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9,2019

파킨슨병, 약 투입 방법 바꿔 효과

FDA 승인한 치료제 보급 확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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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의학자들이 수십년 동안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아직 이렇다 할 근본적인 치료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행동이나 사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 손이 떨리고 행동이 느려지며 근육이 뻣뻣해지는 이 병은 우리나라에서도 60세 이상 인구의 1.5%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는 해마다 5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현재 파킨슨병의 치료는 증세 완화를 위해 도파민의 양을 높여주는 레보도파(levodopa) 등을 투여하거나, 환자의 뇌에 전기자극을 주는 뇌심부 자극술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상태가 획기적으로 좋아지게 하지는 않는다

미국 켄터키대 뇌과학연구소는 최근 외국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레보도파를 소장(小腸)에 직접 투입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환자들의 운동장애를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얻었다고 ‘파킨슨병 저널(Journal of Parkinson Diease)’ 최근호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특별히 고안된 클레스[CLES (Duopa®)]라 불리는 겔 형태의 약물을 이동형 주입펌프로 투여해 약물 효과가 지속되게 했다.

“임상시험 참여 후 상태 좋아져 옷도 혼자 입어”

켄터키대 신경과 교수이자 뇌과학연구소 부소장인 존 슬레빈(John Slevin) 교수는 “우리 연구진은 임상연구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며, “이 새로운 방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운동장애가 줄어드는 등 증세가 현저하게 완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CLES의 이 같은 효과가 부분적으로는 안정적인 플라스마 형태의 레보도파를 직접 소장에 주입함으로써 위장을 거쳐서 갈 경우 위 근육이 약해진 파킨슨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줄여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CLES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 중에는 전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를 받아왔다는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16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아온 70세된 농부 마리온 콕스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다.

파킨슨병 환자인 마리온 콕스(왼쪽)가 존 슬레빈 미국 켄터기대 뇌과학연구소 부소장에게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의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그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 University of Kentucky

파킨슨병 환자인 마리온 콕스(왼쪽)가 존 슬레빈 미국 켄터기대 뇌과학연구소 부소장에게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의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그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 University of Kentucky

콕스는 “병원에서 자주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했지만 증세가 점차 악화되기만 해서 뭔가 잘못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몸이 휘청거리고 말을 하거나 음식을 삼키기가 더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두 딸과 두 손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자 그는 실의에 빠졌다. 그때 슬레빈 교수로부터 CLES에 대한 임상시험 소식을 듣고는 서둘러 참여했다.

3년 간의 임상시험 경험에 대해 묻자 그는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헸다. 그는 전보다 더 잘 돌아다닐 수 있고, 옷도 혼자서 쉽게 입을 수 있으며, 98만평의 농장에서 하루 종일 농사 일을 하며 보낸다고 한다.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파킨슨병을 앓기 전과 같지는 않지만 바느질도 꽤 합니다.”

시간 지날수록 높아가는 기존 치료약의 부작용 개선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들이 죽어감으로써 계속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떨림이나 행동이 느려지고 뻣뻣해지는 등의 증상으로 파킨슨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감각능력의 결함이나 인지력 저하, 수면문제 등 비운동적인 여러 가지 증상도 나타난다.

의사들은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는 있으나 무엇보다 이 병의 특징인 운동력 결함이 효과적인 치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로 꼽힌다. 왜냐하면 소화를 관장하는 근육들 또한 운동력 문제가 나타나 약의 분량과 투약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법 개발을 혼란스럽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뇌세포가 죽어가면서 처방약의 효과가 점차 사라져간다는 점이다. 레보도파는 발병 초기 운동력 결함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최고의 표준 약’으로 간주되지만 이 약을 4~6년 동안 경구 복용한 환자 가운데 40% 정도는 약의 효과가 점차 사라져 근육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운동장애’라는 성가신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어 치료받은 지 9년이 지나면 전체 환자의 90%가 이런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올해 1월에 CLES를 치료제로 승인했다.그 원료약품인 레보도파가 이미 안전성과 효과가 증명이 됐기 때문에 CLES는 앞으로 4~6개월 안에 널리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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