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도형 R&SD, 생활문제 해결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

내년도 우리나라는 국가 R&D투자 20조 원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OECD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금액 비중 세계 1위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투자 비중에 비해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시민주도형 R&SD(Research and Solution Development)가 그 대안으로 제기됐다.

지난 7일, 2017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이 ‘생활밀착형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주도형 R&SD의 국내 현황’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이 '시민주도형 R&SD 현황과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하고 있다.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이 ‘시민주도형 R&SD 현황과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공공주도 R&D에서 시민주도 R&SD로 변화 꾀해야

이날 주제발표한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은 기존 연구개발의 한계를 지적했다. “기존의 공공주도형 R&D는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지만, 기술공급자들은 기술의 활용과 확산, 사업화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부처별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도 단편적인 기술과 시제품 수준의 결과밖에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시민주도형 R&SD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 대해 성 연구위원은 시민사회의 능력 향상을 제기했다. 즉 디지털화로 인해 시민사회가 정보나 지식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해졌으며 그 활용능력도 향상됐다는 얘기다. 그 예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메이커 운동의 활성화와 사용자가 참여한 개방형 실험공간인 리빙랩을 들었다.

특히 리빙랩의 경우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이 그것을 도입해 성과를 냄으로써 적용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성 연구위원은 “서울 북촌한옥마을 리빙랩과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시니어리빙랩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주도해 IOT 등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의 문제를 시민 스스로 해결한 사례도 있는데, 대전 시민사회의 ‘건너유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대전의 갑천이 홍수 때 자주 범람을 하는데 그것을 모르고 건너가다 실족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리빙랩의 제안으로 갑천을 건너기 전에 범람 여부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민들의 참여로 개발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다.

따라서 성 연구위원은 “이제 과학기술혁신의 패러다임이 공급자 주도형에서 사용자 주도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면 공급자 주도형 연구개발은 논문이나 특허, 기술료 매출에 관심을 쏟지만 사용자 주도형은 오직 사회문제 해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의 성과가 훨씬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용자 참여형 혁신 모델이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며 성 연구위원은 “유럽에서는 사용자를 혁신주체로 인식하여 새로운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비유럽 국가에서는 지역개발과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와 주거, 교통, 교육, 건강 등 지역사회와 밀접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에서는 R&SD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졌다.

‘제1차 생활밀착형 시민주도형 연구개발포럼’에서는 R&SD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졌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과학기술, 생활 속 문제 해결 역할 필요성 제기

“우리나라도 최근에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과 문제를 둘러싼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과학기술 역할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민생활연구’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국민생활연구 추진체계 마련과 시범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런 시민주도형 R&SD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바로 성대골 에너지 전환 리빙랩이다. 서울시 동작구 성대골은 주민과 기업가, 공무원, NGO, 과학자가 함께 참여한 ‘미니태양광 리빙랩’을 통해 에너지 전환의 장애와 추동 요인을 찾아내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대안을 모색하여 에너지자립마을이 됐다.

이처럼 연구개발, 에너지, 헬스케어 등에서 적용된 시민주도형 R&SD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R&SD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성 연구위원은 “개인의 민원 차원이 아니라 공공적 관점에서 기술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용자, 관련 이슈를 이해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시민들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학창의재단 박태현 이사장은 “그동안 과학이 개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과학문화사업에 주력해 왔는데, 그 일환으로 정부와 함께 국민생활연구, 시민주도형 R&SD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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