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혁명을 주도할 연료전지 개발이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가장 치열한 개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석유 등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분야. 즉 발전용, 가정용, 상업용, 수송용 연료전지를 말한다. 최근 석유가가 끝없이 치솟으면서 각국이 직접 나서 R&D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
한편 휴대용 연료전지 분야는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1차, 2차(충전용) 전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다. 국가 간에, 또는 기업 간에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상용화 작업이 신속히 전개되고 있다.
최근 개미산을 원료로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용 연료전지를 개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 한종희 박사(40, 화학공학)는 “휴대용 연료전지의 상용화는 이미 예정돼 있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가장 궁금한 것은 휴대용 연료전지의 상용화 시점.
이에 대해 한 박사는 “휴대용 연료전지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 R&D 주체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시설투자 등의 문제와 결부돼 있는 민감한 문제”라고 설명하면서 “명확히 그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수년 내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기술수준과 관련, 한 박사는 “세계 연료전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뒤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으며, 특히 메탄올을 이용하는 휴대용 연료전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다”며 “휴대용 연료전지의 R&D와 생산시설 투자에 있어 적절한 기업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동고, 연세대 화공과를 졸업한 한 박사는 서울대에서 석사, 미국 신시네티 대학에서 박사학위(화학공학)를 취득했다. 2000년까지 Worcester Polytechnic Institute 화학공학과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귀국, 2000년 4월부터 지금까지 KIST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한 박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 한 박사께서 개발한 개미산 연료전지(휴대용)의 강점은.
“이번에 개발한 휴대용 연료전지는 300cc 크기로 한번 충전하면 10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노트북 등에 사용하고 있는 2차전지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개미산이 식용이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개미산 연료전지가 기존 충전용 2차전지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충전시간과 성능 면에서 매우 우월하다. 크기와 안전성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곧 휴대용 연료전지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
▲ 세계적으로 개미산 연료전지 개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가.
“미국이 기술적인 면에서 가장 앞섰다. 미국 정부는 대학과 연계해 개미산 연료전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노트북용 연료전지를 개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격차가 크다고 보지 않는다. 앞으로 어느 정도 상용화가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 메탄올 연료전지(휴대용) 개발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가.
“가장 활발하게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한국 기업들이 가장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상용화 단계에 대해서는 각국 기업들 간에 철저한 보안이 이루어지고 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 휴대용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한 향후 과제는.
“내구성 문제다. 충격 등 외부의 악조건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강한 내구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현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경제성 문제도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초기 생산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지를 더욱 경량화하는 문제도 연구 과제이지만 어느 때고 이러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휴대용 연료전지의 상용화시기를 대략 언제쯤으로 보는가.
“휴대용 연료전지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 R&D 주체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시설투자 등의 문제와 결부돼 있는 민감한 문제다. 계획상으로는 오는 2008년으로 돼 있다. 그러나 상용화 시기까지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전지를 대량 생산해야 하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휴대용 연료전지의 R&D와 생산시설 투자에 있어 적절한 기업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전체 연료시장 전망은.
“최근 석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석유 가격이 올라가는 것만큼 연료전지 개발도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에너지 시장의 상당 부분이 연료전지로 대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연료전지 개발을 위한 정책적 과제는.
“연료전지 개발에 있어 한국이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이 확보돼야 한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이강봉 편집위원
- 저작권자 2006-05-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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