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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11-25

‘지능 바이오겔’로 암 퇴치한다 주사기로 암 종양에 직접 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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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에 직접 항암제를 운반해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인조 ‘바이오겔(biogel)’ 치료법이 등장할 전망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병원 연구센터(CRCHUM)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이 바이오겔의 성공적인 개발을 마치고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치료법이 실용화되면 많은 종류의 암 치료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바이오겔은 디저트용 젤리(젤로)와 달리 상온에서는 액체였다가 인체 온도인 섭씨37도에서는 겔 형태가 된다.

논문의 공저자인 레장 라푸앵뜨(Réjean Lapointe) 교수는 “이 바이오겔의 장점은 항암 면역세포들을 효과적으로 암세포에 접근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면역세포들을 캡슐화해서 주사기나 카테터로 암 종양 속으로 직접 주입하거나 바로 옆에 투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세포나 항암제를 혈류를 통해 온 몸에 투여하는 게 아니라 국소적으로 주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 표적치료법은 현재의 항암 면역치료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학술지 ‘생체소재’(Biomaterials) 최근호에 게재됐다.

암 치료용 바이오겔을 개발한 소피 르루즈 교수와 라푸앵뜨 교수(오른쪽) ⓒ CRCHUM
암 치료용 기능성 바이오겔을 개발한 소피 르루즈 교수와 라푸앵뜨 교수(오른쪽) ⓒ CRCHUM

기존 필요량의 T임파구 수백분의 일만 활용

항암 면역치료 가운데에는 항암 면역세포로 환자를 치료하는 세포치료법이 있다. 이 면역세포(T임파구나 T세포)들은 인체 안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돼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나  단독으로 암세포를 파과하기에는 역부족이거나 숫자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험실이나 혹은 환자의 조직에서 T세포들을 배양해 환자의 피 속에 주입하기도 한다.

이런 면역치료는 진행 암들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지만 항상 충분한 T세포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첨가하는 호르몬인 인터류킨-2(interleukin-2)는 독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라푸앵뜨 교수는 “현재 요구되는 T세포 양이 수십억 개라면 우리는 수천만 개 정도의 T세포만 필요하며, 바이오겔을 이용해 암과 대적하는 면역시스템을 ‘깨울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 개발된 암 치료용 바이오겔은 실험실 개발을 끝내고 동물시험과 인체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겔 소개 영상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bIv0iTwKAE0#action=share  ⓒ CRCHUM
새로 개발된 암 치료용 바이오겔은 실험실 개발을 끝내고 동물시험과 인체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겔 소개 영상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bIv0iTwKAE0#action=share ⓒ CRCHUM

흑색종과 신장암에 대한 실험실 시험은 성공적

이 바이오겔 제조법은 CRCHUM 연구원이자 퀘벡대 고등기술대(École de technologie supérieure) 소피 르루즈(Sophie Lerouge) 교수가 개발했다. 르루즈 교수는 “바이오겔은 갑각류의 껍데기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키토산에 겔화시키는 성분을 첨가했다”고 밝히고, “형태로 보면 상온에서는 주입하기 쉽게 액체상태지만 섭씨37도에서는 신속하게 결합성과 저항성이 있는 구조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인체에 해가 없을 뿐더러 캡슐화된 면역세포들이 훌륭하게 생존하고 자라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능 바이오겔’을 완성하기 전에 여러 번의 형태 시험을 거치고, 실험실에서 흑색종과 신장암에 대한 수차례의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라푸앵뜨 교수는 “바이오겔에 있는 T임파구는 기능성이 있고, 2~3주 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겔에서 방출돼 암세포를 사멸시킨다”고 밝혔다.

이 바이오겔 개발은 아직 실험실 수준인 만큼 앞으로 동물시험과 인체 시험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모든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수년 안에 바이오겔 치료법이 새로운 암 치료법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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