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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런던 = 김지원 통신원
2005-02-13

ICT로 전면적 교육혁신 시도하는 영국 정보통신기술과 영국 교육의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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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교육은 제2의 혁명적 변화를 꿈꾸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잠재력을 어떻게 학교교육에 적용해 교육혁신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실험 중이다. 지난 1월 중순에 열린 교육전람회(BETT)에서는 교육기술부 장관 루스 켈리가 개막 연설을 통해 ICT 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부의 구체적 정책전술과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 핵심은 ICT는 미래가 아닌 현재 교육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돼야 하며, 아이들의 구체적인 교실 수업에서 최적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ICT는 열린 교육의 매개이며, 이를 통해 어떻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모든 이에게 개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ICT환경은 교실의 필수품


그간 영국에서 컴퓨터 통신의 보급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1998년까지만 해도 평균 초등학교 각 교실 당 한대 꼴로 컴퓨터가 있었을 뿐이고 그나마 광역통신망 접속은 멀기만 한 꿈이었다. 하지만 불과 5년 정도 지난 지금은 초등학교 교실 수업에서 서너명씩 그룹별로 컴퓨터를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게 됐고, 초등학교의 72%, 중학교의 99%가 광역통신망 접속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 ICT활용의 긍정적 영향이 늘어나고 있으며, 점점더 학교의 다른 영역에까지 ICT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정보통신기술은 책상이나 걸상처럼 교실에서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영국에서는 교사들이 가르치고 학생이 배우는 교육현장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더 나은 방법으로 적용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한 학교의 중학교 졸업시험 GCSEs 성적 결과에서 1998년 평균 성적이 28%에서 57%로 두배 이상 향상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이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교실 밖에서도 더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개인에게는 맞춤식 학습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등 많은 장점이 발견되고 있다.


어떻게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모든 학교 학생들에게 평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가. 영국 정부는 벡타(Becta, British Educational Communications and Technology Agency, www.becta.org.uk)라는 협력업체에 의뢰, 모델을 만들어 각 학교가 현재 얼마나 정보통신기술을 효율적으로 수업에 반영하고 있는지 평가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미 성공적으로 수업에서 학교 행정관리에 이르기까지 ICT를 잘 적용하고 있는 사례와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학교에서 적극 반영하고 도입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내년에는 성공한 학교에 대한 수상도 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한 커리큘럼 온라인 서비스(Curriculum Online Service, www.curriculumonline.gov.uk)를 제공해 교사의 수업진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중고등학교 과정까지 전 과목 교과과정에 대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가 있어 학교마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교육자료 구입 위한 ‘전자학습기금’


정부의 야심찬 전자교육 투자도 있다. 2002/3년도부터 2005/6년까지 3년간 총 3억3천만 파운드(약 6천6백억원)를 각급 학교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자학습기금(e-Learning Credits)’이라 불리는 이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지방교육청을 통해 개별학교에게 지원된다. 이미 모든 학교가 학생당 1천파운드를 받았고, 10파운드 정도가 추가된다. 단 이 기금은 교과 과목의 수업자료로 만들어진 교육용 멀티미디어 자료 구입에 써야 하며 컴퓨터나 프로젝터 같은 하드웨어 장비 구입에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교육부는 2003년 중학교 각 과목의 수업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 CD도 발행했다. 올해는 중등학교용 CD를 발행해서 교사들에게 수업에서 ICT를 언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명쾌하게 제시한다. 교사들의 기술과 경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자료도 만든다. 각 과목의 수업계획과 비디오, 애니메이션 같은 온라인 디지털 자료를 포함한 초중등 과목의 맞춤식 교과과정이다. 오는 2월초 선보일 ‘교사 TV’는 스카이, 엔티엘, 홈초이스 등의 채널을 통해 무료 전파 발송될 예정이다. 디지털 TV강연에서는 교사를 위한 수업자료, 교육 관련 뉴스와 정보자료를 내보내는데,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ICT를 이용할 수 없는 떠돌이 어린이나 여행중의 어린이까지 배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영국 교육의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학교를 포기한 십대를 위해 자기 스스로 ICT를 활용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Not School’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한 십대 학습자의 98%가 다시 교육으로 되돌아왔다. 일반 시민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 Directgov(www.direct.gov.uk)는 부모와 청소년, 어린이와 50대 이상 성인까지 각 연령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평소 온라인 접속이 쉽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질 높은 교육 기회를 마련한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과 교육 제도의 접목이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니다. 이미 전자학습기금에 대한 각 학교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교실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더많은 교육자료가 아니라 날로 첨단화하는 최신 기술장비를 갖추는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학교의 ICT 환경이 나아지긴 했지만, 실제 공급에 있어선 최상과 최악의 격차가 엄청나며 차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제 정보통신기술은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방식에 슬금슬금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ICT의 질, 다양성, 보급율 등에 있어서 학교마다 들쭉날쭉하고 고르지 않다는 데 영국 교육의 고민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런던 = 김지원 통신원
저작권자 2005-0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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