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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영 객원기자
2018-08-16

과학기술문화 확산 핵심은 '시민' 공급자와 수요자가 협력 발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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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시민의 관계를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난 10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08호에서 개최된  ‘시민참여형 과학기술 문화 확산 포럼’이 그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장대익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단장, 이은경 전북대 교수, 한정호 YTN사이언스 TV 편성기획팀장,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단장, 노성여 동명대 교수 등이 참석해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시민참여형 과학기술 문화확산 포럼'이 지난 10일(금) 일산 킨텍스 제1 전시장에서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시민참여형 과학기술 문화확산 포럼'이 지난 10일(금) 일산 킨텍스 제1 전시장에서 열렸다. ⓒ 송찬영 / ScienceTimes

과학기술,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와 협력하는 형태 이행 추세

먼저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단장이 ‘시민참여 확대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인 역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시민이 과학기술문화 확산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를 사회 변화에서 찾았다. 과학기술분야를 포함한 ‘공급자 중심의 절대적 전문가 영역’이  ‘공급자와 수요자가 협력하는 협업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시민이 ‘환경과 사회문제의 주변인’에서 ‘당사자이자 주도자’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문 단장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정부와 과학기술자, 시민들이 함께 해결에 나서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이다.

문 단장은 대전광역시의 지역사회보장사업을 과학기술인과 시민이 협력한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문 단장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는 그 설계부터 해법도출까지 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한다.

과학기술인 등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정보 수집과 분석, 문제해결 수단 제공, 데이터베이스화, 단순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건강, 고용, 주거, 환경, 노약자 돌봄, 문화여가, 보호안전, 교육을 실현시키는 이른바 ‘복지기술’이다.

문 단장은 마지막으로 “과학기술인이 시민들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과학기술인의 코디네이터 역할 중요”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이은경 전북대 교수는 ‘시민과학과 참여형 과학문화’ 주제발표를 통해 시민과학을 통한 과학기술문화 확산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시민과학은 전문과학자와 관료들이 주도해온 과학기술 지식의 생산, 수용, 의사결정과정에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시민과 과학의 관계는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과학이 시민의 관심과 필요에 대응해야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스스로 믿을 만한 과학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전자와 관련, 이 교수는 “적어도 공공영역에서 어떤 과학기술을 개발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에 납세자들인 시민의 요구와 의지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생명복제연구, 유전자 조작식품,  신고리 5,6호기 건설지속여부 등 과학이슈에 대한 공론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민과학 논의를 시민참여형 과학문화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이 교수가 제시하는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까지 개발된 여러 형태의 참여형 기술영향평가를 지역이나 특정분야의 생활밀착형 문제와 관련된 과학기술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생활실험실’(Living Lab) 방법이다. 시민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생활 현장에서 시민들이 문제를 찾아내고 전문과학자들과 협력해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해당 모델로 대전의 ‘건너유 프로젝트’를 들었다. 잦은 범람으로 안전사고가 빈번한 ‘갑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 개발자, 기업, 공무원이 협력해 센서를 설치해 갑천 범람여부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다.

이처럼 시민과학 방식을 참여형 과학문화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코디네이터’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결론이다.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서 언론 역할 막중”

세 번째 주제발표자로는 한정호 YTN 사이언스TV 편성기획팀장이 나섰다. 주제는 ‘참여형 과학문화확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

한 부국장은 “과거 광우병 파동에서 최근의 라돈침대 사건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언론이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했는지 자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선정주의를 들었다. 종편 등의 등장으로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선정적 보도 유혹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 부국장은 또 언론을 악용하려는 기업과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기사로 내보내는 기자들의 자질도 문제로 언급했다.

그는 최근 1인 미디어 창궐도 이러한 폐해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검증되지 않는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언론이 이를 제대로 비판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전문성을 함양해야한다” 며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서 언론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관심도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아”

이어 과학문화 확산 최전선에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최연구 과학문화협력단장이 ‘한국의 과학문화와 시민참여형 과학문화’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최 단장은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해 20여 년간 일반인들에게 과학강연을 해 왔고, 각종 언론매체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교육부는 가르친다. 극작가 장라신을 알게 하는 것은 대학의 몫이다. 문화부의 역할은 라신의 작품을 사랑하게 하는데 있다”고 한 프랑스 초대 문화부장관인 앙드레 말로를 인용, 과학에서 문화의 역할을 설명했다.

최 단장은 대중의 과학이해를 증진시켜야하는 이유로 과학기술인력의 효과적인 확보, 과학기술에 대한 지지 강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원활한 의사결정, 일상생활에서의 과학적 소양 활용, 과학기술의 부작용에 적절히 대처, 과학기술을 문화로 향유하는 것 등 6가지를 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과학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난 2016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실시한 과학기술 이해도 조사에 따르면 과학기술 관심도는 지난 10년간 계속 하락중이다.

지난 2010년 49.9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2년 49점, 2014년 46.3점, 2016년에는 37.6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선진국인 유럽연합은 55점, 미국은 64.6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 평가지수에서도 연구개발투자 세계2위, 활동 3위, 산학연 협력이 5위인 반면 과학문화는 22위 지원제도는 32위를 차지했다.

