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품질의 유인원 게놈 조립이 인간의 참조 게놈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생성돼, 인간과 유인원 간의 유전적 차이를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유인원 게놈에서 ‘인간화’ 발견 편향을 줄이려는 노력에 따라,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 분기되면서 나타난 유전적 차이가 새 연구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8일자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장기-판독 팩바이오(PacBio) 시퀀싱 및 장거리 매핑 기술을 사용해 오랑우탄과 침팬지의 개선된 게놈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새로 조립된 게놈들은 유인원들을 대상으로 한 고해상도 비교 유전체학과 새로운 유전자 발견을 위한 좋은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개 연구센터에서 40명 이상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워싱턴대(UW) 의대게놈 과학부의 제프 크로넨버그(Zev N. Kronenberg, 현재는 Phase Genomics의 시니어 전산생물학자)와 에반 아이클러(Evan Eichler) 두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원이 이끌었다.

50만개 이상의 전장 유전자 분석
연구팀은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유전체를 처음 비교했을 때는 두 부류 사이의 많은 유전적 차이점이 인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구조 변화 영역은 게놈 조립 초안에서는 여전히 모호하며, 이로 인해 두 부류를 비교하기가 어렵고, 인간과 유인원을 구별하는 기능적 차이점을 발견하는데 제한이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장기-판독 서열 조립과 하이브리드 게놈 비계 접근법을 결합해 유인원 게놈에 있는 빈틈의 대부분을 해결했다. 이런 틈새들 중 일부는 새로운 게놈에서 올바르게 주석이 달린 유전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구조를 더욱 확실하게 알기 위해 각 종들로부터 얻은 50만개 이상의 전장(full-length) 유전자들을 시퀀싱했다.
최신 조사에 따라 다른 유인원 혈통에서 얻어졌거나 잃어버린 유전적 변이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목록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변이 중 일부는 인간과 유인원 간의 유전자 발현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자들은 유전적 변이와 유전자 기능 조절자가 인간과 유인원의 식성 차이, 해부 및 뇌 형성과 같은 영역에 미칠 수 있는 영향들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유인원의 유전체 비교 분석에 고릴라 게놈 조립과 아프리카인들의 새 게놈 조립 그리고 인간 반수체 포상기태(임신 직후부터 융모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 조립을 포함시켰다. (왜냐하면 이들은 인간 염색체 쌍의 절반만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희귀한 인간 성장 연구는 유사한 중복 유전자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모든 유전체들을 동일한 과정을 거쳐 시퀀싱하고 조립했다.
뇌 오가노이드로 유전자 발현 비교 연구
한편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일종의 실험장치인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연구도 했다. 이 오가노이드는 영장류나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성장시킨 단순한 장기조직이다. 인간과 침팬지의 뇌 발달에서 침팬지 뇌량은 인간보다 세 배나 적다. 이 두뇌 대체품은 그 이유가 유전자 발현에서 어떤 차이가 있기 때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됐다. 인간과 침팬지의 뇌는 대뇌 피질 구조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오가노이드에서 어떤 유전자들 특히 방사성 신경교세포의 전구세포 같은 세포의 유전자가 침팬지에 비해 인간에서 하향 조절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이 같은 유전자들은 특히 유전자 발현 조절에 중요한 인간의 신경 가지에서 DNA 조각들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높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지금은 은퇴한 같은 대학 유전체과학 교수인 메이너드 올슨(Maynard Olson) 팀이 1990년에 제안한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less is more)’이라는 가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가설은 ‘기능 요소의 손실이 인간 진화의 핵심적인 측면에 기여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와 달리 어떤 인간 유전자는 신경계의 신경 전구세포와 흥분성 뉴런의 상향 조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들은 복제과정을 통해 다른 유인원들보다는 인간 종에서 추가적인 복제판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1000만년 전 유인원 공통조상 유전체 부분 복제 확장
연구팀은 이번 최신 연구결과가 이전의 연구결과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전 연구에서 아프리카 유인원의 공통 조상 혈통의 게놈이 1000만년 이상 전에 부분적으로 복제 확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었다. 이런 유전 코드 섹션의 반복은 특히 유인원들의 유전체가 쉽게 결핍되거나 복제되도록 만들어 변이율을 가속시킴으로써 유인원의 종 진화를 돕는 중요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논문에서 보고된 또다른 발견은 오늘날의 레트로바이러스와 유사한 화석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서 나온 것으로, 이 바이러스는 모든 아프리카 영장류의 공통 조상들의 게놈에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품질 시퀀스는 침팬지와 고릴라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source PtERV1’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오늘날의 침팬지와 고릴라는 이 소스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수백개의 PtERV1 레트로바이러스성 삽입물을 지니고 있고, 이것은 인간 게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source PtERV1’은 초기의 게놈 초안에서는 간과되었는데, 그 이유는 반복되는 틈새로 매핑되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영장류 게놈 통해 인간 특성 이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또 고릴라와 인간 게놈조립의 비교를 통해 인간에서는 결여된, 음경 돌기 형태를 조절하는 중요한 유전자 가까이에 있는 고릴라의 새로운 염기서열 반전 상태를 확인했다. 이 작은 표피 돌기는 원숭이류와 몇몇 다른 포유류에서 생겨난다.
인간은 또한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일부 유전자가 결실돼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식이 대사와 관련된 일부 유전적 변화가 확인됐다. 이런 변화는 원숭이 종의 진화와 관련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인원의 식이는 엄격한 채식에서부터 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더욱 진보되고, 긴 범위의 시퀀싱과 매핑기술 및 장기-판독 시퀀싱이 유인원과 인간 조상들의 진화 여행에 대한 지식을 증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유인원 게놈에 대한 자신들의 연구가 미완성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다른 더 크고 복잡한 구조적 변이가 게놈 조립에서 아직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이클러 교수는 “우리 목표는 인간 게놈 만큼 높은 품질의 많은 영장류 게놈을 생성하는 것”이라며, “이 일을 통해서만 우리는 인간을 고유하게 만드는 유전적 차이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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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6-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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