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귀여운 이 팝업은 뭐지?
서울 성수역 3번 출구 앞,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시작되는 이곳에 ‘별별잡화점’이 문을 열었다.
별별잡화점은 과학의 달을 기념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마련한 대중소통형 과학문화 프로젝트로 전통적인 과학 전시나 강연에서 벗어나 팝업스토어 형식을 차용한 첫 번째 시도다.
과학과 팝업스토어는 다소 생소한 조합이라 느껴질 만도 하다. 하지만 오픈 첫날 300명을 훌쩍 넘은 방문자의 80% 이상은 20~30대로 집계됐을 만큼 청년층의 관심이 모였다.
그래서 봄꽃과 우박이 함께 내렸던 4월의 별난 날씨가 가로막을쏘냐. 트렌드 좀 아는 사이언스타임즈가 ‘힙(hip)’함을 입은 과학행사 별별잡화점을 다녀왔다.
과학문화가 성수동에 온 이유는?
별별잡화점은 ‘별난 과학, 별난 경험’이라는 주제로 기획됐다. 과학이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음에도 과학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20~30대 성인층에게 과학을 색다른 콘텐츠, 흥미로운 놀이문화로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이종수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팀 선임연구원은 “과학을 주제로 한 팝업은 생소하지만, 낯섦 자체가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가 열린 성수동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성수동은 새롭고 감각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장소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여행 잡지 ‘타임아웃’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38곳’ 중 4위에 오른 성수동은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러한 지역성과 과학문화를 결합한 이번 행사는 과학을 일상의 놀이로, 하나의 문화로 체험하게 만들고자 한 시도였다.
팝업스토어 현장 조사 과제를 하러 성수동을 찾은 홍정수(26세, 대학생) 씨는 과학문화 팝업이 참신하다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과학을 접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가볍게 체험할 수 있어서 재밌다.”고 말했다.
과학으로 놀면서 ‘과며들기’
1, 2층에 총 4개의 존으로 구성된 행사장은 감각적 디자인과 게임형 체험 콘텐츠로 채워졌다.
1층 별별라운지는 포토존과 과학문화 굿즈 전시,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축제 홍보존으로 마련됐다.
2층 별별실험실은 방문자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코너로 구성됐다. 코너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방문객들의 표정은 이곳에서 만난 ‘과학’이 ‘놀이’ 그 자체로 보였다.
자신의 MBTI와 유사한 성향의 과학자를 매칭하는 ‘내가 전생에 과학자라면’, 나만의 과학 키링 제작 코너 '과학 키링 DIY' 등은 트렌디 하면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으로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몽땅뚝딱연구소’였다.
출연연(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대중 인식을 높이기 위한 이 코너는 카드게임이라는 쉬운 접근 방식을 통해 출연연의 존재와 연구성과를 전달하고자 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4개 기관이 참여하여 각 기관의 연구 주제를 카드에 녹여냈으며, 퀴즈를 맞힌 참여자에게는 출연연이 제작한 굿즈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확보했다.
방문객 다수는 “출연연이라는 용어도 처음 듣는데 카드게임으로 접근하니 이해하기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슬기(24세, 대학생) 씨는 “카드게임으로 풀어본 출연연은 계속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AI 이미지 생성 플랫폼을 통해 ‘나만의 과학의 달 이미지 만들기’, AI 버전의 인생네컷 ‘별별포토부스’ 코너는 최근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과학문화, 감각적인 콘텐츠로 어떤데?
이번 별별잡화점 팝업스토어는 과학에 대한 ‘재미있는 낯섦’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젊은 세대에게 과학과의 정서적 접점을 넓히고, 과학기술이 인간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임을 자연스럽게 환기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틀을 깬 시도가 지속적으로 기획된다면 과학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과학문화의 로컬 브랜드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학자]들에게 남긴 응원의 메시지’ 코너에는 과학자들에 대한 일반 시민의 기대와 진심 어린 응원으로 가득했다. 과학은 다가가기 어렵지만 알고 싶은 대상,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어줄 희망으로 인식하는 이들에게 과학문화가 감각적인 콘텐츠로 다가가는 건 어떨까?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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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5-04-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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