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7-04

직접 접촉 없이도 감정 전이된다 네트워크 통해 상대방 감정 조절 가능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감정을 나타내는 영어단어인 'Emotion'은 일종의 운동(motion)으로, 밖으로(e-, out) 향하는 운동을 말한다. 그래서 처음에 이 단어가 일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소란 또는 소요를 의미했다. 대기에서 emotion은 천둥이었고, 사람들이 느끼는 요동치는 경험도 emotion이었다.

그러다 1650년대에 이르러 emotion은 강한 감정(strong feeling)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1800년대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감정(any feeling)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변해왔듯, 감정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과거 개인의 감정 그 자체에만 집중한 것과는 다르게 현재 감정과 관련된 연구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직접 접촉 없이도 네트워크를 통해 전염된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를 통해 발표된 애덤 크레이머(Adam Kramer) 페이스북 코어 데이터 사이언스(Facebook Data Science) 팀, 제이미 길로리(Jamie Guillory)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The California State University) 교수, 제프리 핸콕(Jeffrey Hancock)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사람의 감정은 전이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는 표본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평가되었다. 최근 68만명이라는 거대한 표본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 바로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서이다.  ⓒ ScienceTimes
사람의 감정은 전이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는 표본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평가되었다. 최근 68만명이라는 거대한 표본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 바로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서이다. ⓒ ScienceTimes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네트워크를 이용한 대규모의 감정 전이가 이루어진다는 실험적 증가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대규모의 통제된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과학적 타당성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표본 수를 늘리고 통제된 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극히 어려운 일이다.

이 실험에 참가하게 된 피험자 수는 68만9003명으로, 2012년에 1주일간 실시되었다. 연구팀은 뉴스피드에 뜨는 포스트의 노출 확률과 빈도를 조절함으로써 정서적 자극이라는 요소를 정량적인 변인으로 만들어 통제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네트워크 차원의 감정 전이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였다.

그 결과 긍정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접하는 빈도가 감소한 사람들은 긍정적 게시물을 더 적게 게시하고 부정적 게시물을 더 많이 게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게시물을 접하는 빈도가 감소한 사람들은 긍정적 게시물을 더 많이 게시했고 부정적 게시물을 더 적게 생산하였다.

이는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표현한 감정이 읽는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적인 접촉이나 비언어적인 신호가 전혀 없어도 감정이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뇌 훈련으로 인위적인 감정 조절 가능

감정의 전이는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에는 '공감'을 담당하는 특정 영역이 따로 존재하고 있을까. 만약 이 영역이 존재한다면 영화에서 처럼 인위적으로 조절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된 조르지 몰(Jorge Moll)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도흐 교육연구센터(D'Or Institute for Research and Education)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25명의 뇌를 스캔해 특정 감정 이입에 따라 뇌 활동이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하였다.(원문링크)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먼저 참가자들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도발적인 질문을 계속 던졌고, 이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그들의 뇌 활동을 스캔하였다. 이 데이터는 소프트웨어로 보내져 일정 패턴이 형성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참가자들 중 '공감' 능력이 높아진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뇌보다 선명한 감정 패턴이 뇌에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 나아가 지속적인 뇌 훈련이 진행된다면 전에 없던 공감 능력이 새로 생기거나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되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적 감정이 부족한 인간의 의식을 인위적으로 친사회적인 성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뇌 훈련을 통해 애정이나 부드러움 같은 감정을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7-04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