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과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계 약물(statins) 및 고정 용량으로 제공되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혈압강하제를 병용한 복합제 치료가 치명적인 심혈관계 질환(CVD) 위험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캐나다 맥매스터대와 해밀턴 헬스사이언스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협동연구팀은 5년 동안 세 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메타 분석해 얻은 결과를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 29일 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13개국 연구자가 참여하고, 26개국을 비롯한 모든 대륙 거주자가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 주제인 고정 용량 조합[fixed-dose combination (FDC)] 요법은 ‘국제 폴리캡 연구(TIPS)-3’와 ‘심장 발병 예방 평가(HOPE)-3 연구’ 및 폴리이란(PolyIran) 임상시험 등 세 가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이전에 CVD가 없던 환자 1만8000명 이상에 대한 통합 분석을 통해 아스피린 대(對) 대조군 비교와 이 비교가 없는 두 가지 방식으로 조사됐다.
분석 결과, 아스피린이 포함된 FDC 요법은 심장마비 위험을 53%, 뇌졸중 위험을 51%, 그리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49%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발병 80%, 증상 없던 사람들에게서 나타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900만 명이 CVD로 사망하고, 해마다 두 배나 많은 사람들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리는 것으로 집계된다. 심혈관계 질환은 우리나라에서도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심혈관 문제의 약 80%는 전에 이런 증상을 겪지 않았던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및 이에 따른 사망을 예방하려면, CVD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약 처방을 포함한 효과적인 예방 전략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
논문 제1저자로 맥매스터대 의대 부교수이자 인구보건연구원 연구원 및 해밀턴 헬스사이언스 심장전문의인 필립 조셉(Philip Joseph) 박사는 “고정 용량 조합요법은 각각의 약을 개별적으로 제공하든 여러 약제를 알약 하나에 병합한 복합 알약(polypill)으로 처방하든 치명적 혹은 비치명적 CVD를 크게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조셉 교수는 “가장 큰 효과는 혈압강하제와 스타틴 및 아스피린이 함께 포함된 치료에서 볼 수 있는데, 치명적 및 비치명적 심혈관질환 발병(event)을 약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점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그리고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나, 노인들에게서 더 큰 이점이 발견됐다.
“강력한 복합 제제로 심혈관 질환 65~70%까지 낮출 것”
연구팀이 시도한 FDC 치료 전략은 이전에 CVD 발생을 실질적으로 줄일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복합 알약’의 장점에 대한 증거는 최근 2년까지도 증명되지 않았었다.
복합 알약 개념은 20년 전 일반 인구군이나 전에 심장마비 및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들에게서 CVD를 크게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처음 제안됐었다.
이번 초기 임상시험들에서는 단일 약물이나 일반적인 치료 혹은 위약 효과에 비해 환자의 치료 요법에 대한 순응도가 개선되고 복합 알약 사용으로 위험 인자 조절이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맥매스터대 살림 유수프(Salim Yusuf) 석학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는 굉장한 것으로, 이 요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면 해마다 뇌졸중과 심장마비를 앓거나 이로 인해 사망하는 500만~1000만 명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수프 교수는 “내 생각에는 좀 더 강력한 복합 알약 개발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65~70%까지 낮추고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본다”며, “복합 알약의 모든 구성요소가 특허가 지난 제네릭 약들이고 값이 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당한 비용에 가격 대비 효율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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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8-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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