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개 주에 걸쳐 38마리의 젖소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발견
최근 남미에서 돌고래와 물범 등 수중 생물들이 조류 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H5N1) 감염을 원인으로 추정되는 떼죽음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어 지난 4월 초에는 미국에서 사람이 소를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사건들로 조류 인플루엔자 교차감염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던 중, 미국 텍사스, 캔자스, 미시간, 오하이오, 아이다호,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콜로라도 등 9개 주에서 총 38마리 젖소에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감염 사례가 나오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미 보건당국(미국 보건복지부, United State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은 비상에 빠졌다.
이어서 텍사스 농장에서는 젖소 접촉 후 사람의 조류 인플루엔자 첫 감염 사례도 나왔다. 그리고 4월 25일, 남미 콜롬비아는 미국 일부 주에서 생산된 소고기의 수입을 당분간 금지했다.
미국 소매 우유 샘플 5개 중 1개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도 추가로 밝혀져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캔자스와 텍사스주의 병든 소에서 채취한 우유 샘플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어서 미국 소매 우유 샘플 5개 중 1개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이 추가로 보도되자 미국 전역은 순식간에 동요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소식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최근 미국에서 젖소에 영향을 미치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온 살균 우유는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미국 보건 당국의 추가 테스트 결과, 저온 살균 과정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는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FDA는 저온 살균이 HPAI를 비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보인다는 예비 결과를 밝혔지만, 이미 소매 우유 한 개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이상 시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류에 대한 위협 수준은 낮은 수준
지난 4월 26일, 미국 농무부(USDA)의 결과를 토대로 FDA는 인간 독감 추가 사례는 없으며, 알려진 한 사례 외에 H5N1 추가 사례도 없다고 발표했다. 질병 통제 예방 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와 세계 보건기구(WHO)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의 대중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고 발표했다. 또한, 감염된 동물과 가까이 있는 사람은 감염 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 육류 업계 역시 젖소가 아닌 일반 소에선 아직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콜롬비아의 수입 제한 조치에 반발했다. 또한, 미국 유제품 산업 단체는 미국산 유제품의 선적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미 의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원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행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원하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코로나19가 사람 사이에 퍼지기 전에 이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코로나로부터 얻은 교훈을 고려할 때, 이러한 연방 정부의 대응은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보고된 사례가 없는 주요 낙농 주인 위스콘신주의 민주당 상원의원 태미 볼드윈은 해당 질병이 가축에 감염되고 농가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주에 추가 자원을 신속하게 배치할 것을 USDA에 촉구했으며, 이에 백악관은 조류 인플루엔자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국가 식량 공급의 안전을 보장하고, 위험을 완화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동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즉각 대응 팀’을 발족했다. 4월 말부터는 미 농무부 역시 젖소가 주 경계를 넘어 이동하기 전 젖소들의 조류 인플루엔자 음성 판정을 받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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