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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심재율 객원기자
2020-01-03

식단 바꾸면 정자 활동성도 변해 스웨덴 린셰핑 대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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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 년 동안 사람에게 나타난 나쁜 트렌드 중 하나는 비만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과 함께 정자의 활동성이 급격히 둔화됐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동물실험에서는 부모의 식생활이 새끼들의 정자 활동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스웨덴 린셰핑 대학(Linköping University) 연구팀은 사람의 경우에도 정자의 활동성과 음식물이 연관성이 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람의 정자도 식생활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PLOS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정자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정자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진단 방법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논문의 주 저자인 린셰핑 대학의 아니타 외스트(Anita Öst)는 “식생활을 바꾸면 1~2주 후 정자의 활동이 눈에 띌 정도로 변화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정자의 질은 몇 가지 환경적, 생활적 요인에 의해 손상될 수 있는데, 그중 비만과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은 정자의 질을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위험 요인이다.

연구팀은 유전 물질인 DNA 서열이 바뀌지 않더라도 물리적 특성이나 유전자 발현 수준의 변화를 수반하는 후생유전 현상에 관심을 가졌다. 후생유전적 변화는 정자나 난자를 통해 부모로부터 자손으로 이전될 수 있다.

남성의 정자 ⓒ 위키피디아
남성의 정자 ⓒ 위키피디아

아니타 외스트는 2014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짝짓기 직전에 설탕을 과도하게 먹은 수컷 초파리들이 과체중이 된 새끼들을 더 자주 낳는다는 것을 발표한 적이 있다. 생쥐에 대한 유사한 연구는 tsRNA로 알려진 RNA의 작은 조각이 다음 세대에 나타나는 후생유전현상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RNA 조각들은 인간, 초파리, 쥐를 포함한 여러 종의 정자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이들의 기능은 자세히 조사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정자에 있는 RNA 조각이 후생유전현상에 관련될 수 있다고 추측해 왔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

설탕 먹은 초파리는 과체중 새끼 낳아

이번 연구는 사람의 경우도 건강한 식단으로 바꾸거나, 설탕을 많이 먹으면 남성의 정자에 있는 RNA 조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 연구는 15명의 정상적이고 흡연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젊은이들은 2주 동안 연구팀이 제공하는 식단을 섭취했다. 처음 1주 동안 식단은 건강에 좋은 북유럽 영양 권장사항(Nordic Nutrition Recommendations)에 맞게 제공됐다. 2주 째로 접어들면서 연구원들은 매일 약 3.5리터의 탄산음료나 450그램의 과자를 섭취했다.

건강식단을 섭취하기 전 연구 시작 때 실시한 조사에서 참가자 3분의 1이 정자 운동성이 낮았다. 운동성은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 중 하나이다. 연구에서 정자 운동성이 낮은 사람들의 비율은 보통 사람들의 운동성 비율과 일치했다.

연구원들은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자 모든 참가자들의 정자 운동성이 정상범주 안에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했다. 탄산음료와 과자를 첨가한 두 번째 주가 지난 후의 조사에서도 활동성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 연구는 정자 운동성이 단기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식단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아니타 외스트는 발표했다.

설탕을 많이 먹은 초파리의 정자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지만, 아니타 외스트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도 역시 설탕이 남성 정자의 질을 급격히 변화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번 실험에서 나온 데이터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또한 정자의 운동성과 연결된 작은 RNA 조각들도 변화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정자와 RNA 조각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험관 수정 동안 정자의 질을 측정하는 새로운 진단법에 RNA 코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20-0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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