Neandertal ancestry through time: Insights from genomes of ancient and present-day humans', http://dx.doi.org/10.1126/science.adq3010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4-1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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