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여름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3년간의 기상이변처럼 이른 더위가 찾아온 이유다.
APEC 기후센터는 2021년 6월부터 11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다소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동아시아 전역의 기온과 강수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올해 여름도 뜨거워진 지구를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고안하고 있다.
그중 도시녹화는 도시 지역의 기후 변화에 효과적인 시나리오로 손꼽힌다.
도시녹화는 도시 지역 중 일부에 녹지배치 및 녹지망형성 등을 통해 녹지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밀화된 도시에 녹지가 늘어나면 열섬현상 감소시키고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네이처지에는 도시녹화의 냉각 비용 절감, 대기 중의 CO₂ 격리, 녹수 가용성 등의 측면에 이점을 정량화한 평가결과가 게재되어 관심을 모은다.
도시녹화의 이점
EU 공동연구센터의 엠마누엘(Emanuele Quaranta) 박사는 유럽 전역의 도시녹화의 이점을 정량화한 평가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 평가를 위해 연구진은 먼저 30년 전 EU컨텍스트에 적용된 메타 모델의 GIS 구현을 결합하여 불침투성 표면 1㎡를 녹지화로 변환했을 때의 이점을 정량화하고, 비용과 편익 등 경험적 정량화와 결합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결과에 따르면 유럽 도시 표면의 35%(약 26,000km² 이상)을 녹화하면 연간 55.8Mts의 온실가스 배출을 방지하여 여름철 건물 냉각에 대한 에너지를 연간 최대 92테라와트시(TWh)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약 10km에 1년~3년간 투과된 빗물이 현재 도시 유출수의 약 17.5%가 녹수로 전환되어, 수질 오염과 도시 홍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도시 표면의 녹화는 여름철 기온을 약 2.5–6°C까지 낮추어 40년 동안 2,210억 유로의 NPV(순현재가치; Net Present Value)를 갖는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도시 열섬 현상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감소 효과가 있다.
엠마누엘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도시녹화로 인한 생물 다양성, 수질, 건강, 웰빙 및 기타 측면 등에 관련된 추가적인 이점을 수익화하지는 않았지만, 정량화된 가치에 연계하여 분명히 부가적인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밝혔다.
게다가 26,000㎢의 유럽 도시 표면을 녹화하는 비용은 유럽 도시 거주자당 약 60유로 정도로 추산된다. 반면, 녹화로 얻는 NPV는 꽤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표면 온도의 감소를 통해 대기 온도를 약 50% 낮추면서 얻는 NPV가 40년간 약 2,100억 유로, 건물의 냉방 에너지를 연간 약 92TWh 줄여서 얻는 NPV가 40년간 약 3,640억 유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얻는 40년간의 NPV가 250억 유로, 이밖에 연계된 다양한 수익 혜택은 1,323억 유로로 추정된다.
즉 녹화로 수익화된 가치 대비 도시녹화에 소요되는 비용에 절반에도 미치지 않으니 도시녹화는 효율적인 이상 기후 대응 시나리오라는 결론이다.
지구를 위해 지금 해야 하는 일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오염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났지만, 역으로 인간에 의해 이상 기후 현상을 수정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상 기후의 영향 요인을 밝혀, 줄이거나 확충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시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녹화는 광범위한 지역에 관리 조치로써 오랜 기간 상당히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개발 패러다임이 아닌 일반적인 방수막과 배수층 위에 식생 토양을 얹는 이른바 ‘녹색지붕’은 도시의 불침투성 표면을 쉽게 녹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다. 최근에는 국가별, 지역별 특색을 내세운 다양한 형태의 도시녹화 방법이 고안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가로수와 녹지대를 내 나무로 입양하여 관리하는 ‘나무돌보미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도시 열섬현상 완화, 녹지공간 확충, 소음 저감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가로수를 주민이 직접 관리하는 주민참여형 도시환경 조성 사업의 일환이다.
돈의문 박물관마을 내 서울도시건축센터 등 인접 건물 5개 동에 수직정원을 조성하여 도시녹화의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했다. 수직정원은 벽면녹화뿐만 아니라 옥상녹화(녹색지붕), 발코니녹화 등 입체적이며 방법을 포괄한다. 영국의 런던시는 ‘런던플랜 2050’을 통해 녹색지붕과 벽면녹화, 바이오솔라(Biosolar)의 방법을 동원하여 런던의 50%를 녹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도시녹지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 더는 미루면 안되는 일이며, 동시에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엠마누엘 박사도 정량적 결과 도출을 통해 “도시녹화는 기후 변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의제로서, 다기능의 효율적 비용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김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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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6-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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