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탈카페인 커피, 어떻게 만드나?

100년 걸쳐 이어진 카페인 제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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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작 ‘파우스트’를 쓴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또 자연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철학자였다.

특히 커피를 즐겨 마셨던 그는 1819년 독일의 유기화학자 프리들리프 룽게 (Friedlieb Ferdinand Runge)에게 그리스 산 커피 열매를 보내 커피를 마신 후 왜 잠이 안 오는지 그 원인을 밝혀줄 것을 부탁한 바 있다.

그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2년이 걸렸다. 1821년 룽게가 커피 열매 안에서 쓴맛이 나는 하얀 가루 성분 카페인(caffeine)을 분리해내는데 성공한다. 이로 인해 룽게는 카페인 성분을 최초로 발견한 화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05년 독일에서 탈카페인 커피 기술개발이 시작된 이후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 탈카페 ⓒWikipedia

지난 1905년 독일에서 탈카페인 커피 기술개발이 시작된 이후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 탈카페인 커피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타 식품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Wikipedia

무해한 탈카페인 기술 최근에 개발 

흥미로운 사실은 룽게가 커피 열매에서 카페인을 발견한 이후에도 인류는 커피 안에 들어 있는 카페인을 계속 마셔왔다는 것이다.

커피 열매 안의 카페인 성분을 적정한 방법으로 분리해내기 위해서는 매우 예민하고, 특화된 카페인제거(decaffeination)기술과 설비가 필요했기 때문. 그러나 최근 기술발전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22일 ‘라이브 사이언스’는 지금 2개 업체가 탈카페인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기존의 처리 방식보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위스 워터(Swiss Water Decaffeinated Coffee Company)의 데이비드 캐슬(David Kastle) 부사장은 “많은 커피 업체들이 있지만 탈카페인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이 두 업체에 기술과 설비를 의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두 업체는 그동안 인체 유해성 등으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던 기술적 문제들을 새롭게 제거했으며, 새로운 차원에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카페인 커피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1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커피 상인이었던 독일인 루드빅 로젤리우스(Ludwig Roselius)는 1905년 우연히 바닷물이 흡수된 커피를 맛본 후 맛과 향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카페인이 일부 제거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그는 바닷물이 아니라 벤젠(benzene)을 용매로 사용해 커피 열매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화학적 처리 방식을 고안하게 된다.

그의 아이디어는 독일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특허를 취득하게 된다. 그가 운영하고 있던 커피회사인 ‘카레 HAG(Kaffee HAG)’에서는 이 화학처리 방식을 적용해 즉석 탈카페인 커피를 생산해 판매하게 된다. 최초의 인스턴트 탈카페인 커피였다.

이 커피는 미국으로 건너가 대형 식품회사인 제네럴 푸즈(General Foods)를 통해 ‘상카(Sanka)’란 브랜드로 판매됐다. 그리고 큰 인기를 끌었다.

 

탄산가스 추출법이 탈카페인 시대 주도 

그러나 용매로 사용했던 벤젠은 발암물질이었다. 동물실험을 통해 발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용매를 급하게 바꾸어야 했다.

대체된 용매는 에틸 아세테이트(Ethyl Acetate)와 메틸렌 클로라이드(Methylene Chloride)였다. 그러나 이 용매들 역시 논란이 있었던 물질이었다. 독성이 있는 데다 다량에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계가 마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이 공정에 쓰인 용매인 삼염화 에틸렌이 문제였다. 쥐 실험에서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용이 금지됐다. 이후 더 부드러운 메틸렌 염화물을 사용했지만 1981년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용이 중지됐다.

미 식품의약국(FDA) 역시 이 두 물질이 인체에 유해성이 있다고 보고 잔류 기준을 0.001%로 낮게 제한하고 있었다. 결국 루드빅 로젤리우스의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후 카페인 제거 방식은 원두에서 카페인 성분을 물로 씻어낸 다음, 물에 남아 있는 카페인을 숯으로 제거하는 종래의 물 처리 방식으로 되돌아가 100년에 이르는 시기를 이어가게 된다.

오랜 침묵을 깨고 새로운 개념의 탄산가스 추출법이 개발된 것은 1978년이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던 쿠어트 초젤(Kurt Zosel)은 자신이 개발한 카페인 제거 방식을 개발해 독일, 미국 등에서 특허를 취득한다.

이 방식은 자연에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 두 가지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갓 따낸 커피 열매를 물속에 넣어두면 세포에 기공이 열리고, 열매 안에 있는 카페인이 유동성을 띠게 된다. 이때 이산화탄소를 강한 기압으로 주입하게 되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이른바 스파클링 워터를 생성하게 되고 이 액체가 커피 열매 안에서 카페인을 녹여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크게 환영받은 것은 카페인은 녹여내지만 커피의 맛과 향, 그 밖의 요소들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열매에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다시 회수해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방식을 개발한 쿠어트 초젤은 이산화탄소가 커피 열매에 흡수됐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그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 자연과학자로서 그 원리를 커피에 적용해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탈카페인 커피들은 생산 방식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쿠처트 초젤의 신세를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라디오 공영방송인 ‘NPR’은 “초젤의 이 탈카페인 기술이 커피뿐만 아니라 카페인 성분을 지니고 있는 또 다른 에너지 드링크 등 음료 제품, 기타 다양한 식품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19세기 초 괴테가 커피의 잠 안 오게 하는 성분을 지적한 이후 약 200년이 지난 지금 식품 전반에 탈카페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의견달기(1)

  1. 이문환

    2019년 5월 2일 10:28 오전

    카페인이 분명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일부러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은 돈만 목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해지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