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운동과 음식 조절, 금연 등 평소의 생활습관을 바르게 유지하면 노인성 황반변성과 같은 질환의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안연구소가 후원한 여성들에 대한 관찰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으로 노인성 황반변성(AMD) 소인을 가진 사람들이 과도한 흡연을 한 경력이 있고,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거나 과일과 채소를 잘 챙겨 먹지 않은 경우 노인성 황반변성에 걸릴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성 황반변성이란 빛이 들어와 모아지는 망막의 황반에 나이가 들면서 노폐물이 쌓이거나 이부위 상피의 위축 혹은 나쁜 혈관이 자라나는 등의 변화가 생겨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병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50세 이상 성인이 시력을 잃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66세에서 74세까지의 인구 중 10%, 75세에서 85세 사이에서 약 30%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10명 중 4명은 두 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50세 이상 1,663명 중 337명이 증상 가져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AMD를 예방한다는 이전의 연구에 이어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와 생활습관 인자가 시너지를 일으켜 AMD를 촉발한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안과학(Ophthalmology)’ 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위스콘신-매디슨대 줄리 마레스(Julie A Mares)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AMD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AMD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위스콘신-매디슨대 안과학 및 시과학연구소 마레스 박사와 바바라 블로디(Barbara A. Blodi) 전문의가 아이오와 대학, 아이오와 시, 오레곤 보건대학 연구팀과 협동연구로 함께 진행했다.
연구팀은 ‘노화에 따른 눈 질환에서 카로티노이드의 영향(CAREDS)’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50~79세 사이 여성 1,663명의 AMD 위험도를 조사했다. CAREDS는 미국에서 1991년부터 16만명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행동과 결과를 추적, 연구하는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의 보조 연구다
연구를 위해 논문의 제1저자인 크리스틴 메이어스(Kristin J. Meyers) 박사팀은 대상 여성들의 식단과 운동 패턴을 조사해 ‘가장 낮음’, ‘중간’, ‘고위험’ 세 그룹으로 나눴다. 흡연 경력이 있는지도 조사해 얼마나 오랫동안 하루에 몇 갑이나 피웠는지도 평가항목에 넣었다. 이와 함께 AMD와 관련된 유전적 위험요소 여부도 측정했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AMD와 관련한 대립 유전자를 한 개나 두 개 혹은 아예 가지고 있지 않은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 AMD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진 보체인자 H(CFH)의 대립 유전자를 가장 면밀하게 조사했다.
“충분한 비타민D 섭취도 예방에 도움”
연구 결과 1,663명 중 모두 337명의 여성이 AMD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 가운데 91%는 초기단계로 파악됐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여성들 가운데 △두 개의 고위험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 △연간 7갑 이상의 담배를 여러 해 동안 피워온 사람 △식단과 운동이 부적절해서 매우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유전적 위험요소가 없는 사람과 △건강식을 하고 일주일에 적어도 10시간 이상 집안 일이나 산보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적어도 8시간 이상의 빠른 걷기와 같은 중간 정도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AMD에 걸릴 위험이 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5-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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