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의 소형화 추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과 텍사스대학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3D프린터 프로토타입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LSA(Nature: Light: Science & Applications)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3D프린터는 지름이 약 24.26㎜로 대략 동전 크기다. 내부에는 가동 부품이 없는 대신 가시광선으로 경화되는 액체 수지와 가시광선 발광칩이 내장돼 있어 단 몇 초 만에 MIT 로고를 제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제안이 아직은 초기 단계의 프로토타입이지만, 3D프린터가 소형화되면 잠재적인 응용분야가 많다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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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소형화의 핵심은 비기계식 광경화
3D프린터 종류는 필라멘트 압출식, 광경화 수지 조형식, 선택적 소결식, 잉크젯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이 제안한 것은 광경화 수지 조형식에 실리콘 광자공학과 광화학 분야를 결합한 ‘칩 기반 3D프린터’다.
연구팀은 ‘덩치 큰’ 3D프린터와의 차이점은 기계식 플랫폼의 유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3D프린터에 내장된 복잡한 기계부품들과 레이저 경로 시스템을 제거하고, 이를 칩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무거운 기계를 휴대 가능한 소형 디바이스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본체 안에 가동하는 기계부품 부품 하나 없이 단 하나의 칩으로 구성돼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 칩이 초소형 3D프린터 개발의 핵심인 셈이다. 이 칩은 원하는 형태의 가시광 홀로그램을 수지(resin) 용기 안에 방출하여 수지의 선택적 강화를 유도하며 3D프린팅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실리콘 포토닉스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자외선이나 가시광 파장에서 작동하는데, 파장 경로의 손실이 적어서 장치 특성과 크기에 따라 호환이 쉽다. 이에 착안한 연구진은 실리콘 포토닉스 칩을 챔버 바닥에 배치하고, 가시광 3D 홀로그램을 상향으로 방출하여 원하는 형태로 수지가 선택적 고체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조리개에서 방출되는 빛의 위상 및 진폭을 정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조리개의 픽셀에 가시광 통합 광위상 배열을 포함하는 2D 그리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강현실 구현에 쓰이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유사한데, 광 위상 배열 기반의 픽셀들이 적절한 진폭과 위상을 가진 빛을 방출하도록 인코딩되어 홀로그램 이미지를 형성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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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혁신이 된 3D프린터
3D 프린팅 기술은 전통적 제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기존 생산기술로 제작이 어려운 복잡한 부품이나 제품을 빠르고 정밀하게 제작하고,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사용하면서 디자인의 자유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기술 시장조사 업체인 Vantage Market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3D 프린팅 시장은 향후 8년간 연평균 18.4% 성장하여 2032년까지 68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량 맞춤 생산을 위한 3D 프린팅 활용과 신흥 경제권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3D 프린팅 원료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초소형 3D 프린팅 프로토콜을 제안한 연구팀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포토폴리머 부품과 원료의 발달이 ‘완벽한 초소형화’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을 공동 집필한 소라브 사하 애틀란타 조지아공대 교수는 “3D 프린터가 제조업의 혁신을 가져왔다면, 이것의 소형화는 의료기기 부품과 항공·자동차·선박 모빌리티, 건축 등 다양한 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제조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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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제안한 초소형 3D 프린터는 미래의 청사진과 향후 연구개발 과제와 방향을 남겼다.
젤레나 노타로스 MIT 전기공학과 연구원은 “이 시스템은 3D프린터가 무엇인지, 그 역할에 대한 명백한 정의”라고 말했다. 미래의 3D 프린터는 더 이상 실험실 벤치에 놓여 물체를 만드는 큰 ‘짐’이 아니라 손에 들고 휴대하며 필요할 때 즉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길이 멀다면서, 이번 연구의 한계를 밝혔다. 이 장치로는 독립적인 수지 층을 인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입체적으로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평평한 물체를 인쇄하는 데 그쳤다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향후 연구팀은 3D프린터의 가시광 홀로그램에 대한 연구를 고도화하여 ‘일필휘지(一筆揮之)’같이 한 단계만으로 3D 프린팅이 가능한 칩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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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7-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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