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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8-03-28

‘1인 창업’으로 일자리 창출 정부 제도 개선, 시스템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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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미래에는 ‘1인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민화 KCERN 이사장(카이스트 초빙 교수)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긱(Gig)경제’가 도래하면서 창업이 가벼워졌다”며 “1인 기업이 앞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1인 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이를 위해  27일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 도곡 캠퍼스에서 ‘1인 기업과 일자리 창출 포럼’이 열렸다.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르호봇 박광회 대표와 백온기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엔젤투자자 유재희 아이피엔젤스 이사, 여성벤처인 최정윤 UDI 도시디자인그룹 대표, 송영일 경기도 의왕시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총괄매니저가 모여 1인 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1인 기업 향한 정부 제도개선과 방식 변화 필요    

최정윤 UDI 도시디자인그룹 대표는 1인 창조기업이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에 반색했다. 최 대표는 “능력 있는 여직원들이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며 “1인 창조기업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7일 1인 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논의하기 위한 '1인 기업가 포럼'이 서울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열렸다.
27일 1인 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논의하기 위한 '1인 기업가 포럼'이 서울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주부 등 경력단절 여성들이 1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와 재교육,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최 대표는 “(가사 일에 바쁜) 여성들은 창업이나 일자리 관련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이들을 위한 1인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재교육 기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민센터나 여성교육센터, 고용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 교육이 현실과는 달리 창업이나 취업으로 연결되기도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어 “고용 및 교육 정보 등을 한군데서 충분히 검색할 수 있는 ‘빅 정보플랫폼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일자리 지원 및 제도 개선과 관련 정부에서도 지난 추경이후 많은 예산을 할애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획일화된 정부 기준에 맞추다 보니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경기도 의왕시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직접 예비 창업자들을 선발·지원하고 있는 송영일 총괄매니저는 “연말 정부 성과 기준에 맞춰야 다음해에도 예산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매출 등 실적이 빨리 나올 수 있는 기창업자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며 “오히려 현장에서 잠재 가능성이 높은 예비 창업자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지원금 규모를 늘리는 것 보다 지원 방식이나 기준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유재희 아이피엔젤스 이사 또한 1인 기업에게 지원하는 정부의 방식이 변화해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6개월가량 1인 기업 입주공간에서 생활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성과기준을 책정하는 부분에 ‘고용가산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1인 기업들은 일괄적으로 한 평 남짓 책상과 책상이 붙어있는 작은 공간을 제공받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고용이 되더라도 이들을 수용하는 공간이 따로 없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유재희 이사는 “이들은 회의용으로 사용하게 되어있는 세미나실을 3시간 단위로 예약해 사용하거나 로비에 있는 책상에서 일을 해야 한다”며 열악한 상황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박광회 르호봇 대표는 “정부가 자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통제하기보다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평가 기준도 지역적 특색에 맞춰 차등 평가하고 특성화, 자원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인 기업 데뷔할 수 있는 무대와 기회 더 많아져야    

1인 기업들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재희 아이피엔젤스 이사는 1인 기업이 더 많은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써는 1인 기업들은 각종 투자와 기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 투자를 주관하는 엑셀러레이터들이 1인 기업은 매출을 많이 낼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었다.

이 날 포럼에는 1인 기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 날 포럼에는 1인 기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유재희 이사는 “1인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데모데이 등의 투자 지원 행사에 나가면 투자자들은 ‘팀 빌딩’이 되어 있는가를 묻는다. 혼자라고 말하거나 외부 인력이 있다고 하면 ‘결합력이 약하다’고 하면서 낙제점을 준다. 이러한 현행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안에서는 1인 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팀 빌딩은 투자를 받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초기 기업들은 여러 이유로 시장에 제품이 나오기 전에 제품의 구성이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탄탄한 팀 구성을 통해 최초 경영자의 아이디어가 좌절되면 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환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팀 빌딩을 자금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투자자들이 내부에 CTO와 CMO 등 우수한 전문 인력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이유이다.

하지만 1인 기업에게 팀을 꾸리는 일은 요원한 일이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1인 기업들끼리 상호 교류하면서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만들어준다면 1인 기업이 활성화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온기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또한 1인 기업 간 네트워킹의 중요성에 대해 동감했다. 백 과장은 “앞으로 정부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탈피, 멘토를 통해 1인 기업이 혼자하기 어려운 부분을 돕고 해외기업과 투자자, 1인 기업들을 연결시키는 네트워킹 시스템을 만드는데 더욱 집중 하겠다”고 답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8-03-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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