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4,2019

네안데르탈인 ‘돌출 얼굴’과 ‘큰 코’의 비밀

사냥, 추위 등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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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오랫 동안 현대인의 조상 중 하나인 네안데르탈인의 신체적 특징이 왜 오늘날의 인간과 크게 다른가 궁금하게 여겨왔다. 연구자들은 특히 초기 인류들이 돌출형 얼굴과 큰 코가 필요했던 요인들에 대해 심사숙고해 왔다.

영국 왕립협회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4월 4일자에 발표된 국제연구팀의 연구는 이런 의문에 해답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호주 뉴잉글랜드대 연구팀이 미국 아칸소 주립대 NYIT정골요법의대(NYITCOM at A-State) 해부학 및 유체역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행했다.

최초의 ‘동굴 거주 혈거인(cavemen)’으로 6만 년 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은 19세기 초 지금의 벨기에 지역에서 유적이 발견된 첫 화석 인류다. 이들의 유해를 보면 평균적인 현대인보다 키가 작지만 훨씬 강하고 근육질 신체를 가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큰 코와 긴 얼굴 그리고 얼굴 중간 부분이 앞으로 크게 튀어나와 있다는 점이다.

세 인류 종의 두개골과 코 모양 차이. 공기 흐름은 따뜻한 색은 따뜻한 공기로, 차가운 색은 차가운 공기를 표시한다. 선은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이 하이델베르크인에게 매우 가까운 조상으로부터 분기되었음을 가리킨다.  CREDIT: University of New England, Armidale, New South Wales

세 인류 종의 두개골과 코 모양 차이. 공기 흐름은 따뜻한 색은 따뜻한 공기로, 차가운 색은 차가운 공기를 표시한다. 선은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이 하이델베르크인에게 매우 가까운 조상으로부터 분기되었음을 가리킨다. CREDIT: University of New England, Armidale, New South Wales

CT촬영으로 가상모델 만들어 시뮬레이션

NYITCOM 해부학과 제이슨 버크(Jason Bourke) 조교수는 “현대인과 원시 혈거인의 신체적 차이는 네안데르탈인을 역사적으로 야만적이고 우둔하며, 거의 모든 면에서 현대인보다 열등한 부류로 특징짓게 했다”며, “그러나 그들의 식습관과 영적 믿음 및 행동에 대해 자세히 탐구하면 네안데르탈인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련됐으며, 얼굴 구조를 제외하면 오늘날의 인간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외모는 왜 그렇게 다른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연구팀은 정교한 컴퓨터 기반 시뮬레이션 등을 적용해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의 생리적 행동을 비교했다. 컴퓨터 단층 촬영(CT)으로 여러 개인에 대한 3차원 가상모델을 만든 다음 시뮬레이션을 통해 앞니로 음식을 물어뜯고 코로 차가운 공기를 호흡하는 등의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얼굴 반응을 재현했다.

이란의 자그로스 구석기 박물관에 있는 복원된 네안데르탈인 모습(왼쪽). 일본 국립 자연 과학 박물관에서 네안데르탈인(La Ferrassie 1)의 골격에 맞춰 개략적으로 복원한 모습(오른쪽).   Credit : Wikimedia Commons / ICHTO / Photaro

이란의 자그로스 구석기 박물관에 있는 복원된 네안데르탈인 모습(왼쪽). 일본 국립 자연 과학 박물관에서 네안데르탈인(La Ferrassie 1)의 골격에 맞춰 개략적으로 복원한 모습(오른쪽). Credit : Wikimedia Commons / ICHTO / Photaro

얼굴 돌출은 호흡 때문

연구팀은 이에 덧붙여 네안데르탈인보다 더 일찍 출현한 하이델베르크인(Homo heidelbergensis)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진화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실시했다.

버크 교수는 “하이델베르크인들은 우리에게 진화에 대한 나침반을 제공했다”며, “네안데르탈인들이 하이델베르크인들로부터 물려받은 특징과 자체적으로 진화시킨 새로운 해부학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접근법을 통해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하이델베르크인들로부터 물려받은 강한 눈썹 두덩을 무시하고 이들의 고유 특징으로 여겨지는 확대된 코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이론은 딱딱한 음식을 먹기 위한 무는 힘을 키우려고 얼굴 구조가 커졌다는 의견을 제시하나, 이번 연구팀의 CT와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연구 결과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활동량에 따라 코와 입의 조합으로 숨을 쉬는 현대인과 달리, 네안데르탈인은 주로 코를 이용해 숨을 쉬었으며, 이 기능으로 인해 얼굴 중간이 더욱 돌출되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섭씨 0도에서 호흡할 때의 기류 비교 시뮬레이션. 따뜻한 색은 따뜻한 공기, 차가운 색은 찬 공기를 나타낸다. 네안데르탈인의 비강과 얼굴 구조는 많은 양의 차가운 공기를 조절하는데 현대인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University of New England, Armidale, New South Wales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섭씨 0도에서 호흡할 때의 기류 비교 시뮬레이션. 따뜻한 색은 따뜻한 공기, 차가운 색은 찬 공기를 나타낸다. 네안데르탈인의 비강과 얼굴 구조는 많은 양의 차가운 공기를 조절하는데 현대인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University of New England, Armidale, New South Wales

다량 산소 흡입, 빙하시대 환경 적응에 필요

버크 교수는 “우리 데이터로 보면 네안데르탈인들의 호흡 공기 조절은 현대인보다 약간 비효율인 것으로 보이나 코를 통해 폐로 대량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능력은 현대인들보다 월등히 뛰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재현 결과 네안데르탈인들의 코는 현대인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의 공기를 폐로 수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큰 동물을 쫓고 사냥하는 격렬하고 활기찬 생활양태의 동력원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추운 기온에서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할 수 있는 능력은 네안데르탈인이 빙하시대 환경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멸종된 인류 종의 비강 통로 공기 흐름과 열 전달을 처음으로 비교 분석한 것을 비롯해 네안데르탈인의 무는 힘에 대한 기계적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처음 실시하는 등 해부학 분야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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