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브라운의 주제 강연 캡처 ©AAAS
식용 고기 생산 위한 활동들이 기후 변화에 큰 영향 미쳐
“동물을 식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인류의 가장 파괴적인 테크놀로지다.”
2021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주제 강의 연사로 선 패트릭 브라운(Patrick O. Brown)의 말이다.
패트릭은 국립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며, 견과류로 만든 넛밀크로 만든 치즈와 요거트 등을 만들어 파는 리리컬 푸드(Lyrical Foods, Inc.) 공동 창립자이다.
강의에서 그는 동물을 먹는 우리의 식습관이 우리가 지금 당면한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엄중한 문제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를 지적하고, 이것을 바꾸기만 한다면 향후 십여 년간 얼마나 급격한 변화를 우리가 이뤄낼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우리가 기후 변화를 ‘정말로’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일이 온실가스 방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지만,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는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온실가스의 양도 큰 문제지만, 가축을 먹이기 위해 재배하는 사료 작물로 인한 문제도 크다는 것. 사료용 작물을 생산하는 경작지는 빙하를 제외한 사용 가능한 지구 표면의 45퍼센트를 차지한다. 인류가 주거지로 사용하는 것은 전체 지구 표면의 1퍼센트도 되지 않고, 세계에서 생산되는 작물 중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섭취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지는 약 7퍼센트에 그친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되는 작물 총량은 지구의 모든 인류를 영양학적으로 충분히 먹이고도 남을 만큼이 된다.
지구의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땅이 사료 작물을 기르는데 이용될 뿐 아니라, 인류가 남기는 토지 발자국(land footprint, 인간이 사용하는 토지의 단위 면적 당 자연환경에 남기는 영향) 총량의 82퍼센트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키우는 식용 동물들의 대부분은 소다. 그리고 이 같은 용도로 이용되는 토지는 계속해서 팽창하는 중이다. 고기소비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부터 2012년까지 매해 전 세계의 생물다양성 지수를 보여주는 그래프로 50여 년 사이 1/3 수준으로 줄었음을 나타낸다. ©WWF
그러는 동안 우리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은 빠른 속도로 감소해 왔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지난 50여 년간 생물종의 다양성을 포유류, 조류, 어류 할 것 없이 이전의 ⅓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우리는 지금 잃어버린 생물다양성을 ‘소’로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무려 17억 마리에 달하는 소들이 지구상에 살고 있고, 이는 모든 야생의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합한 것에 10배에 달하는 숫자이며, 그에 비해 이들이 우유와 고기 등의 식품으로서 이용되는 것은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 총량의 12퍼센트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패트릭은 동물을 식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인류의 가장 파괴적인 테크놀로지”라는 것을 강조했다.
식용 고기 생산 기술은 대체 가능한 기술이다
그는 동물을 먹는 것을 멈출 것을 제안했다. 그것을 멈추기만 한다면 기후 변화를 멈추는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
인간 활동에 의해 공기 중에 존재하는 메탄의 45퍼센트는 육식과 관련이 있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불안정하고 쉽게 분해된다. 때문에 그는 육식을 멈추는 순간 메탄 발생이 바로 줄어들고, 비교적 단기간에 이미 공기 중으로 방출된 메탄은 분해될 수 있으며, 가축 사료를 위해 사용되던 경작지를 회복시킬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육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우리는 먼저, 현재 식용으로 사용되는 동물들이 자연에 존재하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식용 고기를 생산하는 기술은 말도 안 되게 비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비용이 엄청난 선사시대에 발전했던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신 대체는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동 수단으로 수천 년간 이용되어 왔던 말이 자동차라는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었던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대체되었을 뿐 아니라 속도와 편안함과 비용과 같은 모든 필요한 요소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듯이, 동물을 대체하는 기술도 도입 이후에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도 예견했다.
그의 말처럼, 이미 여러 식물 재료에서 고기의 식감을 구현하는 대체재를 생산하는 기술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식물로 만든 소시지나 햄버거의 패티와 같은 것은 이미 시판이 시작되었고, 여러 실험에서 사람들은 가짜 고기 패티와 진짜 고기 패티를 구분할 수 없었다.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소고기 대신 새 기술로 식물에서 만들어낸 고기를 섭취하면 96퍼센트의 경지 사용이 줄고, 87퍼센트의 물 사용이 줄어들며, 89퍼센트의 온실가스 방출이 줄고, 92퍼센트의 물오염이 줄어든다.
이에 대해 그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예를 든 말만 하더라도 자동차 기술 탄생 이후 20년 내에 완전히 대체되었고, 필름 카메라도 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된 후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체되었다고 비유를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과학이 새 기술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듬어갈 것인가, 그리고 우리 개인들의 선택이라는 것.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열린 이번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연례 회의는 2월 8일에서 11일 사이 주요 일정이 라이브로 진행됐고, 이는 녹화되어 등록자에 한해 3월까지 시청이 가능하다.
미국 과학진흥협회장 클레어 프레이저(Claire Fraser)와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앤서니 포시(Anthony Fauci) 등이 총회 강의(Plenary lecture)를 진행했으며, 환경 문제와 인류의 진화,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 분야의 주제들로 주제 강의(Topical lecture), 과학 세션(Scientific session)이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커리어 개발과 아카데미에서 일할 때 겪을 수 있는 여러 평등 문제와 관련된 워크숍과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요약해 발표할 수 있는 E-포스터 세션 등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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