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2-08-01

피부노화의 적, 자외선 바로 알기 자외선 A와 B, 서로 다른 특징 지녀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젖혀두고 산과 바다로 떠나는 이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외선이다.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가 휴가를 떠날 때 꼭 챙겨야 할 필수 준비물품이 된 지 오래다.

▲ 자외선 A와 B는 파장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도 매우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morgueFile free photo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SPF 30 / PA++’와 같이 적혀 있는 표시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SPF는 자외선 B를 차단해주는 정도를 의미하고, P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효과를 뜻한다.

SPF 뒤에 오는 숫자는 자외선 B의 차단 시간으로서, SPF 1은 15분을 의미한다. 따라서 SPF 30의 경우, 30×15분=45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자외선 B를 차단한다고 볼 수 있다. PA는 +부터 +++까지 표기되는데, +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것에 비해 2배, ++는 4배, +++는 8배의 자외선 A 차단 효과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 도대체 자외선 A와 B가 얼마나 다르기에 이처럼 구분해서 그 차단 정도를 표기하는 것일까.

햇빛 중에서 무지개처럼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중 빨간빛의 바깥쪽에 있는 빛이 적외선, 보랏빛의 바깥쪽에 있는 빛이 자외선이다. 적외선과 자외선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가시광선의 경우 파장이 380~750nm(나노미터)인데 비해 적외선은 750nm보다 길고 자외선은 380nm보다 짧다. 그런데 자외선도 파장별로 자외선 A(320~380nm), 자외선 B(280~320nm), 자외선 C(100~280nm)로 세분된다.

그중 자외선 C는 지표면에 도달하기 전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므로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외선 A와 자외선 B다. 그런데 자외선 A와 B는 파장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도 매우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외선 B는 전체 자외선의 5%에 불과해

여름철 피서지에 갔다 온 사람들의 피부를 벌겋게 태우고 물집이 생기게 하는 건 자외선 B다. 자외선 B는 자외선 A보다 에너지가 30~40배나 커서 이처럼 피부를 붉게 태우고 심할 경우 화상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외선 B는 피부 깊숙이 침투하지 못해 피부 표면의 표피와 그 내부의 진피 상부에만 도달한다. 자외선 B는 피부에 닿는 전체 자외선의 5%에 불과할 정도로 양이 적으며, 유리창에서도 90% 이상 차단되므로 실내에 있을 경우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 하나, 자외선 B의 경우 비타민 D라는 인체에 매우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을 주며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으며 심장박동 능력을 향상시켜 심장의 긴장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비타민 D 중에서도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 합성되는 비타민 D3가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일반적인 암 발생 위험을 60%까지 낮춰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위도와 날씨 차이로 연중 햇빛의 양이 매우 많은 로스앤젤레스 같은 남서부의 경우 그와 반대인 북동부의 뉴욕 등에 비해 대장암이나 유방암의 발병률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에 비해 자외선 A는 유리나 커튼으로는 차단되지 않을 뿐더러 구름이 낀 흐린 날에도 지상에 도달하므로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으로 피부에 만성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자외선 A는 파장이 길어 표피는 물론 진피 깊숙이 침투해 피부를 검게 만들고 피부에 탄력과 신축성을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변형시켜 피부 노화를 유발한다.

얼마 전 외신을 통해 공개된 한 트럭 운전사의 얼굴 사진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얼굴이 절반만 늙은 운전사’라는 제목을 단 그 사진 속의 주인공은 25년간 트럭 운전을 한 69세의 남성이었다. 

그 남성은 이상하게도 오른쪽 얼굴에 비해 왼쪽 얼굴에 훨씬 주름이 많아 마치 만화영화 마징가제트의 아수라 백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 트럭 안에서 운전만 했던 그 남성의 왼쪽 얼굴을 그처럼 늙게 만든 주범은 차창 안으로 비쳐든 자외선 A였다.

휴가철 효과적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

그럼 이처럼 판이한 자외선 A와 B를 적절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하면 산책, 출·퇴근 등 일상생활과 간단한 야외활동을 할 경우 SPF 20 / PA+ 이상의 제품 ▲해양스포츠 등으로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는 SPF 30 이상 / PA++ 이상의 제품 ▲자외선이 매우 강한 지역 (예 : 고지대)에서는 SPF 50 이상 / PA+++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되도록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morgueFile free photo
또한 휴가철 물놀이에 사용할 자외선차단제를 고를 때는 ‘내수성’ 또는 ‘지속내수성’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외출 30분 전에 노출되는 피부에 골고루 피막을 입히듯 약간 두껍고 꼼꼼하게 바르는 것이 효과적인데 손, 의류 접촉, 땀 등으로 인해 소실될 수 있으므로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6개월 미만 유아는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지 말고 긴소매 옷을 입도록 하고, 어린이는 가급적 오일타입을 사용하며 눈 주위는 피해 발라줘야 한다.

한편 피서지에서는 피부뿐만 아니라 선글라스나 캡모자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화상을 비롯해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흰자위 이상조직이 생기는 검열반, 혈관이 풍부한 섬유조직이 각막의 중심부까지 자라나는 익상편 등의 안질환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질환에 걸릴 경우 시력 감소는 물론이고 이물감, 충혈, 통증, 눈부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휴가 후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강렬한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는 각종 각막 손상 증상은 유행성 안질환과 더불어 대표적인 여름철 안질환에 해당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되도록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장시간 노출된 후 눈부심, 충혈, 통증, 눈물흘림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빨리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여름철 눈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8-01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