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 뮌헨연방군대학교 열역학연구소 연구원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 이후 우리는 새로운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Space X 사의 상업적 성공과 인공위성의 소형화 및 고성능화, 저궤도 인공위성 수요증가를 바탕으로 우주산업이 떠오르면서, 많은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이 로켓개발 및 우주산업으로 뛰어들고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덕분에 2000년대 초 60건에 불과했던 로켓 발사 횟수가 2021년 160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하고 올해 예정된 발사 횟수를 포함하면 200건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8년 기준 벤처펀딩을 받는 스타트업도 500개 이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산업이라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횟수의 로켓발사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자동차 산업은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시작되면서 전통적인 연소반응을 사용하는 엔진은 퇴출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탈출해야 하는 로켓은 연소반응을 이용한 기술을 벗어날 수 없다. Space X의 Falcon9 로켓은 초당 1.2톤의 추진제를 약 3분 동안 연소하며 우주로 나아가지만, 아직까지 로켓 발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된 적이 없다. 과거 냉전 시절 러시아를 중심으로 독성 연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바꾸고자 하는 기술적 노력은 있었으나 로켓 발사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배출가스(Plume)가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진하다.
2020년 들어 과학언론을 중심으로 이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으며, 2022년 7월 BBC에서 오염배출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서 조금씩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항공산업과 비교하여 로켓발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주장한다. 2018년 기준 약 3,800만 건의 항공기 비행횟수 대비 160건의 로켓발사 횟수, 약 9억만 톤의 항공기 CO2 배출량 대비 2만 톤의 CO2 배출량을 예시로 들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연소 후에 방출하는 배출가스만을 계산한 수치이며, 로켓발사에서는 더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비행기에서 방출되는 배기가스의 온도는 약 1,000˚C 이하인 반면, 로켓에서 방출되는 배기가스는 2,000˚C 이상의 고온가스로써 주변 대기의 질소와 반응하여 고온에서 생성률이 급격히 커지는 고온반응 질소산화물(Thermal NOx)의 생성 가능성이 더 커진다. 따라서 단순히 엔진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양으로만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또한 항공기는 상대적으로 저고도에서 비행하여 발생한 배출가스가 대기활동에 의해 순환되어 정화될 수 있으나, 수직으로 상승하는 로켓은 순환하지 않는 성층권 이상의 중간권 대기에 대량의 배출가스를 배출한다. 더 높은 고도에서는 배출가스와의 온도차에 의해 비행운(Contrail)을 더 많이 남기고 장시간 체류하는 비행운은 더 큰 온실효과를 유도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항공산업은 2016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주도로 온실가스 배출기준을 제정하였고,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2021년 항공기의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기준을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우주산업은 아직 환경규제가 미비하여 산업계에서는 환경문제보다 경제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적 이유를 우선으로 저비용, 고효율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로켓, 고체연료로켓 등이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로켓이 더 많은 배출가스와 탄소입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주목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나로호와 누리호를 통해 대한민국도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수준에 올라섰다. 현재 단계에서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간주도의 우주산업을 장려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에 발맞춰 대비할 필요는 있다. 또한 적절한 규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술발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산업계를 유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우주시대에서 로켓발사가 환경 및 기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가 시작되기를 바라며, 국제적인 경쟁력확보를 위해 친환경 로켓에 대한 기반기술을 준비해야겠다.
손민 뮌헨연방군대학교 열역학연구소 연구원 / 前 독일항공우주센터 우주추진연구소 연구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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