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및 폭우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 탓?
기후 변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가 계속 증가하는 이상, 기상 이변은 더 잦아질 것이라고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기상 이변 현상으로는 폭염, 가뭄, 산불, 그리고 폭우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평균 기온이 조금만 상승해도 이는 국부적으로 큰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폭염 일수가 늘어나고 강도가 심해지면서 토양이 건조해지고 가뭄이 악화될 수 있다. 이는 토지 이용 등의 변화를 유발하며 산불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또한,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기에 비가 더 많이 내리는 날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단시간 내에 특정 지역에 엄청난 비가 내릴 수 있으며,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

강물에 삼켜진 이정표, 수많은 차와 집, 떠내려가는 쓰레기 등을 보면서 홍수가 인간에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실제로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서 기록된 모든 ‘기후 변화 관련 기상 이변’ 중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홍수가 자연에 이롭다?
하지만 홍수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의 글로벌 물 프로그램(Global Water Programme at the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책임자인 제임스 달튼(James Dalton)은 실제로 많은 생태계가 토양 영양분 분배와 같은 정상적인 생태 순환 과정을 발생시키기 위해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홍수 등에 의존한다고 설명한다.
홍수로 범람하는 강을 통해서 강 하류는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영양분을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이는 생물학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지역인 하구와 삼각주에도 유입된다. 홍수는 퇴적물과 영양분을 옮기며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종들도 이동시킬 수 있다. 이는 적재적소에 풍부한 천연 비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토양의 질을 개선하고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홍수는 필요한 물과 물자를 운반하는 수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퇴적된 영양분은 추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옥한 땅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고대 도시 마을과 도시가 강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유이다.
홍수는 또한 지하수의 보충 등에도 이용된다. 예들 들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규제 당국이 가뭄 기간 동안 쓸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자연 지하 저수지를 보충하기 위해 홍수를 저장하기도 한다.
홍수로 인해 위험에 처하는 야생동물들
하지만 홍수 발생으로 인한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지구의 기온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자연의 순리를 벗어난 홍수의 영향은 보통 그다지 유익하지 않다.단위 시간에 내리는 강우량이 더 증가하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어 홍수는 파괴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홍수는 생물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수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 중 큰 문제는 홍수로 인해 수면이 높아지면서 저지대에서 생활하던 일부 동물들이 쉽게 탈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2년 인도 북동부의 카지랑가 국립공원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을 때, 멸종 위기에 처한 외뿔 코뿔소를 포함한 수백 마리의 동물이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안타깝게 사망한 바 있다. 또한, 저지대에서 생활하던 동물들이 높아진 수면으로부터 탈출하더라도, 그들의 서식지와 번식지는 홍수로 파괴되는 문제도 있다.
홍수가 강둑과 범람원을 휩쓸고 지나가면 산란과 번식을 위해서 특정 시기에 맞추어 이동하는 종들 역시 제때 원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없다. 홍수로 인해 퇴적물이나 토양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생물종들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생물종의 자연 번식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물도 예외는 아니다. 농약, 산업 화학 물질 또는 하수가 포함된 지역에 홍수가 발생한다면 식물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농약, 산업 화학물질, 하수 등으로 오염된 식물을 초식 동물이 먹게 되면 독소와 불순물에 노출되어 먹이 사실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문제도 있다.
토양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홍수
다양한 생물들의 필수 식량이 녹아있는 환경 자원 ‘토양’이 홍수로 인해 일부분만 침식된다면, 앞서 설명한 대로 영양분의 이동 등으로 인한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빠른 유속의 물은 잠재적으로 가장 영양분이 풍부한 땅 지표로부터 5~10센티미터의 토양을 쓸어버릴 수도 있다. 이처럼 파괴적인 홍수는 식량 생산의 기초를 무너뜨릴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서식지로서의 토양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녹색당과 하인리히 뵐 재단이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토양은 숲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큰 홍수가 발생했을 때의 토양 침식은 지구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여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기후 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헥타르당 최대 3,750톤의 물을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다시 방출할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이 필요하다.
홍수로부터 자연을 지키기 위한 방법
홍수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제임스 달튼은 사람들이 홍수를 막기 위해 구조물을 만들거나 홍수터에 물건을 쌓는 행위는 홍수의 영향을 제한하기보다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는 주택 부족으로 인해 건축가들이 범람원 위에 건물을 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지역에 주택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와 사업체 등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달튼은 강의 기능을 재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을 보다 구불구불하게 연결하고, 강과 범람원을 연결하며, 지하수와 지표수를 연결하는 방법 등이 좋다. 이러한 조치들은 물이 효과적으로 흐르도록 도와줄 수 있다.

기존의 산업적인 방식의 농업에서 벗어나 나무를 추가하는 농림업과 같은 방식으로 농업을 다각화하는 것도 홍수의 영향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유속을 느리게 할 수 있고, 느려진 유속은 침식의 정도를 약화시키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홍수나 가뭄 같은 기상 이변에 직면한 오늘날, 자연에 기반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도로 곳곳에 콘크리트를 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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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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