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 업체 사이에서 ‘무인화’ 바람이 거세다. 고객이 구매할 물건을 직접 계산하는 ‘scan&go’ 시스템이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달 초 기자가 찾은 하와이 호놀룰루 시 소재 대형 마트 두 곳에서 무인 시스템을 통한 계산대 활용이 눈에 띄었다.
상당수 고객이 기존의 직원 계산대보다 무인 시스템을 선호했다. 줄 설 필요 없이 빠른 시간 내에 계산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기자 역시 무인 계산대 ‘scan&go’를 이용해 계산을 시도했다. 물건에 부착된 바코드를 기계에 인식하고, 비용을 지불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여 초에 불과했다.
업체 측에서는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은 양의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무인 시스템 활용을 추천하는 모양새다.
다만 무인 계산대는 상대적으로 도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높다. 때문에 업체 측은 무인 계산대마다 cctv를 부착해 놓았다. 고객은 무인 계산대를 이용하는 동안 해당 cctv에 자신의 모습이 촬영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무인 계산대에서 지불을 마치고 나오는 고객은 반드시 영수증을 지참해야만 한다. 마트 출구에서 대기 중인 보안 요원이 이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안 문제까지 해결하며 미국 곳곳에서 무인 계산대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중국과는 달리 모바일을 활용한 실시간 간편 결제는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선 이미 현금, 카드보다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 됐다는 평가다. ‘즈푸바오(支付宝; 알리페이)’, ‘웨이신(微信; 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 결제가 무인 계산대와 함께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목격한 호놀룰루 시 소재 대형 마트나 상점 어느 곳에서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의 무인 계산대 활용 고객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 등을 활용했다.
특히 공유 자전거와 같은 모바일 기술 활용 서비스 역시 신용카드, 현금 등의 지불 방식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통계 포털 스태티스타(Statista)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0%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 등의 지불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바일 결제 규모 역시 지난해 기준 493억 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 12조 8000억 달러와 비교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한편 미국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는 중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 개념을 도입했다. 이른바 ‘체크아웃 위드 미(Check Out With Me)’ 시스템이다.
이는 고객이 물건을 고르는 순간 인근에 준비 중이던 직원이 바로 스캔을 실시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계산대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치열한 서비스 경쟁이 소비 현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 (미국=호놀룰루)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8-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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