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14세 소년이 모친에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을 찌른 사건이 있었다. 중학생이지만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이 소년은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ADHD는 단순히 과잉행동을 보이고, 주의가 산만하다고 해서 내려지는 병명은 아니다.
아직까지 ADHD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유전적·발달학적 요인 △임신 중 흡연·음주·그 외 약물들에 대한 노출 △도파민이나 아드레날린 시스템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ADHD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ADHD의 원인에 대해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간접흡연이나 휴대폰 사용, 어린이집에 오래 있는 것도 ADHD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집 오래 보낼수록 과잉행동 많아져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요즘에는 일찍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를 보육원에 오래 맡길수록 ADHD를 포함하는 행동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에 의해 발표되었다. 맞벌이 부부가 고민에 빠질만한 연구 결과이다.
연구팀은 취업한 엄마가 자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보육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아이일수록 행동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이는 행동문제 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에서도 문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아이가 어머니와 보낸 시간이 행동문제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육원에서 보낸 시간이 긴 아이만큼은 과잉행동을 포함한 행동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해당 가정과 교사의 시선을 통해서라도 명백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비스페놀 A 노출되어도 부정적 영향
ADHD의 원인에 대한 연구는 멀리는 가족력부터 가까이는 아이의 곁에 있는 물건에 대해서도 이루어진다. 최근 플라스틱에 함유된 비스페놀 A 성분에 노출된 아이들의 경우,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일부 플라스틱 제품 등에 함유되어 있는 비스페놀 A가 아동의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처음으로 밝혀냈다. 비스페놀 A는 산업 화합물로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에 함유되어 있다.
연구팀은 2008년과 2009년에 서울, 성남, 인천, 울산, 연천 등 5개의 대표지역에서 선정된 초등학교 3~4학년 1089명을 대상으로 인지, 주의집중 및 학습 기능들을 직접 평가하였다. 또한 환경독성물질에 대한 노출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소변검사를 통해 비스페놀 A 농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소변의 비스페놀 A 농도가 10배 높아질수록 아이의 불안·우울 수치는 107%, 사회성 문제는 122%, 집중력 문제 수치는 93% 증가하였다. 이와 반면에 읽기 능력은 41%, 쓰기 능력은 31%, 계산 능력은 43% 감소하였다. 이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있지 않다.
하지만 연구팀은 비스페놀 A가 뇌의 도파민 균형 및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기존의 연구가 임신 중이나 생후 초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연구는 출생 이후의 환경에서도 비스페놀 A에 노출되는 것이 ADHD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다.
ADHD 아동, 자라서 비만될 확률 높아
어린시절의 ADHD 증상은 자라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뉴욕대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ADHD 증상이 있었던 아동은 자라나서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ADHD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특징을 감안해보면 의외의 결과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ADHD 진단을 받은 소년 222명을 평균 33년에 걸쳐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아동이 6세에서 12세에 처음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모두 중산층 가정의 백인 소년이었다. 수십 년이 지난 후, 성인이 된 뒤 상태를 살피기 위해 두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이들 중 많은 이들의 몸이 불어나 MRI 장치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들의 체질량지수를 측정했고, 그 결과 대체적으로 이들은 평균에 비해 비만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인 비만율이 21.6%인데 반해, 어렸을 때 ADHD 증상을 겪은 이들은 비만율이 41.4%였던 것이다.
ADHD 증상이 있으면 몸을 많이 움직이므로 오히려 몸이 마를까 걱정하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나타난 연구 결과이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계획적인 생활이 힘들며,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하고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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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11-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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