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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테헤란밸리를 초격차 테크노밸리로, 강남 사이언스플라자를 과학·문화·예술이 융합한 국가대표급 과학문화광장으로”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21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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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준영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 차장(과학과기술 편집위원)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21대 회장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년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1년도 짧은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10일, 한국과학기술회관 2층 집무실.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 차림으로 만난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신임 회장은 회의용 테이블에 여러 사업 구상 자료를 펼쳐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현 회장이 임기를 다하기 1년 전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를 지닌 과총은 지난해 2월 제57회 정기총회에서 이태식 박사를 임기 3년의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회장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건설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교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개발위원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대한토목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회장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재직 당시 처음으로 ‘우주 건설’ 개념을 들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우주기지 건설에 월면토를 활용하자”라며 관련한 3차원(D) 프린터를 설계했다. 2014년 당시에는 “집과 교량, 도로만 잘 지으면 되지 뭣하러 우주에 달기지 짓는 연구도 하냐”라는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뉴스페이스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등 글로벌 우주 관련 기관에선 한국의 우주 건설 재료, 공법, 토질 이해 등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

그의 선견지명은 ‘괴짜’라는 꼬리표를 그에게 붙였고, 지금도 여전해 보인다. 이 회장의 취임식만 봐도 그렇다. 메타버스 우주인이 등장해 사회를 보고 AI 작곡가가 만든 노래와 과학 판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는 등 ‘이태식 스타일’로 꾸며졌다.

이 회장의 고객은 과기계·학회뿐 아니라 연구개발 생태계를 둘러싼 기업과 문화예술까지 아우른다. 이 회장은 이들을 단지 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과총의 자산으로 봤다. 이렇게 과총의 존재 이유, 출발점이 또 한 번 바뀐다. “테헤란밸리에 5,0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벤처, 기관이 있어요. 과학기술 정책이 창업과 벤처를 잇고 산업 정책이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올해 입주가 거의 완성된 사이언스플라자를 과학과 문화, 예술이 융합하는 국가대표급 과학문화 광장으로 키워 나가겠습니다.”

이 회장은 오는 7월 4일 열리는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대회’와 ‘강남과학기술축제’를 병행, 이들과 함께 K테크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런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과총 내 과학기술정책연구소를 강화할 계획이다. “15세기 초 세종대왕은 조선에 과학기술의 시대를 열었어요. 요즘으로 말하면 과학기술 대통령이죠. 그를 떠받쳤던 이천은 과학기술부 장관, 이순지는 국립대학교 공대 교수, 장영실은 이공계 출연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었죠. 이 원팀 플레이가 세계의 일류 우주기술을 갖게 했습니다. 우리에겐 그 DNA가 있어요. 과총은 이런 국가적인 원팀 플레이가 이뤄지는 데 있어 강력한 조력자가 되겠습니다.”그렇게 과총은 점차 젊어지며 시대와 호흡한다.

 

과총은 원팀 플레이실현할 가장 강력한 조력자

과총 2050 혁신 비전수립, 과총 미래 100년 준비

Q. 취임 소감은.

A. 지난 3일, 취임식을 통해 과학기술인분들께 첫인사를 드렸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총본산인 과총의 제21대 회장을 맡게 되어 큰 기쁨과 설렘, 영광과 책임감 등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많은 생각과 감정을 접하고 있습니다. 과총을 이끌도록 막중한 임무를 내려주신 과총 회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무거워진 어깨로 시대적 소명을 쫓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제 임기 마지막 해인 2026년은 과총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50년을 목표로 ‘과총 2050 혁신 비전’을 수립해 과총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Q. 회장 선거 당시 공약이 뭐였나.

A. 압축하면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과 현 정부의 ‘과학기술 중심국가’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였습니다. 길었던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면서 올해 ‘경제성장’과 ‘생산성 제고’가 세계 각국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엔 큰 기회이며,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과학기술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가 2030년 과학기술 5대 강국을 목표로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예산을 170조 원 규모로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정부 R&D 예산이 처음으로 30조 원을 돌파했고 민간·정부 통틀어 총국가 R&D 예산은 2021년 이미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는 그만큼 과학기술이 성장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투자한 만큼의 결실, 즉 과학기술 혁신이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가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저는 과총이 이른바 ‘원팀 플레이’를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서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과총의 과학기술정책연구소를 강화하려 합니다. 임기철 소장과 함께 과총 내외부의 다양한 과학기술 이슈에 대한 해소책을 적극 마련하고, 과총의 많은 사업이 국가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으려 합니다.

