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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 과학이 지역을 돕는 방법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축제] 2025년 제1회 과학창의 정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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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원 속 사과나무 한 그루, 식당에 걸린 작은 표지판 하나.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들이 각 지역을 차별화하는 과학 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지역 소멸이란 사회 문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자원을 더 활용하고, 문화로서 전개하는 과학 문화 사업 시행이 필요합니다.”

▲ 영국 트르니티대의 사과나무. 뉴턴 집에 있던 사과나무에서 가지를 가져와 접목한 뉴턴 사과나무의 후속이다. 트르니티대는 학생들이 뉴턴과 같은 과학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나무를 교정에 심었다. ⒸWikimedia

▲ 영국 트르니티대의 사과나무. 뉴턴 집에 있던 사과나무에서 가지를 가져와 접목한 뉴턴 사과나무의 후속이다. 트르니티대는 학생들이 뉴턴과 같은 과학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나무를 교정에 심었다. ⒸWikimedia

18일 대전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5년 제1회 과학창의정책포럼’에 참가한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지역기반 과학기술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축제’ 개최에 맞춰 지역 맞춤형 과학 문화 전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과학창의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권 관장은 “DNA 구조를 규명해 195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은 ‘이글(Eagle)’이란 식당에서 매일 같이 점심을 먹으며 의견을 나눴는데, 이 식당에는 두 사람이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혔다는 것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며 “또, 영국 트리니티대는 아이작 뉴턴의 집의 사과나무에서 가지를 가져와 접목한 사과나무 한 그루를 교내에 두고 ‘뉴턴의 사과나무’라고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과학사에 남을 유명한 사건을 접목하는 시도가 그 지역에 특화된 과학 문화를 만들고, 결국 이를 본 지역의 아이들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를 바라는 꿈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2025 제1회 과학창의정책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기반 과학기술문화 확산의 필요성과 추진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2025 제1회 과학창의정책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기반 과학기술문화 확산의 필요성과 추진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위기에 놓인 비수도권

이날 행사의 핵심 화두는 비수도권 지역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 문화가 지역 위기 해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있었다. 포럼은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이종률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본부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지방 소멸 문제는 개별 지역 단위를 넘어 국가 차원의 난제로 악화되고 있다”며 “지방 소멸 이슈는 지역 산업, 경제, 무역, 고용 등 복합적 원인이 연계된 만큼 우선순위 발굴과 해결이 난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 소멸은 저출산·고령화 등 자연적 인구 감소와 인력 유출 등 사회적 인구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출산율의 경우 서울·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높다. 지방 소멸의 핵심 원인이 사회적 인구 감소에 있다는 의미다. 사회적 인구 감소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이 본부장은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2019년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2022년과 비교해 2052년 생산연령인구 감소율은 울산 49.9%, 경남 47.8%, 부산 47.1%로 비수도권 지역이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역 맞춤형 과학문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2025 제1회 과학창의정책포럼’을 18일 개최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역 맞춤형 과학문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2025 제1회 과학창의정책포럼’을 18일 개최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어 이 본부장은 지방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조작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연령을 높이고, 청소년의 경제 참여율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나라 14~24세의 경제 참여율은 29%로 고소득 국가 평균인 45%에 크게 못 미친다. 도, 해외 고학력·고기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우수 인재 비자’ 신설 등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미국 노벨상 수상자의 3분의 1이 이민자에게서 나왔다”며 “내국인 인구 유출 방지에만 초점을 둔 정책을 수립할 것이 아니라 내외국인 및 유동 인구를 유인·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기반 과학기술문화의 필요성

지역 소멸 문제와 함께 지역별 과학문화 편차가 지속되며 정부는 ‘제3차 과학기술문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이 계획에 과학문화 지역 거점을 지원하는 사업을 담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사업을 총괄하고 지방자체단체와 기관 등이 투자 협력하여 광역 단위의 지역 과학문화 거점센터를 운영하는 형태다. 2020년 4개 거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12개까지 거점이 증가했다. 최종적으로는 17개 시도 전체로 거점센터를 확장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 이날 열린 패널토론에는 (왼쪽부터) 이종률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본부장,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 한기순 인천과학문화거점센터장, 강춘진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장, 이근영 ㈜사이콘 대표가 참여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이날 열린 패널토론에는 (왼쪽부터) 이종률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본부장,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 한기순 인천과학문화거점센터장, 강춘진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장, 이근영 ㈜사이콘 대표가 참여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과학문화 지역 거점 사업이 지방 소멸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권석민 관장은 “지역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목표에서 거점센터는 ‘단독 주연’이 아닌 타 주체와 협업하는 ‘공동 주연’ 내지는 ‘조연’으로 역할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확하고 차별화된 지역 과학문화 브랜딩을 이어간다면 격차를 좁히는 것을 넘어 지역의 주체성을 제고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률 본부장은 “그간 과학기술은 경제 발전의 도구·수단으로 여겨져 왔는데, 과학문화가 이를 넘어 향유하고 공유하는 가치로 거듭나려면 과학기술 자체가 가진 중요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의학 드라마, 바둑 드라마가 흥행하며 해당 분야가 인기를 끌 듯, 과학계도 흥행 콘텐츠나 스타 과학자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5-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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