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가?”
매년 노벨과학상이 발표되는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이와 같은 탄식이 나라를 뒤덮는다.
이웃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실적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일본은 20여개의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일본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유년시절부터 과학을 실생활에 가깝게 대하도록 과학문화 대중화를 유도했다는 점을 노벨상 수상 저력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 생활 속에서 과학을 접하던 문화가 호기심을 가지고 장기간 과학을 연구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도 과학의 대중화를 정부가 선도하며 장기간 연구할 수 있는 기초과학의 기본 토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민간 과학문화상품 지원 통해 과학대중화 이끌어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과학문화산업 혁신성장전략’은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같이 기초과학의 기틀을 단단히 마련하고 시민과학의 토대를 쌓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2018 우수과학문화상품'은 혁신 성장전략의 민간과학부문 지원의 첫 사례로써 대중과학 확산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찌감치 근대과학문명을 받아들이며 세계대전을 치른 일본은 패전 이후에도 끊임없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일본뿐이 아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 시민들의 과학 대중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을 생활 속에서 받아들이며 이해하고 연구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시민들이 많을수록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실시한 '과학기술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2000년 첫 조사를 실시한 이래 최고치(34.4점)를 달성했고, 관심도도 최근 들어 전 계층에서 고르게 상승하고는 있으나, 아직 미흡한 상태다.
특히 과학기술에 대한 성인들의 관심도는 지난 2018년 39.2점으로, 2016년 37.6점에 비해 다소 상승하였으나, 2012년 49.0점, 2014년 46.3점 등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미국 성인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2016년 기준 63.7점 임을 감안할 때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시민들이 과학문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우리도 학교 과목에서 배우던 어려운 과학이 아닌, 일상 생활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쉽고 즐거운 과학이 필요하다.
과학대중화, 일상생활에서 쉽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해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우수과학문화상품 9점은 이러한 면에서 혁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췄다.
먼저 과학문화 체험서비스 분야에 선정된 카오스 재단의 과학콘서트 ‘카오스 콘서트’는 과학문화 대중화를 선도한 독보적인 과학체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카오스 콘서트’는 음악과 연극, 공연, 토크쇼 등을 결합해 대중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과학 강연을 선사하며 대중과학 강연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의 과학 교육도 중요하다.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교육용 로봇, 과학코딩 교육키트 등 4점이 선정됐다.
특히 올 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필수교육과목이 된 코딩교육과 관련하여 논리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본연의 취지에 맞는 교육 과정과 교재가 필요하다.
㈜과학상자 ‘스마트코딩 level-3’은 코딩교육과 기계 원리교육을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흥미와 개념 교육을 동시에 잡았다.
㈜럭스로보 ‘스마트 코딩토이 MODI Expert Kit’는 모듈형 컴퓨팅 교구 키트를 개발해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
㈜포디랜드 ‘4D메카트로닉스’는 수·과학적 원리 기반 및 3차원 곡선처리가 가능한 메이커 교육용 융합 과학 교구를 제작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로보티즈의 “DREAM Ⅱ SMART Ⅲ Mini Premium”은 놀이 활동에 최적화된 프로그래밍 교육 로봇을 통해 과학교육의 흥미를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과학은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제품 중에는 유명 과학 크리에이터의 유튜브 시리즈 영상도 있다.
‘과학쿠키(Science Cookies)’는 늘 궁금하지만 답을 알기 어려웠던 과학 원리를 알아가는 과학 유튜브 채널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과학인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뮤지컬을 연출해온 ㈜그래피직스의 ‘허풍선이 과학쇼’도 이번에 선정된 우수과학문화상품 중 하나다. ‘허풍선이 과학쇼’는 흥미진진한 역사 속 과학 위인들이 나타나 신선한 시각에서의 과학 공연을 선보이며 인기몰이 중이다.
㈜긱블의 과학과 공학을 대중문화와 융합한 과학영상 트랙은 많은 콘텐츠들 중에서도 공상과학 영화에서 봤을 법한 신기한 발명품을 실물로 제작해 보여주는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주)갈다'와 '조경철 천문대'가 함께 기획한 천체관측 프로그램 ‘조경철 천문대x갈다’ 등 독특하고 신선한 과학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을 과학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문화상품 공모전 담당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민간 부문의 과학문화상품 시장 여건이 열악하다”며 “공모전으로 시작해 점차 인증제 형태로 발전시켜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좋은 상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밝혔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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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2-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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