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는 ‘2023 페임랩 코리아’에서 수상한 3인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두 번째 순서는 2023 페임랩 코리아 우수상 수상자 김동주 씨다.

“과·알·못도 듣고 싶은 당신만의 과학 이야기”, 2023 페임랩 코리아 본선이 지난달 25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국립부산과학관이 공동 주관하는 올해 대회는 9월 15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 달간 참가자를 모집해 예선을 거친 1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자 모두 각자의 전문지식과 기량을 발휘해 '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운 과학 이야기를 전달했다.

페임랩은 자신의 연구 분야나 최신 과학기술을 주제로 정해진 3분 동안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대회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이제 명실공히 대표적인 과학 대중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Q.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김동주(이하 ‘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김동주입니다. 현재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에 3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이며 내년에 복학 예정입니다.

Q. ‘페임랩 코리아’ 대회에 참가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 저는 ‘페임랩 꿈나무’였습니다.(웃음) 제가 재학했던 고등학교에는 교내 페임랩 대회가 열렸었는데, 1, 2학년 때 모두 참가해 두 번 다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페임랩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성인이 되면 페임랩 코리아에 참가하겠다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사실 대학 진학한 후에 페임랩을 준비할 만큼의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3학년을 마치고 1년 휴학기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페임랩 대회를 기다렸고, 공고가 나오자마자 바로 준비하여 지원했습니다.

Q. ‘페임랩 코리아’에서 발표한 내용과 주제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김: 저는 ‘로봇도 MBTI-F형 로봇이 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감성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감정인식 로봇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이 주제는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저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착안했습니다.

저는 ‘심심이’라는 챗봇과 ‘도라에몽’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두 종류 모두 사람과 대화하고,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컴퓨터 시스템인데요. 저는 이런 로봇이나 컴퓨터가 실제로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물론 제가 어렸던 때에는 불가능한 기술로 여겼지만, 이제는 ‘감성 컴퓨팅’을 이용하면 가능한 영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주제가 좀 더 구체화된 것은 학교 전공수업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 HCI)’을 배운 이후입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더 쉽고 편리하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HCI 분야와 감성컴퓨팅 기술이 만나면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이 크게 향상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제 막연했던 바람과 이것을 현실로 이루어줄 기술, 이 둘을 활용해 페임랩의 주제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Q. 발표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또, 그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김: 저는 아직 학부과정에 있는 대학생입니다. 고등학생 때 페임랩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으로 자신감을 갖고 지원해 예선전에 참가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다른 참가자들이 거의 석·박사이시거나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라서 위축되더라고요. 그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지식이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발표 주제와 관련된 논문과 자료들을 정말 많이 찾아보며 준비했습니다. 현재 휴학 중이어서 머쓱했지만 교수님들께 대본 검수를 부탁드리기도 했습니다.

Q. 대회 준비 과정 또는 발표 중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김: 대회 준비를 하다 보면 항상 시간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시간 분배의 지혜도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저는 소품으로 CHAT GPT 프로필 팻말을 사용했는데,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직접 손글씨로 쓴 팻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멀리 앉은 관객도 잘 볼 수 있도록 크게 프린트했어야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또, 발표 중에 마이크가 계속 입에 닿아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런 작은 변수, 상황들은 예상하지 못해서 당황했는데요. 좀 더 프로다운 모습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대회 준비 과정과 발표 중 가장 신경 써서 준비한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김: 감성 컴퓨팅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고 감정인식 로봇이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준비했습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소명이 대중에게 과학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인만큼, 최대한 쉬운 말로 설명해 누구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대본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내용 전달에 도움이 될 적절한 제스처를 연습했습니다. 특히 발표 내용 중에 사랑의 감정과 우울증을 설명할 때 연습한 수어를 사용했어요. 수어는 무척 미숙한 실력이지만, 제가 설명하는 과학 이야기를 듣는 청중이 누구도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내년 ‘페임랩 코리아’에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김: 경연은 임팩트가 큰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3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누군가의 관심을 돌릴 수 있기도 하니까요. 사실 저는 힙합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요. ‘쇼미더머니’라는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을 보고 관심이 생겨 지금도 힙합 장르를 즐겨 듣고 있거든요.

과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페임랩 코리아는 과학 버전의 서바이벌 게임이니까요. 단 3분이라는 시간에도 사람들에게 과학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도 할 수 있습니다. 페임랩 코리아를 통해 과학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도록 도전해주세요.

Q.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위촉되었는데, 앞으로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계획과 포부를 말해주세요.

김: 일상대화에서도 유독 이야기가 쏙쏙 잘 들리고 이해가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죠? 저는 그런 사람이 참 부러웠습니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하는 사람, 특정 정보를 굳이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아도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요.

같은 내용이라도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앞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과학지식을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지 계속 고민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진심을 담아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고요.

이제 내년에 복학을 합니다. 제 전공 분야에서 대중과 나눌 수 있는 지식, 정보들을 발굴하고 더 깊이 알기 위해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