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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삼킨 달의 그림자, 6년 7개월 만의 '개기일식'에 북중미가 환호하다 멕시코, 미국 15개 주, 캐나다 남동부 등지에서 개기일식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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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7개월 18일 만의 개기일식이다!

멕시코, 미국 15개 주, 캐나다 남동부 등지에서 달의 그림자가 태양을 가리는 희귀한 광경이 목격되었다. 다음 개기일식은 자그마치 28년 뒤에나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 15개 주와 멕시코, 캐나다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몰리며 개기일식의 희귀하고 신비로운 광경을 함께 목격했다. 대형 방송사뿐 아니라 여러 유튜버들도 앞다퉈서 이를 중계, 보도했고 도시가 갑자기 어둠에 잠기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함께 경험하며 환호했다. 이는 2017년 8월 21일 오리건주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거쳐 미국을 가로지른 개기일식 이후 정확히 6년 7개월 18일 만에 북미에서 처음 일어난 개기일식으로, 미국 남서부 8개 주와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콜롬비아, 브라질을 휩쓸었던 환상적인 금환일식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일어나는 일식이다. 그리고 다음 개기일식은 2045년에나 있을 예정이다.

일식의 모식도 © timeanddate.com

환상적인 개기일식

개기일식은 4월 8일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7분(태평양 표준시)에 멕시코 태평양 연안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멕시코의 해변 휴양도시인 마자틀란은 개기일식의 경로를 따라 가장 먼저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주요 장소였다.

4월 8일 관측된 일식 모습 ⓒ Reuter

개기일식이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기 시작하자 텍사스 대부분 지역은 구름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댈러스 동쪽과 오스틴 인근의 날씨는 개기일식 직전 마지막 순간에 구름이 갈라지면서 군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개기일식은 댈러스, 인디애나폴리스, 클리블랜드, 뉴욕 버펄로, 몬트리올 등 여러 주요 도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약 3,200만 명 이상이 개기일식의 경로 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날씨가 허락한다면 북미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부분일식을 볼 수 있었던 대형 개기일식이었다.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400쌍에 가까운 커플이 달그림자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 Getty Images

흥미롭게도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400쌍에 가까운 커플이 달그림자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태양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고 굉음을 내는 폭포 옆에서 일식을 구경했다. 그리고 달의 그림자는 북미 대륙, 뉴펀들랜드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개기일식 동안 멕시코 시날로아에서 미국을 거쳐 캐나다 뉴펀들랜드에 이르는 좁은 개기일식 경로에서 볼 때 달은 태양 원반의 100%를 가리게 되는데, 경로를 벗어난 지역이지만 경로와 매우 가깝다면 관측자들은 다행히 달이 태양을 무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일식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개기 일식을 관측할 수 있었던 좁은 '개기 일식 통로' ⓒ Getty Images

참고로 프랑스의 일식 현상 전문가인 자비에 주비에르는 일식 관측에 관한 지도를 대중에 공개한바 있는데, 해당 웹사이트에서 개기일식의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사이트 바로 가기)  

일식이란?

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여 지구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 발생한다. 또한, 일식은 항상 월식의 2주 정도 전후에 발생한다. 일식(Solar eclipse)은 태양, 달, 지구가 일식 발생 시점에 정렬되는 방식에 따라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개기 일식(Total Eclipse)은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개기일식은 초승달이 뜨는 동안에만 발생할 수 있으며 흥미로운 천체 관측 대상이 된다. 어렸을 적에 개기일식을 보고 나면 누구나 잠깐이라도 천문학자를 꿈꾼다고 할 정도로 임팩트가 강한 천체 현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4월 8일 관측된 일식 모습 ⓒ AP

부분 일식(Partial solar eclipse)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않아 태양의 일부만 가려지는 현상인데, 이는 마치 달이 태양을 무는 것처럼 보인다.

개기일식 ⓒ Getty Images

금환일식(Annular Eclipse)은 달이 태양의 정중앙에 위치하지만, 개기일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양 표면 전체를 가리지 않는 일식을 뜻한다. 이는 달 주위에 마치 "불의 고리"가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개기일식에서 볼 수 있는 볼거리 들, 달 가장자리를 따라서 태양의 코로나 (오른쪽) 베일리의 비즈 (아래쪽) 등을 볼 수 있다. © bigstockphoto.com/JohanSwanepoel

하이브리드 일식(금환 개기일식 혹은 혼성 일식, hybrid eclipse)은 가장 희귀한 형태의 일식으로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이 결합한 일식이다. 이는 달의 그림자가 지구를 가로질러 이동할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 일식은 보통 한 가지 유형으로 시작하여 다른 유형으로 전환된다.

왼쪽부터 부분 일식, 금환일식, 그리고 개기일식 © Hinode/XRT, NASA/Aubrey Gemignani, NASA/Noah Moran

참고로 현재까지의 일식 중 대략 28%는 개기일식, 35%는 부분일식, 32%는 금환일식, 5%만이 혼합 일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식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일식은 매년 2~5년 정도 발생하며, 드물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대부분 부분일식 현상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다만 태양이 달에 의해 완벽히 가려지는 개기 일식은 1년에 단 한 번만 발생하며, 지리적으로 매우 좁은 장소, 즉 "개기일식의 통로"에서만 일어난다.  

일식은 위험할까?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온 세상은 어두컴컴해지며 마치 세기의 종말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개기일식은 둘러싼 온갖 혼란과 자연재해 등의 소문을 동반하곤 했다. 실제로 태양과 달의 움직임은 제사를 지내며 인간사를 예측하기에 충분한 천체 현상이었다. 하지만, 인류가 계산을 통해서 개기일식을 예측할 수 있게 되자, 이러한 소문은 크게 줄어들었다. 하늘은 우리 인간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안정감을 가져다주기에 늘 접근할 수 없는 신적 존재가 되어왔다. 따라서 이러한 경배와 두려움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실제로 성경 등 여러 종교 서적에는 여전히 천체의 어둠 그리고 빛의 부재가 종말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의 별들은 태양과 같은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일 뿐, 우리의 삶을 주관하는 천체들이 될 수 없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물리학 법칙에 의해서 창조되고 있으며 신비로운 자연 현상 역시 부수적으로 파생되는 지리학적, 그리고 물리학적 눈속임의 신비로운 버전일 뿐이다. 따라서 일식 현상만으로는 위험한 상황이 고조될 수 없을것이다.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400쌍에 가까운 커플이 달그림자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 Getty Images

하지만, 부분일식은 실제로 인간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이는 태양의 빛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맨눈으로 1초 이상 보면 눈 속의 망막이 손상(이를 "Solar retinopathy"라고 부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영구적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일식용 안경이 필요하다. 쌍안경, 망원경, 그리고 카메라 등에는 태양 필터가 있어야 한다. 반면, 어두컴컴한 개기일식의 경우, 태양이 모두 가려지므로 눈 보호 장비가 없어도 안전하다. 실제로 개기일식이 임박하면 언제 안전한지 본능적으로 쉽게 알 수 있고 완전히 어두워지면 일식 안경을 벗어도 안전하므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개기일식 중에는 반드시 보안경을 벗어야만 태양의 코로나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식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개기일식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 그대로 개기일식을 기다렸다가 하늘이 맑고, 지리적으로 매우 좁은 개기일식 경로 내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론이어서 힘 빠지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개기일식을 완벽히 구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개기일식을 구경한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지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고 설명한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야 할 가치가 있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 그리고 계획 혹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10년 후에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2035년 9월 2일 오전 9시 40분경 강원도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가능하다. 물론 강원도와 가까운 곳에서는 부분일식이 관측될 예정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4-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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