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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4-07-23

비 오는 날엔 아는 길도 내비보며 운전하세요 장마철 운전자 안전 돕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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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 도시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과학이 나섰다. AI로 보다 빨리 홍수 위험을 예측하고, 예보 데이터를 내비게이션으로 실시간 운전자에게 알린다. ⓒGettyImages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크고 작은 도로 침수 사고가 발생한다. 지난해 7월에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에 수만t(톤)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며 14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0일에는 대전 중구의 왕복 8차선 다리인 유등교의 일부가 주저앉았다. 하늘이 내리는 물 폭탄을 막을 수 없다면, 재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과거와 달라진 도시 홍수

홍수는 늘 인류와 함께였다. 하지만 도시화로 인해 홍수의 양상이 달라졌다. 도시화 이전의 홍수는 개천이 넘치며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 주로 발생했다. 하지만 땅을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덮은 후에는 도로가 물에 잠기는 하수구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졌다. 서울의 불투수율(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비율) 1962년에는 7.8%에 불과했지만, 2020년엔 50%를 넘어섰다.

 

▲ 서울시가 ‘2040 서울특별시 물 순환 회복 기본계획’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서울시 불투수율 분포도. 전체 1450개 개소 중 불투수율이 90%를 초과하는 개소는 252개소에 달한다. ⓒ서울시

잦은 하수구 범람의 원인은 중앙 집중식 하수처리 시스템에 있다. 본래 녹지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증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시 대부분은 빗물을 하수도로 바로 흘려보낸다. 하수도, 맨홀 등 모든 하수시설이 빗물을 담지 않고 하천으로 내보내는 데만 집중한다. 설계된 허용량까지는 안정적으로 빗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가 늘어나며 허용량을 넘어서는 일이 많아졌다. 게다가, 빗물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증발된 물이 없어 도시의 기온을 높아지는 열섬 현상도 심해졌다. 물이 수증기로 증발할 때 열을 빼앗아 가며 기온이 내려가는데, 이 효과가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도시지역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이하 도시침수방지법)’을 시행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도림천 유역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도시침수 예보를 진행했고, 올해에는 광주, 포항, 창원 지역까지 확대했다. 서울 강남구는 폐쇄 회로(CC)TV 영상을 AI로 분석해 침수 정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도시 침수의 전조 현상으로 도로 물 고임이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대피가 필요한 지역을 분류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내비게이션이 홍수 위험 실시간 알려

홍수 경보 실시간 알림 화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홍수 경보 실시간 알림 화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월부터 호우 시 차량이 홍수경보 발령 지점이나 댐 방류 경보 지점 부근을 진입한 경우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을 통해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운전하고 있는 차량 내 운전자가 홍수 위험 정보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긴급재난문자가 온다고 해도 운전 중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그리고 민간 기업들이 힘을 모아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환경부가 실시간으로 홍수경보와 댐 방류 데이터를 제공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데이터를 중계하고, 각 기업들은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홍수경보 반경 1.5㎞ 이내나 댐 방류 반경 1㎞ 이내에 차량이 진입하면 내비게이션 화면과 음성 안내를 통해 위험 상황을 알린다. 내비게이션이 별도로 우회 도로를 안내하지는 않지만, 위험을 인지시켜 지하차도 진입 전 속도를 줄이는 등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 현대차‧기아 내비게이션 홍수경보 알림 화면. ⓒ현대자동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는 10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도로‧지하차도 침수사고 예방을 위한 내비게이션 고도화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 내비, 현대차‧기아의 내비게이션, 아틀란은 서비스가 반영되었고, 티맵과 네이버 지도, 아이나비에어는 7월 중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여름철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에 맞춰 정부의 홍수경보 데이터를 민간 기업이 각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해 알리게 됐다”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자 민‧관이 지난 1년간 적극 협업하여 일궈낸 매우 뜻깊은 성과”라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4-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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