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브라질 교통당국은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간 만성 교통정체 현상의 대안으로 고속철도를 선정하고 그 건설 사업에 참여할 업체들을 찾고 있다. 경부고속철의 개통과 한국형 고속철의 개발 성공으로 그동안 노하우를 축적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한국형 고속철의 해외진출 1호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채남희)은 브라질 교통당국과 공동으로 19일(화) 오후 1시 여의도 63빌딩 1층 이벤트 홀에서 한국형 고속철의 브라질 진출을 위한 ‘한국-브라질 고속철도 국제협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아폰소 까르네이로 필로(Afonso Carneiro Filho) 브라질 교통부 대외협력국장, 호세 프란시스코 다스 네베스(Jose Francisco das Neves) 브라질 철도시설공단(VALEC) 사장, 루이즈 안토니오 코센자(Luiz Antonio Cosenza) 브라질 교통부 광역철도(CBTU) 기술이사 등 브라질 교통 관계자 3명이 내한, 참석했다.
또 한국 측에서는 채남희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해 추병직 건교부 장관(해외 출장)을 대리한 이성권 건교부 물류혁신본부장, ‘철도로 세계로 의원포럼’의 문학진 열린우리당 의원,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최영락 한국공공기술이사회 이사장 등 내외 귀빈을 비롯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아폰소 국장 등 브라질 교통당국자 내한
상파울루·리우간 교통정체 고속철이 대안
이날 세미나에서 브라질 교통당국자들은 브라질의 교통현황과 연방정부의 철도 정책 등을 소개하면서 리우-상파울루간 고속철도건설사업에 우리나라가 개발한 시속 350㎞의 한국형 고속전철 시스템의 브라질 진출 가능여부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회식에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환영사를 대독한 이성권 건교부 물류혁신본부장은 “브라질은 고속철의 효용성을 인정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브라질 고속철도 국제협력으로 브라질에 우리의 고속철이 진출하면 브라질에 고품질의 고속철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학진 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 포럼은 철도를 이슈로 해서 모인 최초의 국회의원 모임이다”며 “14만㎞ 시운전을 마친 한국형 고속철은 이제 세계 시장 진출을 모색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지난해 남아공에 가서 철도가 민주화에 공헌한다는 사실을 느꼈다”면서 “브라질도 철도와 고속철을 발전시키면 룰라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민주화와 지역 간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채남희 철기연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늘 이 자리는 세계 4번째로 개발된 한국형 고속전철 HSR350x의 해외진출을 위한 논의의 장이다”고 밝히고 “브라질에서 350㎞/h의 고속열차시스템을 도입하면 남미에서는 물론 북미에서도 가장 빠른 열차를 운행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철도의 세계진출 전략은, 개발도상국으로서 도시인구는 많고 고속철도시스템에 드는 건설의 고비용을 어느 정도 감당할 여력이 있는 국가를 우선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며 “개발도상국에서 선호하는 DBOT(Design, Built Operate and Transfer) 방식으로 우리의 해외진출 전략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채 원장은 또 "브라질 정부의 상파울루-리우간 430km에 대한 고속철도 계획은 7년간의 건설, 43년간의 운영을 거치는 BOT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밝히고 ”우리가 만든 제안서는 이태리, 독일 등에서 조사한 타당성과 비교 분석되었으며 어느 정도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철도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1부 세션에서 ‘브라질의 교통현황과 연방정부의 철도 전망’으로 발제한 아폰소 브라질 교통부 대외협력국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한국과 같이 다이내믹한 국가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한다”며 “브라질의 모든 철도는 수출 때문에 항구와 연결되어 있고 남부지역 철도는 남미 지역 국가들과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는 남미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아폰소 국장은 또 “고속도로가 한창 건설될 때 철도는 매우 위축됐었다”고 설명하고 “룰라 대통령 정권이 들어선 후, 철도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어 철도에 대한 투자가 다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부터 철도에 대한 투자가 살아난 브라질 정부는 현재 철도를 다시 활성화시키려는 정책을 세웠다”며 “고속철도에 대한 정책도 새로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속철도사업의 추진현황과 시스템의 조건’으로 발제한 호세 브라질 철도시설공단(VALEC) 사장은 “브라질은 고속철도의 필요성이 있다”며 "브라질도 한국의 기술력과 투자를 통해 고속철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호세 사장은 “우리는 일본, 독일, 지멘스 프로젝트 가운데 이태리의 이타플란(ITALPLAN)사의 조사연구를 선정, 두 도시 간의 타당성 검토를 마쳤다”며 “그 결과, 승용차는 시간당 최대 운송능력 5명, 운행시간 약 6시간, 버스는 최대 75명에 약 7시간 소요, 비행기는 최대 120명에 약 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고속철에 대한 예상 기준은 중간역이 없을 경우, 412km/h, 상업속도는 280km, 한 열차당 855명의 운송능력, 매 15분간의 운행횟수 등이다”며 “고속철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 달러 기준으로 총 9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광역철도 현황과 전망’으로 발제한 루이즈 안토니오 CBTU 기술이사는 “브라질 정부는 계층 간의 차이를 없애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속철을 생각하게 됐다”며 “브라질 정부의 철도사업을 맡고 있는 CBTU가 상파울루-리우간 430km에 대한 고속철도 사업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라질은 2차 대전 후 자동차회사들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 철도사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며 “그러나 룰라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잘못을 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고속철도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2부 세션에서 ‘한국형 고속철도 시스템의 개발과 특성’으로 발제한 철기연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단 김석원 팀장은 “350km 시험주행 결과는 영국의 로이드 등록(Lloyd's Register UK)에 의해 승인됐다”면서“올 7월까지 총 316회의 시운전을 통해 14만 9천km의 마일리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고속철도사업에 대한 한국 경험의 활용방안’으로 발제한 한양대 서선덕 교수는 “투자 타당성 조사를 하러 브라질에 간 결과, 지역 간 여객철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반면에 한국은 다양한 철도사업을 통해서 한 단계 높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 서 교수는 “보고서는 올 10월에 최종적으로 완성된다”며 “브라질에서 시행 발표가 나면 곧바로 제안서 작성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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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06-09-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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