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한 클라미디아 검진법이 나왔다.

클라미디아는 성교를 통해 직접 감염되는 성 매개성 질환(STD)으로 가려움증과 배뇨통 등이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성병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바이오멤스(BioMEMS)연구실 연구진은 최근 열린 미국 임상화학회 연례대회 및 임상 랩 엑스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높은 정확도로 클라미디아를 검출해 내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고 소개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기기와 달리 쉽고도 값싸게 이 질환을 진단할 수 있어 유병률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사람들은 감염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감염됐는지의 여부를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여성의 생식기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여성의 30%가 골반염을 앓고, 골반염은 불임, 전신쇠약, 만성 골반통을 비롯해 생명을 위협하는 전위성 임신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로 구동, 스마트폰으로 검체 처리

지난 10여년 간 보건담당자들은 핵산증폭법(NAAT)이란 고감도 진단법을 활용해 클라미디아 검진프로그램을 확산시켜 왔다. 그러나 NAAT는 의사의 진료실이나 건강박람회, 학교진료실 및 성 보건 봉사활동용으로 현장에 설치해 쓰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검사비도 비쌌다.

이런 상황에서 존스홉킨스대 바이오멤스(BioMEMS) 연구실 제프 차-훼이 왕 박사팀은 현장에서 클라미디아를 진단해 샘플 준비, DNA 증폭, 자료처리를 모두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커피잔 크기의 값싼 NAAT 플랫폼을 처음으로 개발해 냈다. 모비랩(mobiLab)으로 명명된 이 장치는 배터리로 구동되며, 면봉으로 성기에서 샘플을 채취해 미세유체공학을 활용하는 카트리지에 넣으면 클라미디아 균의 DNA를 검출해 낸다. DNA 분석장치는 스마트폰과 통합돼 있어 사용자가 기기를 조정해 앱으로 간단하게 검체를 처리할 수 있다.

검사 정확도 높고, 비용은 검사당 10달러 정도

그러면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 모비랩 개발자들은 클라미디아에 대한 정평 있는 표준검사(the Gen-Probe Aptima Combo 2)의 분석 결과와 모비랩의 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환자 20명의 샘플에 대해 두 장치 모두 10개씩의 양성과 음성 반응을 나타내 같은 결과를 보였다. 이것은 모비랩이 NAAT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욱이 검사 비용도 비슷한 다른 상업용 카트리지를 대량 구매했을 때보다 2달러 정도가 싸 한 검사당 10달러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이 장치는 수많은 간이 건강검사소 등에 공급돼 더 많은 클라미디아 위험군 남녀에게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약문 저자의 한 사람이자 존스홉킨스대 박사과정에 있는 신동진씨는 “현재는 이렇게 멋지고 감도가 높으며 특별한 분자 분석장치를 실험실에서 극소수의 미생물을 검출하는데 쓰고 있다”며, “이 분자진단 기술을 임상에 적용해 의사들에게 좀더 빨리 정확한 결과를 전달할 수 있다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클라미디아 감염자에 대한 진료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