최 단장은 이어 과학기술 발전의 3요소로 과학교육(학교, 과학관 등), 연구개발(대학과 연구소), 과학문화(시민사회)를 들며 시민사회의 과학참여 전략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과학은 공공재로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기치를 가지는 것.

둘째, 시민들이 합의 회의나 공론화 위원회, 사이언스숍, 리빙랩을 통해 과학에 참여하는 것.

셋째, 시민참여 과학문화 확산정책을 추진해 시민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한편 태도를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날 토론은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단장 등 5명의 주제발표와 임경순 포스텍 교수 등 5명의 토론자가 참여해 '시민참여 과학기술믄화 확산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은 문승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단장 등 5명의 주제발표와 임경순 포스텍 교수 등 5명의 토론자가 참여해  '시민참여 과학기술문화 확산'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 ScienceTimes

미세먼지 해결 키트 개발에도 활용 … 창업 아이템으로도 

마지막으로 노성여 동명대 교수가 참여형 과학문화 활동사례를 중심으로 주제발표에 나섰다.

노 교수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부산 시민과학단의 미세먼지측정 아두이노키트를 설명했다. 이 사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원하는 우리 동네 과학클럽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우리 동네 과학클럽은 일상속 사회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시민참여 활동지원 사업이다.

부산시민과학단의 경우 사업 운영주체는 동명대 지역사회협업센터이며, 활동주체는 시민과학단, 협력주체는 지자체와 지역사회다.

노 교수에 따르면 문제 인식은 시민들이 미세먼지로 밖에도 못나가는 현실에서 시작했다.

이후 ‘집안 공기는 괜찮을까?’, ‘미세먼지 앱에서 표시된 미세먼지상황과 내가 있는 곳의 상황은 왜 다를까?’라는 문제까지 인식 범위가 넓어졌다.

이런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부산시민과학단이 조사해 본 결과는 놀라웠다.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해 정확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광범위한 영역의 미세먼지 측정으로 동네 주민 거주 영역의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시민 참여형 토론 포럼(우리 동네 문제발굴 포럼)과 창의적 문제 해결 워크숍, 킥오프 미팅, 사전 시민인터뷰 등을 통해 정리됐으며, 해결방안으로 실외 미세먼지 측정을 위한 아두이노 키트를 개발하는데 이르렀다.

키트 개발에는 전문 과학기술자들이 적극 참여해 기획, 디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도움을 줬다. 시민과학단 중심으로 전문가멘토교육(코딩교육과 회로교육 등)도 진행했다.

노 교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기질 관리가 필요한 특정 지역별 감소 대책의 필요성을 부산시에 제안할 예정”이라며 “제작된 시제품의 경우 향후 ‘대기질알리미’ 창업 아이템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종합토론에는 임경순 포스텍 교수, 공필재 광도초 교사, 이은주 안산 대덕전자 청소년과학관 대리, 김은영 포항테크노파크 연구원, 장병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기반 과장이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주제발표에 대한 코멘트와 함께 현재 과학문화확산 정책 담당자들에 대한 쓴 소리도 제기됐다.

임경순 포스텍교수는 발제자들이 시민참여형 과학문화와 기술은 혼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과학기술정통부나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과학문화 확산 정책이 추진 과정에서 정작 시민참여형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과학문화 확산정책 시행부터 시민참여형 돼야" 조언도

임 교수는 이어 “참여하지 않는 시민도 있다”며 어떻게 하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지, 특히 정책 담당자들은 어떻게 ‘시민 맞춤형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필자 교사는 시민과학에서의 주제 설정에 대해 의견을 표시했다. 공 교사는 “범국민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특색에 맞는 주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 교사는 이어  “활동을 하다 보면 협력하고자 하는 연구기관들이 실제 얻는 이득이 없어서인지 문턱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 교사는 과학기술발전 3요소에 대해서는 최연구 단장 의견에 동의한다며, 과학도 생활과학교육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장기 프로젝트 방향으로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 대덕전자 청소년과학관 이은주 대리는 이번 포럼에 대해 “시민참여형 과학문화란 말은 좋은데, 실제 어떻게 시민이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언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리는 자신이 속한 청소년 과학관이 위치한 안산에서는 매년 10월 이 지역 중소기업들이 참가하는 축제를 한다며, “축제를 통해 이 기업에서는 이런 기술을 가지고 이런 제품을 만든다고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리는 이어 “대체적으로 과학문화는 학교에서 전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도서관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다른 곳(사설 과학관 등)에서도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포항테크노파크 연구원은  “녹조류 등 해양환경 문제를 주제로 지난해 과학기술문화 과제를 수행했고, 현재는 컨소시엄형태로 과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처음 과제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2, 3번째 과제로 이어갈 수 있는 지원 사업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행정적인 부분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장병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기반과장은  “과학기술 R&D 투자는 세계 2위이지만, 과학기술이 국민에게 와 닿지 않는 것은 현실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국민들이 괴리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성의 시간을 가지겠다. 사업방식부터 고치겠다. 사업 수행기관과 수혜자. 3자가 소통 하는 것부터 근본적으로 고민하겠다. 과학기술을 전시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게 고민하겠다. 이를 위해 현장을 자주 찾아가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장 과장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정부출연연구원과 과학관에 1조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다면, 지금부터는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찬영 객원기자
3sanun@daum.net
저작권자 2018-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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