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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2-06-10

커피의 대안으로 어떤 디카페인차가 좋을까? 마차 라떼, 인삼차, 강황 라떼, 모링가 차, 디카페인 커피 등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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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고, 어떤 사람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커피를 즐기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커피 안의 카페인이 뇌를 자극해 집중력과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을 느끼며 진한 향과 함께 점점 커피에 중독되곤 한다.

커피 안 카페인은 뇌를 자극해 집중력과 성과를 높여준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실 커피 자체로만 보면 적당량의 커피는 오히려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가 심장병 및 일부 암을 포함한 질병의 위험을 낮춰준다는 결과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커피에는 풍부한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서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질환의 위험성을 낮춰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커피는 혈당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기에 제2 당뇨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커피가 지방간의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하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도 80%나 낮춰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카페인 차를 찾는 이유

문제는 커피 안의 카페인은 종종 불안과 수면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는 때에 따라서 혈압을 급상승시킬 위험이 있으며 대체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커피를 선천적으로 마시지 못하며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커피를 대체할 차를 찾곤 한다.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주로 약초 등을 이용한 차나 카페인 없는 커피와 같은 커피의 대안이 될 차를 찾고 있다. 예를 들어서 비트 뿌리자, 강황 차, 마차 라떼, 인삼차, 모링가 차, 디카페인 커피 등은 커피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차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섭취 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식물성 생리활성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말로 커피보다 안전하며 건강한 차들일까?

마차 라떼 그리고 인삼차

커피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무카페인 대안으로 마차(혹은 마카라고 부름) 뿌리 식물에서 추출한 마차와 분말 형태의 우유를 첨가한 마차 라떼가 이용된다. 과거 약재로도 쓰였던 마차(학명: Lepidium meyenii)는 페루의 안데스산맥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배추과 두해살이풀이다. 마차는 페루의 인삼(Peruvian ginseng)으로 불릴 만큼 건강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마차라떼와 비슷하게 전통적으로 약으로 사용되었던 또 다른 허브 종류의 차인 인삼차도 커피 대용으로 인기 있는 재료가 되어가고 있다.

마차 뿌리 © Vahe Martirosyan

하지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약리학 교수 마이클 하인리히 교수(Prof. Michael Heinrich)에 따르면 마차 라떼는 커피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마차 라떼는 커피처럼 각성제가 아니라는 이유를 제시한다. 즉, 커피처럼 에너지를 줄 수 없기에 커피의 대안으로 이용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또한 그는 마차 라떼가 커피보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7년 연구된 논문에 따르면 페루에서 2,000년 이상 음식과 약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차의 건강상의 이점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하인리히 교수는 마차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관련 연구 등에서 신뢰성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로 커피와 비교해서 마차 라떼가 더 건강한 차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강황 라떼

마차 라떼와 비슷하게 강황 라떼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강황 라떼는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이자 패션 디자이너, 사업가인 빅토리아 베컴(데이비드 베컴의 배우자로도 잘 알려져 있음)이 즐겨 마신다고 해서 유명해진 커피 대안의 차이다.

강황 가루 © 게티 이미지

강황은 생강과 식물로 커리의 주요 재료로 알려져 있다. 강황에는 항염 및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커큐민이 함유되어 있기에 인도 등의 남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요리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또한 커피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강황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하며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식단에 활용하곤 한다. 하지만 하인리히 교수는 강황 라떼또한 커피에 필적하는 에너지 부스트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레딩 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에서 영양학을 가르치는 샬롯 밀스 박사(Dr. Charlotte Mills)는 일부 연구에 따르면 강황이 전염병 및 암의 예방 효과를 보여주지만, 강황 라떼를 마시면 이러한 이점들을 느끼기 힘들다고 한다. 이는 일부 연구에서 나타난 효과를 얻으려면 강황의 양이 매우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레딩대학교 영양학 교수인 건터 쿠닐(Prof. Gunter Khknle)에 따르면 강황 라떼에 충분한 양의 강황을 첨가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이러한 생리활성 식물을 섭취할 시 유발되는 잠재적 독성 연구에 관해서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매우 우려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이 인슐린과 같은 특정 호르몬 관련 약을 복용하는 동안 강황을 섭취하게 되면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고 한다.

뉴캐슬 대학(University of Newcastle) 건강 과학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커스텐 브란드 박사(Dr. Kirsten Brandt)는 강황 라떼가 각성제같이 느껴진다면 아마도 커피와는 다른 이유로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강황에 관해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에 강황과 각성제 효과에 관한 증거는 거의 없으며 강한 색깔과 맛 때문에 강력한 플라시보 효과(Placebo: 위약 효과)를 통해서 각성제처럼 느낄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모링가 차

또 다른 커피 대체 차로 모링가(moringa) 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링가는 인도와 아프리카 등 아열대 기후에서 재배되는 나무로 흔히 300가지 질병을 치료해준다고 알려진 식물이다. 모링가 나무는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다양한 생리활성 식물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당뇨 및 고혈압 그리고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과 항암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모링가는 열매, 뿌리, 껍질 모두 먹을 수 있지만 주로 잎을 활용하여 차를 준비한다. 간편한 섭취를 위해서 모링가 분말에 우유와 함께 분말 형태로 혼합하여 차를 마시곤 한다.

모링가 잎 ©농촌 여성 신문

애버딘 대학교(University of Aberdeen)의 분자 영양학자 웬디 러셀 교수(Prof. Wendy Russell)는 모링가 나무는 기본적으로 마차처럼 맛이 있지 않기 때문에 차를 만들려면 모링가의 양이 매우 적게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강황의 경우처럼 소량의 모링가로는 어떠한 건강학적인 이점을 찾기 힘들다고 암시했다. 러셀 교수는 모링가 차의 섭취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극소량의 모링가로 건강학적 이점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그녀는 모링가 음료가 커피와 같이 각성 효과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는 디카페인 커피가 가장 안전한 커피의 대체자이다

카페인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화합물이다. 러셀 교수에 따르면 이 때문에 카페인이 없는 커피의 대안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강황과 모링가 등의 많은 식물엔 폴리페놀(polyphenol: 식물에서 발견되는 방향족 알코올 화합물의 일종으로 페놀 구조가 2개 이상으로 구성된 분자물질)이 들어있으며 이것으로 인해서 건강상의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폴리 페놀은 식물이 자외선 및 활성 산소 등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산화 물질이다. 하지만 이는 커피에서도 다량 발견된다. 러셀 교수는 커피에 들어있는 많은 좋은 화합물들이 과소평가 되고 있으며,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 이상의 생리 활성 화합물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디카페인은 현재까지 가장 안전한 커피의 대체자이다. © ncausa.org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커피의 대안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밀스 박사는 앞서 설명한 대로 강황, 마차 및 모링가라떼는 너무 적은 양을 섭취할 수밖에 없어서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건강 음료를 찾기 전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녀는 무카페인 커피를 원한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쿠닐 교수 역시 현재로서는 디카페인 커피가 가장 안전한 커피의 대체자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2-06-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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