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패러다임은 변화를 겪기 마련이다.
자원 채굴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전통적으로 석유를 생산하던 중동 국가들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셰일가스는 미세한 공극을 가진 셰일(Shale)이라는 퇴적암 내에 부존된 기체상태의 탄화수소(hydrocarbons)이다.
셰일가스는 전통적인 석유보다 채굴이 어려웠으나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과 수평시추법(Horizontal Drilling)이 접목된 채굴 기술의 등장으로 경제성을 갖추게 되었다.
셰일, 투수율 작아 석유 채굴 어려워
석유 생산량은 원유가 매장돼 있는 저류암(Reservoir rock)이 가진 성질에 따라 다르다.
저류암이란 유기물이 풍부한 근원암(Source rock)에서 생성된 원유가 상부 층으로 이동하여 고여있는 다공질 암석층을 뜻한다.
전통적인 석유는 사암(Sand stone)이나 탄산염암(Carbonate rock)과 같은 저류암층에서 대부분 채굴해왔다.
사암은 약 1/16mm 정도의 입자크기를 갖는 퇴적암으로 입자 사이 간격인 공극이 커 투수율(Permeability)이 우수하다.
또한, 석회암(limestone)이나 돌로마이트(Dolomite)와 같은 탄산염암도 암석 내 공극이 크고 연결성이 좋아 투수율이 좋다.
투수율이 좋으면 유체가 입자 사이를 통과하기가 유리해 쉽게 원유를 채굴할 수 있다.
반면에 셰일은 입자크기가 63㎛ 미만인 세립질 퇴적암으로 공극이 아주 미세하고 투수율이 작아 석유가 암석 사이를 통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셰일에서 생긴 원유는 보통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갇혀있게 된다. 셰일은 근원암인 동시에 그 자체로 저류암층이 된 상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셰일 저류암층에 부존되어 있는 천연가스를 셰일가스, 액체 상태의 원유를 셰일오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셰일 저류암층에 남아있는 가스나 오일은 채굴이 어려운 데다가 단위 부피당 부존하는 밀도도 낮아 과거에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자원으로 인식되었다.
수압파쇄‧수평시추, 석유 개발 패러다임 바꿔놔
셰일가스는 새로운 채굴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기존에 석유를 채굴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수직시추법(Vertical Drilling)이었다.
수직시추법은 땅 위에서 구멍을 뚫어 저류암층까지 80~90°의 각도로 시추관을 삽입한 후 좌우에서 원유를 빨아들인다.
이 공법은 사암 등 높은 투수율을 지닌 저류암층에서는 적용이 가능했지만 셰일 저류암층인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
설령 채굴이 가능하다고 해도 시추관 주변에 일부의 원유만을 빨아들일 뿐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 채굴이 기피되었다.
하지만,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횡포, 석유 고갈 우려 등의 이유로 셰일가스 채굴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대두되었다.
셰일가스는 수평시추법에 수압패쇄법을 접목한 채굴기술이 개발되면서 비로소 경제성을 갖추게 된다.
수평시추법은 먼저 수직으로 시추를 한 후 셰일 저류암층에 도달했을 때부터는 수평으로 시추공을 삽입하여 원유를 빨아들이는 표면적을 극대화하는 공법이다.
수압파쇄법은 이러한 수평 시추 이후에 저류층으로 물을 주입해 시추공 주변부를 깨뜨린 후 투수율이 높은 모래 알갱이를 잔뜩 넣어 인위적으로 공극과 투수율을 높이는 공법이다.
깨진 셰일층 틈 사이에 주입된 모래 알갱이가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을 해 원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수평시추법은 1970년대, 수압파쇄법 1940년대에 이미 존재하던 공법이었으나 두 공법을 결합한 것은 1998~1999년에야 가능했다.
두 공법의 결합을 통해 본격적으로 셰일가스를 생산한 것은 2000년 대 이후부터로, 아주 오래전부터 석유가 생산된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최신 공법에 해당한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은 2007~2011년 거의 매년 50%씩 폭등하는 등 본격적으로 셰일 저류층에서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최대 산유국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중동의 치킨게임, 미국과 자원전쟁 발발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과 함께 기존에 금지되었던 자국 원유의 수출을 법적으로 허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셰일가스가 유입되기 시작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OPEC 중동 가입국들은 석유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국제유가를 폭락시키는 치킨게임을 시작해 미국을 압박했다.
수압파쇄‧수평시추법으로 채굴하는 셰일가스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65달러 이상을 형성해야 비로소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데, OPEC이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상회하던 국제유가는 미국 셰일가스 생산과 중동의 치킨게임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2014년 말부터 엄청난 폭락세를 나타냈다.
2015년에는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하향화되면서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한 미국의 소규모 셰일가스 생산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OPEC이 다시 패권을 쥐는 듯 했으나, 낮은 수준의 국제유가는 자신들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가 2016년 9월 말 원유 감산 합의를 주도하면서 OPEC의 치킨게임은 결국 미국 셰일가스에 꼬리를 내리게 된다.
하향화되었던 국제유가는 OPEC의 원유 감산 이후 서서히 오름세를 나타냈으며, 2019년 상반기에는 배럴당 60달러대까지 회복했다.
한편, 2019년 3월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형성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셰일가스 채산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며, OPEC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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