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고원에 7400년 전 사람 거주

고고학연구팀, 사람 발자국 연대측정

티벳 고원은 높이가 4000m가 넘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린다. 대체로 산소가 사람 거주 지역의 절반 정도로 희박한 곳이다.

지금까지 티벳고원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때는 3,600년 전으로 생각해왔다. 탄소연대측정법을 사용해서 티벳 고원에 보리 농사가 가능해진 시점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다고 생각해왔다.

1998년 발견된 발자국 연대측정

그러나 과학자들은 티벳 중앙고원 추상(Chusang) 지역 4,270m 고원에 남아 있는 사람의 흔적을 분석한 결과 7,400년 전 ~ 12,670년 전에 이미 사람이 거주했다고 주장한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 마이클 마이어(Michael Meyer)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머세드(Merced) 캠퍼스 마크 올덴더퍼(Mark Aldenderfer) 연구팀은 3가지 연대측정법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지난 5일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농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사냥꾼이나 채집인들이 네팔 고원에서 거주했다고 저널에서 밝혔다. 추상 주변 온천지역에서 사람 흔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98년이었다. 어린이를 포함해서 6명의 발자국과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중국 쪽에서 본 티벳 고원 ⓒ Pixabay

중국 쪽에서 본 티벳 고원 ⓒ Pixabay

과거에 존재했던 온천 주변의 진흙에 남겨진 사람의 손자국과 발자국은 인간이 머물렀다는 확실한 증거가 돼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과학자들은 이 사람의 흔적이 몇 년 전에 찍힌 것인지 다양하게 추정해왔다.

이번에 마이어 – 올덴더퍼 연구팀은 정확한 시기를 알아보기 위해 3가지 연대측정법을 사용했다. 토륨230/우라늄 샘플을 이용한 측정법, 발자국이 남아있는 트라버틴 대리석의 수정결정판을 측정하는 ‘광 여기 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법, 그리고 그 지역에 남아 있는 나무에 대한 방사성탄소측정법을 활용했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 3가지 측정법을 활용한 탓에 발자국의 연대는 빠르면 7,400년에서 멀리는 12,670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지역은 과거에 온천이 나오는 덕분에 한 때 따듯한 진흙형태로 존재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흔적이 굳어져 돌같은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이 발자국 흔적에는 꽃가루도 발견됐으며, 근처에서는 돌 도구들도 나타났다. 발자국 흔적에 남아있는 꽃가루는 그 지역이 풀밭이 존재했으며 야생동물들도 살았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추상의 초기 거주자들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년 내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낮은 지역의 거주지에서 발자국 발견 지역까지 갈 때, 히말라야 산맥을 건너 지름길로 가도 28일에서 47일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좀 더 쉬운 코스를 선택해도 왕복에 41일에서 71일이 걸린다.

선명하게 남아 있는 손가락 자국 ⓒ Mark Aldenderfer

선명하게 남아 있는 손가락 자국 ⓒ Mark Aldenderfer

이 때문에 연구팀은 잠깐 머물기 위해서 고원지대를 방문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어린이들의 발자국은 상시 거주했음을 뒷받침한다.

더구나 추상 지역은 4,200년 전에서 11,500년 전 사이에는 지금보다 물과 습기가 많았기 때문에 인간이 거주하는데 필요한 조건이 지금보다 나았다.

티벳 사람은 희박한 산소에도 잘 견뎌

이번에 연구팀이 티벳 고원에 사람이 상시 거주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지난해 중국 과학자들이 밝힌 티벳 사람에 대한 유전자 조사와도 일치한다고 네이처 뉴스는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과학원 상해생물학연구소는 티벳 사람에 대한 게놈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현대 티벳 사람의 게놈은 지금부터 9,000년부터 15,000년 전 사이에 주로 형성됐다고 추정하면서, 수천 명이 이 시기에 네팔중앙고원지역으로 이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다른 유전관련 연구도 티벳 사람들이 8,000년에서 12,800년 전 사이에 희박한 산소에도 견딜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획득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적이 있어 이번 연구팀의 발표와 일맥상통한다고 네이처 뉴스는 밝혔다.

공동 저자인 마크 올덴더퍼(Mark Aldenderfer)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이 극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티벳 고원에 사람들이 상시 거주했다는 확실한 증거로는 부족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네바다 주 리노의 데저트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고고학자 데이비드 로드(David Rhode)는 “그곳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사람들이 잠깐씩 들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드는 연구팀이 추정한 것과는 달리 낮은 거주지에서 2주 정도 걸으면 도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했다고 사이언스 뉴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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