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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21-07-19

입으면 5°C 떨어지는 ‘거울 원단’ 신기해 중간적외선(MIR) 반사시키는 거울 효과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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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옷을 만들기는 쉽지만, 뜨거운 여름에 시원하게 해줄 옷을 마련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평범한 티셔츠처럼 보이지만 몸을 거의 5°C까지 식힐 수 있는 원단을 고안했다.

과학자들은 만약 이 원단이 대량 생산된다면,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뜨거운 태양열을 이기는 옷을 만들기 위해 패션 디자이너들은 보통 가시광선을 반사하는 밝은색의 원단을 사용한다. 하지만 또 다른 방법은 자외선(UV) 및 근적외선(NIR) 복사를 포함한 태양의 전자기파를 반사하는 것이다. 근적외선을 흡수하는 물체는 따뜻해졌다가, 근적외선을 방출하면서 천천히 냉각된다. 그러나 냉각 과정은 대기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물체에서 방출된 후 근적외선은 종종 근처의 물 분자에 의해 흡수되어 주변 공기를 가열하는 것이다.

조끼에서 거울 원단을 댄 부분(오른쪽)과 천을 댄 부분의 온도차이 ⓒ S. ZHENG, ET. AL

냉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원들은 더 긴 파장을 가진 적외선의 일종인 중간 적외선(MIR)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변 공기의 분자에 흡수되는 대신 MIR 에너지는 공중으로 직접 흩어지면서 물체와 주변을 모두 냉각시킨다. 이 현상은 복사 냉각이라고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 기술을 사용하여 지붕, 플라스틱 필름, 목재 및 초백색 페인트를 설계해 왔다.

화학물질 입힌 섬유가 햇빛 반사시켜

그런데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7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이 중간 적외선(MIR)을 사용해서, 3°C가량 냉각시키는 원단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원단은 매우 얇아야만 했다. 불과 45 마이크로미터, 즉 가벼운 린넨 드레스 셔츠의 약 1/3 두께였다.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는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두꺼운 직물을 설계하기 위해 저장대학(Zhejiang University)의 엔지니어 마 야오구앙(Ma Yaoguang)과 화중과기대학(Huazh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타오 광밍(Tao Guangming)은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했다. 사람 몸에서 나온 MIR이 피부에서 직물을 통과하도록 놔두는 대신, 연구팀은 화학물질을 입힌 천이 체열을 흡수한 다음에, 체열 에너지를 MIR로 공중에 다시 방출하는 직물을 설계했다. 폴리 젖산과 이산화티타늄 나노 입자가 입혀진 550 마이크로미터의 섬유는 UV, 가시광선 및 NIR 빛을 반사하여 착용자를 더욱 시원하게 한다. 타오 박사는 “평범한 셔츠처럼 보이지만, 광학적으로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가시광선으로 찍은 사진(왼쪽)과 근적외선(NIR)사진(가운데) 및 단파적외선(SWIR)로 찍은 사진, 중간적외선(MIR)은 단파적외선 오른쪽에 위치한다. ⓒ 위키피디아

연구팀은 이 원단의 효능을 시험하기 위해 몸에 꼭 맞는 조끼를 만들었다. 절반은 이들이 만든 ‘거울 섬유’로 만들었고, 다른 반쪽은 거의 같은 두께의 하얀 면으로 만들어졌다. 거울 섬유는 다양한 색상으로 염색될 수 있다. 그 조끼를 입고 직사광선 아래 잔디 의자에 1시간 동안 앉았다가, 피부 온도를 측정했다. 그랬더니 거울 원단 아래 체온이 보통 면 아래 체온보다 거의 4.8°C 더 낮았다고 연구팀은 7월 8일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했다.

면 소재의 경우 피부 온도가 약 37°C도인데 비해, 거울 원단 부분의 피부 온도는 31~32°C도 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거울 섬유를 이용해서 자동차 커버를 만들어 실험했다. 정오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 3가지를 실험했다. 첫 번째는 거울 섬유로 만든 원단이었고, 두 번째는 보통의 자동차 커버였다. 세 번째는 아무런 커버를 씌우지 않았다. 그랬더니 거울 섬유 커버를 씌운 자동차 내부 온도는 30°C에 불과했다. 표준커버는 57°C 커버없는 차량은 60°C였다.

추가 비용 10% 정도밖에 안 들어가

거울 섬유를 연구해왔던 스탠포드 대학의 이 쿠이(Yi Cui) 박사는 사이언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발표한 연구결과는 거울 섬유를 하늘을 향하고 정지된 상태로 실험했고, 거울 섬유를 피부에 밀착한 상태로 실험한 것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람이 거울 섬유를 입고 서 있거나 움직일 때 혹은 속옷을 입었을 때의 결과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복사 냉각 분야의 빠른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사람들이 실감하는 시원한 얼음 옷이 머지않아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연구팀은 섬유 제조업체와 의류 회사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팀은 나노 재료가 들어간 이 거울 원단은 일반적인 의류 제조 비용에 10% 정도만 더 추가될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팀은 대량 생산을 하면 이 정도의 추가 비용만 들어가므로, 이는 모든 사람이 기존 옷과 비슷한 가격으로 시원한 얼음 셔츠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저작권자 2021-07-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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