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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민아 객원기자
2020-05-19

기후 변화가 생명체의 소리를 뒤바꿨다 기후 상승과 바닷물의 산성화에 흔들리는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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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해빙 면적은 1978년 이후 매 10년간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바닷물의 수온과 염도가 변하고, 해양순환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위키피디아

기후 상승은 해빙면적을 감소시켜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이에 따라 급격한 기후 변화를 일으며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자연 생물들이 내는 소리를 변화시켜 생태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바닷물의 산성화 역시 자연의 소리를 뒤바꾸고 있다.

미국의 생태학자 버니 크라우드(Bernie Krause)와 그의 동료들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후의 변화가 자연의 소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이 5000시간 이상 자연의 소리를 녹음한 결과, 북부 캘리포니아의 슈가로프 리지 주립공원의 봄은 겨울비로 불어난 개울물과 콩새류, 딱따구리, 매 등의 새가 왁자지껄 떠들어대던 곳이었지만 2015년부터는 조용해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가뭄 때문이었다.

기후 변화는 생물들이 노래하고 소리를 내는 시간과 장소를 변화 시켜 야생 생물들이 짝을 끌어들이고, 포식자를 피하고, 방향을 잡는 것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생물들이 자신의 소리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 윤리학자 피터 나린스(Peter Narins)는 198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 루키요 산맥에 사는 코키 개구리는 고도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코키 개구리의 경우, 높이 올라갈수록 크기가 더 컸고 소리는 더 낮고 더 길고 더 느렸다.

하지만 2006년 그가 산을 다시 올라갔을 때 개구리는 더 작았고 개구리의 소리는 더 짧고 높은 소리를 냈다. 그건 같은 장소에 있던 개구리가 시원한 곳을 찾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금세기 말까지 수컷 코기 개구리의 소리는 17% 더 짧아질 수 있고 12% 더 작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암컷 코키 개구리들이 잠재적인 짝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거나 짝을 찾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푸에르토리코의 엘윈케 국립 숲의 코키 개구리, 덴마크 북부의 새, 뉴질랜드 화이트아일랜드 해안의 딱총새우, 남극의 청고래, 그리고 인도 남부의 크로제트 군도의 킹펭귄은 환경 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 ⓒMatt McCann / New York Times News of April 21, 2020)

덴마크의 새들 역시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생태학자인 앤더스 몰러(Anders Moller)는 새들이 1980년대 후반에 비해 2010년 봄에는 거의 4피트 높은 곳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밝혔다. 그는 그 원인으로 그 지역의 기후 변화를 꼽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지역의 여름 기온이 20% 상승했고 강수량은 30% 증가했다. 또 다른 연구들은 이곳의 봄이 다른 유럽 지역들보다 더 빨리 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봄이 빨리 찾아온 탓에 나뭇잎들이 더 일찍 잎을 피면서 초목이 빽빽해짐에 따라 새들은 노래의 전파를 방해받지 않기 위해 더 높은 곳을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이 노출된 채 앉아 있는 새는 매에게 잡힐 위험이 더 높다는 문제가 있다.

킹펭귄은 혼잡한 군락지에서 짝과 새끼를 찾기 위해 청각적 신호에 의존한다. 그들은 악천후의 날씨에는 더 많은 소리를 내고 음절을 추가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킹펭귄은 악천후의 소음에 완전히 대항하지는 못하고 짝을 찾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해 리옹 대학과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의 행동생태학자 티에리 렝가뉴(Thierry Lengagne) 박사는 “소음이 동물들의 정보 차별 능력을 감소시킨다”라고 말했다.

산성화된 바닷물도 바다 동물 소리에 영향

또 하나의 전 지구적 문제는 바닷물의 산성화이다. 바닷물이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해양을 산성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해양 생물의 소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먹이를 굴복시키기 위해 발톱을 빠르게 닫아 큰 소리를 내는 딱총새우의 소리가 산성화된 바닷물 때문에 부드럽게 바뀌어 버렸다.

해양 생물학자 이반 나겔커켄(Ivan Nagelkerken)은 “바다 산성화가 큰 소리를 만드는 그들의 능력을 완전히 빼앗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여전히 큰 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성화된 바다가 물리적으로 새우를 손상시켰다기 보다 그것들의 신경계에 작용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해 적절한 서식지로 이동하기 위해 새우의 소리에 의존하는 어류 유충 같은 유기체들은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래의 소리 역시 해양 산성화로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들의 노래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생물 음향학자인 엠마뉴엘 르로이(Emmanuelle Leroy)는 “산성이 높은 물에서는 저주파 소리가 더 전파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 이유로 "고래의 소리가 더 잘 전파되면 그렇게 크게 부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름엔 사정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이면 온난한 남극의 빙산이 분해되며 크게 갈라지는 소리가 난다. 기후 변화가 빙상 분해를 더 많이 불러일으켜 그 소음이 더 증가되면, 남극의 청고래는 빙산이 분해되면서 나는 소리를 뛰어넘기 위해 그들의 소리를 더 높여야 할지 모른다.

 

김민아 객원기자
g-story@naver.com
저작권자 2020-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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