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지난 9일 2025년 과학계가 주목해야 할 인물 3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과학 연구와 정책을 바꿀 3인을 소개한다.
마크 톰슨: CERN의 새로운 수장
마크 톰슨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차기 소장이 2025년 주목해야 할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톰슨 신임 소장은 파비올라 지아노티 현 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5년 말 새로운 수장으로 역임할 예정이다. 톰슨 소장은 1990년대에 주요 실험을 CERN에서 진행해왔다. 지아노티 소장과 함께 2012년 대형강입자가속기(LHC)에서 힉스 보손을 발견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지하중성미자실험(DUNE) 시설의 공동 리더이자, 대변인으로도 역임했다. 영국인 물리학자가 CERN의 수장을 맡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톰슨 소장이 해결해야 할 일은 많다. 우선 미래원형가속기(FCC)에 대한 관계국 간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현존 최대의 입자가속기는 스위스 제네바 CERN 본부에 위치한 거대강입자가속기(LHC)다. 입자가속기는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충돌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거나, 초기 우주를 재현하는 등 물리학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다. LHC는 둘레가 27㎞에 달하는 거대 장치다.
하지만 CERN은 LHC보다 3배 이상 길고, 최대 출력은 7배 이상 높인 새로운 가속기, FCC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FCC 건설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1단계에만 170억 달러(약 24조 원)의 예산이 든다. 톰슨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해진 정치적 상황, 가장 큰 재정 기여자지만 FCC 건설에 회의적일 독일 정부 등 환경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에마 호드크로프트: 페소플렉서스 공동창립자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대항력을 높일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한 에마 호드크로프트 스위스 베른대 교수도 내년 주목해야 할 인물로 뽑혔다. 에마 호드크로프트는 유전자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페소플렉서스(Pathoplexus)를 개발, 지난 8월 세상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데이터베이스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젠뱅크(GenBank)였다. 다만, 젠뱅크의 한계는 ‘오픈액세스’다. 누구나 무료로 무제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되려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인정되기 어렵다. 대안으로 등장한 국제인풀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인기를 끌었다. 약 1,700만 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시퀀스를 보유하고 있다. GISAID의 경우 데이터의 소유권을 인정하지만, 사용 조건 위반자가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강력한 정책을 썼다.
페소플렉서스는 두 데이터베이스의 중간 정도의 전략을 세웠다. 데이터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최대 1년간은 명시적 허가 없이 과학 출판물의 주요 초점으로 해당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그만큼, 원소유자는 자신의 논문을 심사숙고하여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
현재 페소플렉서스에는 4개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 정보가 집중적으로 담겨 있지만, 2025년엔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연구자들이 공중 보건에 중요한 바이러스와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을 공유하게 되길 바라고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를 식별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변화를 추적하고, 백신을 설계하는 모든 과정에서 빠른 유전 서열 공유는 필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주요 과학기술 정책 변화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2025년 과학계가 주목해야 할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동안 과학자와 과학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공약을 내놨다. 이미 집권 2기 취임 첫날 최소 25개의 행정명령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2025년 1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임기 시작 첫날, 파리 기후협정 탈퇴 절차를 시작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의 위험을 부인하는 동시에 미국 내 화석 연료 생산을 늘리는 경제적 이점을 우선시해왔다.
또한 인공지능 개발 분야의 파장도 예상된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한 행정 명령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위 행정 명령은 인간이 파생한 데이터로 훈련받은 AI 모델이 차별적 결과를 출력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명령이 AI 혁신을 방해한다고 지적한 만큼, 큰 파장이 예상된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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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12-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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