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인간이 맛을 느끼는 방법과 감칠맛
맛있는 국물 요리를 먹고 맛을 표현할 때 감칠맛이 돈다고 말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인간의 미각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4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칠맛을 어떻게 느끼는 걸까?
인간은 맛을 어떻게 느낄까?
맛을 느끼는 것을 미각이라 한다. 미각은 동물이 입에 들어온 물질을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감각이다. 척추동물은 감각 세포가 몰려있는 미뢰를 통해 미각을 느낀다. 육상 동물은 미뢰가 혀와 구강 전체에 분포한다. 반면에 어류는 미뢰가 머리 표면에 있는 경우가 많고, 메기 등은 수염 표면에 분포한다.
인간의 미뢰는 주로 혀 표면에 돋은 유두라는 돌기에 들어 있는데, 미뢰 안에는 약 20~30개의 미세포가 들어 있다. 입안에 들어온 물질이 침과 섞여 수용액 상태가 되고 수용액 속 화학 성분이 미뢰에 미세포를 자극하면, 그 자극이 미세포 아래쪽에는 있는 감각 신경세포에 전달되어 맛을 느낀다.
인간은 혀 표면에 돋은 유두라는 돌기에 들어 있는 미뢰를 통해 맛을 느낀다. ⓒ윤상석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교과서를 통해 혀의 부위에 따라 맛을 느끼는 종류가 다르다는 혀의 맛 지도를 배웠다. 혀의 맛 지도는 쓴맛을 느끼는 부위가 혀의 안쪽, 신맛을 혀의 가장자리, 단맛을 혀의 끝 부분, 그리고 짠맛을 혀 전체에서 느낀다며 혀의 각 부위를 표시한 지도이다.
이것은 1901년 독일의 과학자 D. P. 헤니히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 틀린 정보이다. 사실 그는 혀 부위별로 민감한 맛이 따로 있지만, 그 차이가 매우 미미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이 잘못 전달되어 혀의 맛 지도가 생긴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 혀는 부위와 상관없이 4가지 맛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없으며, 미뢰는 구강 내 전체에 분포하기 때문에 입안 어디서든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혀는 부위와 상관없이 4가지 맛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혀의 맛 지도는 잘못된 정보다. ⓒ윤상석
한편, 단맛, 신맛, 쓴맛, 짠맛 4가지 맛 외에 매운맛과 떫은맛도 있는데, 우리는 매운맛과 떫은맛을 어떤 방법으로 느낄까? 매운맛은 구강 점막을 자극할 때 느끼는 통증이다. 그리고 떫은맛은 혀에 있는 부드럽고 끈끈한 막이 오그라들면서 느끼는 감각으로 미각이 아니라 피부 감각의 일종인 압각이다. 주로 음식물 속에 든 탄닌과 철이나 동 등의 금속류, 알데히드 등이 떫은맛을 일으킨다. 그 예로 덜 익은 감이나 차를 먹으면 떫은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음식들에는 탄닌이 들어 있다.
제5의 맛, 감칠맛.
사람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외에 국물 요리를 먹을 때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느끼하면서 고소하고 음식을 먹었을 때 더 먹고 싶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맛이다. 이 맛을 내는 물질은 1908년 일본 도쿄대학 화학과 교수인 이케다 기쿠나에가 처음 발견하였다. 그는 다시마 국물의 감칠맛이 ‘글루탐산(glutamic acid)’이란 물질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내고 일본어로 맛이 좋은 느낌이라는 뜻의 ‘우마미’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1909년에 일본의 아지노모토라는 회사가 감칠맛을 일으키는 물질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고 글루탐산에 나트륨(Na)을 결합한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을 만들어 조미료로 판매하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인간이 감칠맛을 어떻게 느끼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했다. 그래서 감칠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잘 어울려져서 나오는 맛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었다. 그러다가 2000년 2월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의 연구진이 사람의 혀에서 글루탐산 수용체를 찾아냈다. 이때부터 감칠맛은 4가지 기본 맛에 더해 다섯 번째 맛이 되었다.
오늘날, 글루탐산으로 만든 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은 약자인 MSG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조미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동양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 첨가물이 되었다. 사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의 한 종류이다. 단백질 자체는 맛을 느끼기 힘들지만,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었을 때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진화 과정에서 몸에 좋은 단백질 맛을 잊지 않으려 글루탐산의 맛을 강하게 기억했을 수도 있다. 이것이 고기를 적게 먹는 동양인들이 글루탐산이 들어 있는 조미료에 열광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또한, 인간의 모유에 든 아미노산 중 가장 많은 것이 글루탐산으로, 전체 아미노산의 50%에 달한다. 그래서 인간 모유는 소의 모유인 우유보다 글루탐산이 10배 이상 많다. 이것도 사람들이 글루탐산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은 나트륨과 결합한 글루탐산나트륨(MSG)이 되어 조미료로 애용되고 있다. ⓒ윤상석
감칠맛을 내는 물질은 글루탐산 외에도 몇 가지 더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 가다랑어포에 많이 들어 있는 ‘이노신산(Inosinic acid)’과 말린 버섯에 들어 있는 구아닐산(Guanylic acid)이다. 이노신산과 구아닐산은 유전 물질인 핵산을 만드는 데 중요한 물질이다. 그런데 아미노산 계열의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을 단독으로 쓰는 것보다 여기에 핵산계의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 등을 더하면 감칠맛이 훨씬 강해진다. 그래서 감칠맛이 풍부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서 글루탐산이 많은 다시마와 이노신산이 많은 가다랑어포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280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나사 풀림 위험을 감지하거나 내·외부 물리적 변형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 지능형 금속 부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증강현실 융합기술로 금속 부품 단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배기가스나 산업체·병원 등에서 유출될 수 있는 극위험물질 '방사성 요오드'를 고습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영규·홍도영 박사 연구팀은 현재 쓰이는 탄소계 흡착제보다 280배 높은 방사성 요오드 제거 성능을 보이는 다공성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홍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가운데 하나인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찰전기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마찰전기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현상이 마찰열과 전기적 성질을 띠는 대전현상인데,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마찰열에 따른 대전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미시적 열전효과(열과 전기의 상관 현상)에 주목했다.
한국의 첫 지구 관측용 민간 위성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그룹의 '세종1호'(Sejong-1)가 한국 시간 26일 오전에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한컴에 따르면 세종1호는 발사 후 예정된 궤도에 안착했으며,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11분에 지상국과의 교신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궤도 진입의 성공이 확인됐다.
종양 내부에 발생하는 저산소증만 감지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신개념 조영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 박사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세슬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종양의 저산소증에 반응해 신호를 내는 감응성 바이모달(MRI·광학 혼합) 이미징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 지능형 반도체 ▲ 자율무기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