 

과학기술협력외교 통해 세계 속 한국 정체성 확고히

과학기술 연구·협력이 가장 하고 싶은 나라 만들 것

Q. 국내외 네트워크를 어떻게 확대해나갈 계획인가.

A. 과총은 국내 13개 지역연합회와 19개 재외과협의 국제망을 가진 과학기술의 ‘매머드 네트워크 서비스 기관’입니다. 국내외를 망라하는 중요한 국가적 자산인 이러한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해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과학기술 연구와 협력이 가장 하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제가 우주 탐사 관련 프로젝트를 NASA와 진행하면서 세계 과학기술계의 이른바 ‘이너서클’에 들어갈 때와 못 들어갈 때의 차이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미·중 패권경쟁이 곧 기술패권주의로 상징되는 과학기술의 시대입니다. 저는 과학기술협력외교를 통해 세계 속 한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과학기술은 경제성장의 엔진인 동시에 글로벌 공공재라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도약한 만큼 우리나라도 이제 개발도상국 지원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글로벌 이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저는 과총이 과학기술협력외교의 선봉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활동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강력한 국제망을 가지고 있는 과총이 민간 간사 역할을 맡으면 우리나라 과학외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Q.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중 약속한 ‘세계한인과학기술자대회’가 올해 7월 개최될 예정이라고 들었다.

A. 작년 9월 21일, 미국에서 재미한인과학기술인협회 및 재미 한인 과학자들을 만난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 각지의한인 과학자를 국내로 초청하는 ‘세계한인과학기술자대회’를 개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과총에서 이를 맡아 7월 초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회가 한인 과학기술인간 연구성과를 교류하는 융합과 협력의 장이자, 해외 우수 과학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서 저는 올해가 ‘강남 테크노밸리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강남역에서 삼성역으로 이어진 140여개의 골목에는 5,000여 개 벤처와 과학기술 관련 기관들이 모여 있습니다. 과총이 위치한테헤란로를 과학기술 밸리로 만들어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국민과도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합니다.

 

Q. 과총 600여 개 회원단체 중 400여 개가 과학기술 관련 학회인데, 이들을 위한 계획은.

A. 학회는 과총을 지키는 대들보이자 과학기술계의 주역입니다. 400여 개 회원 학회가 제각각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입니다. 지난해 과총의 숙원사업이었던 한국과학기술회관 2관이 완공되면서, 입주 학회들이 한결 스마트해진 공간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한국과학기술회관은 ‘강남 사이언스플라자(Gangnam S&T Plaza)’로의 출범을 선언하며 과학기술인과 국민이 공유하는 멋진아고라로 성장해나갈 예정입니다. 과총은 회원 학회들이 사이언스플라자를 통해 과학기술인, 정부, 국민과 모두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학회 지원 예산 배분의 방향을 보다 합리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학회와 풀뿌리 여론 수렴 채널을 강화해 회원단체를 대변하는 진정한 이해 집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21대 회장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시니어 과학자 구인구직 매칭 시스템 강화

여성 및 신진 과학자 과총 내 참여 확대

Q. 과학기술인들을 위한 구상도 있다면 몇 가지 알려달라.

A.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모든 연령층의 과학기술인들이 적극 이용하는 과총이 될 수 있게 과총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려 합니다. 가장 먼저 은퇴로 현장을 떠난 시니어 과학자들을 위한 창구가 되겠습니다. 많은 시니어 과학자가 활동하고 싶은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제도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 하나도 맡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과총은 시니어 과학자의 구인구직 매칭 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협력외교의 일환으로 시니어 과학자들이 개발도상국의 교육·연구·정책 봉사 등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 및 신진 과학자의 과총 내 참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청년과학자, 박사 후 연구원 등 주니어를 위한 커뮤니티 조직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Q. 이력을 보니 과학자지만 극단, 합창단 등 문화예술계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오셨다. 이런 경험을 과학문화 확산으로 풀어볼 계획이 있나.

A. 과학기술이 과학기술계 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까지 적극적으로 닿으려면 ‘신이 나고 재미있는 과학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사이언스플라자를 국민이 공유하는 멋진 아고라로 탈바꿈시키고자 합니다. 새로 생긴 많은 회의공간과 넓은 갤러리를 과학과 문화, 예술이 융합하는 국가대표급 과학문화광장으로 키울 것입니다. 대전 사이언스페스티벌이 25년 넘게 대전 시민에게 과학문화의 즐거움을 전해준 것처럼, 이제 서울도 ‘강남과학기술축제’를 통해 1,000만 시민에게 과학문화를 적극적으로 확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완공된 한국과학기술회관 2관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입주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의 장이 열렸습니다. 가수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에 K팝과 강남을 각인시킨것처럼, 이제 과총이 과학기술의 강남 스타일인 K테크를 창조할 시점입니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21대 회장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 이 글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발간하는 ‘과학과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홍보팀
저작권자 2023-05-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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