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이제 그만 겪고 싶다
살면서 두통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떤 통계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에 최소 1회 이상의 두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대부분 두통은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인해서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두통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혹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두통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일차성 두통이라고 하고 다른 기저질환, 예를 들면 주로 외상, 혈관 질환, 그리고 마약류 물질 혹은 이들의 금단으로 인해서 발생한 두통을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이차성 두통이 나타나면 당연히 병원부터 찾아야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일차성 두통이다. 앞선 설명처럼 일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두통 환자가 일차성 두통을 겪고 있다. 주로 편두통, 긴장형 두통, 그리고 군발두통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끈지끈' 긴장형 두통 vs.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편두통
긴장형 두통(Tension headache)은 가장 흔한 두통으로 주로 스트레스, 과로, 그리고 심리적인 요인 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장형 두통 일반적으로 '머리가 띵하다' 혹은 '지끈지끈 하다'라고 표현된다. 반면, 군발두통(Cluster headache)은 일정기간동안 반복되는 두통 양상을 보인다. 보통은 계절성이거나 특정 달에 두통이 집중되곤 한다. 또한 하루 중 비슷한 시간대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위 두 가지 두통도 매우 고통스럽지만, 편두통(Migraine)을 겪어본 사람들은 편두통이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편두통은 이름에 쓰이는 한자 ‘편(偏)’자 때문에 보통 머리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편두통은 보통 머리 안쪽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한쪽 눈 뒤에서 옆으로, 얼어붙은 쇠붙이처럼 재빠르게 통증이 퍼진다. 보통 위 경우 밝은 빛과 시끄러운 소리를 피하고자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이때 메스꺼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편두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편두통이 얼마나 사람의 기력을 쇠약하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운이 좋다면 편두통이 더 심해지기 전 잠자리에 들 수 있지만, 잠들기 전에 편두통을 느끼게 되면 최소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 꼼짝 못 하는 사람이 흔하다. 이처럼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이 아니다. 특히, 만성 편두통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은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편두통으로 보내기도 한다. 전 세계 인구 중 두 명 중 한 명은 두통 장애를 앓고 있는데, 전 세계 인구의 약 15%가 편두통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편두통은 과민한 뇌로 인해 발생한다
편두통은 과민성 질환이다. 편두통이 있는 뇌는 비정상적으로 민감한 신경 연결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편두통 환자는 편두통이 없는 사람에 비해 환경의 작은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에 따라서 더 심각한 편두통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편두통 발작은 뇌를 보호하는 막 층인 뇌척수막에 있는 감각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흥분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무언가에 민감해지면 뉴런은 두통 통증, 광 공포증 및 기타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 신호를 뇌에 보내게 된다. 이러한 뉴런은 혈관과도 가깝기 때문에 두통이 심장 박동과 함께 맥박이 뛰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한, 편두통은 통증이 오기 전에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보통 시각적으로 밝은 빛이나 검은 점이 시야를 가린다거나, 반짝이는 점등이 갑자기 나타나며 섬광 등의 전조증상등을 느낄때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조증상이 대게 20~40분 정도 먼저 나타난 후, 박동성 두통이 발생하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또 회복하면서 매우 피곤해지고 잠을 자야만 호전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미주리 주립대학교에서 편두통을 연구하는 폴 더럼 박사(Dr. Paul Durham)에 의하면 편두통은 주로 뇌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면역계, 소화계, 심혈관계와 같은 다른 시스템도 편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편두통을 겪을 때 진통제로 편두통의 한 증상만 치료하길 목표로 삼는다면 환자 삶의 질을 쉽게 개선할 수 없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편두통을 유발할까?
편두통 유발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사람마다 유발 요인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은 밝은 조명과 시끄러운 소리, 향수, 연기 또는 특정 냄새가 나는 음식과 같은 강한 냄새, 수면의 질 저하 혹은 시차 적응 등 뇌가 편안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난다. 또한 매우 배고픔을 느낄 때나 음식과 식단으로 인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가공식품과 정제 설탕이 포함된 식단을 섭취한 후 편두통이 오는 경우도 있으며, 가끔은 탈수 증상과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이나 생리 중, 임신 또는 폐경기와 같은 호르몬 변동이 있을 때 편두통이 오기도 한다. 편두통 역시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알코올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적포도주를 마셨을 때 편두통이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럼 박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편두통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대사회 질병의 주요 요인인 스트레스가 편두통 유발 요인에 더 취약한 과활성화 신경계(hyperexcitable nervous system)를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편두통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
편두통을 완화하거나 두통이 본격적인 편두통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이마에 얼음주머니를 대는 행동 등이 있다. 또한,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휴식을 취하여, 환경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인지 행동 치료(CBT)를 통해 편두통을 완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질병을 치료할 가능성은 작지만, 통증에 대처하고 편두통 유발 요인을 이해하기 위한 사고 행동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음 챙김(Mindfulness)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두통이나 편두통 증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가공식품과 단 음식이 많이 포함된 '서구식 식단'은 편두통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편두통 치료제들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리간드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 약물인 항-CGRP 편두통 예방 치료제, 트립탄 (Triptan), 파라세타몰이나 아스피린과 같은 진통제 등이 있다. 먼저 항CGRP 편두통 예방 치료제는 편두통 증상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척수막의 신경세포를 민감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는 CGRP라는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한다. 트립탄은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하여 통증 완화 효과를 일으키는 약물의 일종이다. 파라세타몰(Paracetamol)이나 아스피린(Aspirin) 혹은 이부프로(Ibuprofen)과 같은 진통제는 두통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만성 편두통 증상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편두통 치료제로서 항CGRP 항체와 트립탄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매우 많으며, 약물 복용 후 환자의 삶의 질이 극적으로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러한 약물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모든 환자가 약물을 통해 편두통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선 설명처럼 치료법이 두통 통증 완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메스꺼움, 빛에 대한 민감성, 피로감 등의 다른 증상이 계속해서 두통 환자를 괴롭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편두통 치료제
과학자 및 연구자들은 더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편두통 치료제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몇 가지 유망한 후보군이 있는데, e-TNS(외측 삼차신경 자극)와 같이 안면 신경에 저전력 전기 자극을 주는 치료법인 신경 조절 장치 (Neuromodulation devices), 옥시토신 호르몬 기법, 특정 음식 혹은 보충제 치료를 들 수 있다.
신경 조절 장치는 임상 시험 결과 편두통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되지는 않은 상태이며, 옥시토신 호르몬 비강 스프레이는 특히 여성의 편두통 발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만 테스트 되었으므로 임상 실험 결과가 부족한 상태이다.
더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포도씨 추출물, 카카오 그리고 닭고기 육수 등이 일부 사람들에게 편두통 발생률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더럼 박사는 많은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이 약물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위 음식들은 편두통 관리를 위한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라고 설명한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8-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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