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곳에 찾아온 낯선 이’ ‘숲을 불태워버린 방화범의 정체’ ‘잠자고 있던 바이러스를 세상 밖으로 꺼내 온 정체’ ‘갑자기 친구들이 사라져 버린 이유’ 위 사건들의 범인은 모두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기후 위기’다.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4월 말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 탐정들이 모여들었다. 과학 탐정들은 산화환원 반응, 전자기유도 등 과학 실험을 이어간 끝에 범인을 찾아냈다. 기후 위기를 테마로 특별 기획된 신개념 ‘과학 방탈출’의 내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연구재단, 대전관광공사, 과학문화민간협의회과 주관한 ‘2024 대한민국 과학축제(이하 과학축제)’가 25일부터 4일간 대전 엑스포시민광장과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 과학축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연구실’을 주제로 시민들이 마치 과학자가 된 것처럼 다양한 과학기술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꾸려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는 49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제5회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과 통합 개최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서 만난 올해 과학축제는 그간 별도의 행사로 운영해 온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이하 과학기술대전)’과 통합 개최하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진 모습이었다. 대규모 ‘과학 잔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과학축제는 체험 중심, 과학기술대전은 국가전략기술 전시 중심이라는 차이점이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의 달’ 분위기를 붐업하고, 세계적인 과학축제로의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올해는 두 행사를 통합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장 내 대형텐트에 마련된 과학기술대전 행사장에서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36개의 전시 부스가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다.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정부 출연연구소가 따로 또 함께 전시를 마련해 최전선의 과학기술 연구를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인생 세컷’ 사진 촬영, 룰렛, 연구소 마스코트와의 사진 촬영 등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부스마다 길게 줄을 섰다.
We are all Scientists!
과학축제 현장은 때 이른 4월의 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활기찼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은 기후 위기를 주제로 특별 기획한 ‘과학방탈출’과 달의 중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우주산책: 달에서 산책하기’였다. 관람객들은 과학 실험을 통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고, 저중력 체험 장치에 매달려 우주 공간에서의 중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관람객이 자신만의 누리호를 색칠한 뒤, 증강현실(AR)을 통해 우주 공간으로 발사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KAIST가 준비한 ‘나의 퍼스널 컬러 찾기’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연구진이 개발한 피부색 자동 측정 기술을 체험해보고, 개인의 피부에 최적화된 화장품을 추천받는 프로그램이었다. 한편, 이번 과학축제에는 체험 및 전시 행사 외에도 세계자연기금(WWF)과 연계한 모형 판다 플래시몹 특별전, 사이언스 갤러스, 북토크, 과학뮤직토크 등 과학과 대중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대전 도심 곳곳에서 과학 어울림마당, 생성형 AI 콘텐츠 체험, 대덕특구 연구소 열린 과학투어 등 과학축제와 연계한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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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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