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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현정 리포터
2023-10-11

TV는 ‘불편함’을 싣고? TV 시청은 부동의 여가활동 1위, 만족도 및 시청경험 인식도 변화 추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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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이 많이 경험한 여가활동 1위는 TV시청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 국민여가활동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TV시청이 주 여가활동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2년 기준 가장 만족한 여가활동은 ‘산책 및 걷기(24.8%)’로 TV시청은 1위에 다소 뒤쳐진 것으로(23%)로 조사됐지만, 쇼핑·외식을 비롯한 친구만남과 영화관람, 게임, 음주 등 기타 여가활동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처럼 국민이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인 TV시청을 할 때 우리나라 국민의  3명 중 1명은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를 위협하는 뉴미디어 등장과는 별개로 TV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시청경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TV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TV시청 시 3명 중 1명은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GettyImagesBank

 

TV볼 때 불쾌한 경험의 원인은?

방송통신위원회의 ‘TV시청자의 시청 경험과 인식 변화’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TV프로그램 시청 시 불쾌감을 느낀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1.9%로 조사됐다. 반대 응답자의 비율은 35%로, 2017년부터 6년간 시청자 경험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는 ‘불쾌한 경험’에 대해 41.8%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는데, 30대부터는 불쾌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서서히 증가했고 40대는 33%로 가장 높았다.

TV시청 시 불쾌감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편파적인 방송 내용(61%)’이고, ‘지나친 간접광고(59%)’, ‘허위·왜곡 보도(45%)’가 그 뒤를 이었다.

'편파적인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낮추고 있지만, 매년 이 항목에 대한 시청자들의 부정적 인식은 증가하고 있다.

‘지나친 간접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불쾌감도 지난 6년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2010년 방송법 개정 이후 TV프로그램에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 PPL)가 허용됐는데, 이후 과도한 간접광고가 시청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방송에서 간접광고를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최근 대작(大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TV 드라마 제작비 또한 크게 늘어 제작비 협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부작용을 지양해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 3개월간 TV 프로그램 시청 시 불쾌한 경험 변화 추이 ⒸKISDI STAT

‘허위·왜곡 보도’에 대한 불쾌감 경험은 2017년(46%)부터 2022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폭력·잔인한 장면’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는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017년 28%로 집계된 이후 계속 30%를 상회하고 있다. 2020년, 2021년에는 전체 시청자의 37%가 TV를 통해 송출되는 폭력·잔인한 장면이 불쾌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야한·선정적인 장면(19%)’에 대해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는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지난 6년간의 변화를 보면 2017년 26%에서 소폭 변동이 있다가 2021년 21%, 2022년 19%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추세는 방송심의위원회가 TV 영상물에 대해 선정성·폭력성·언어·모방위험·주제 등을 기준으로 엄격한 심의 규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심의 사각시대에 놓인 OTT와 유튜브 등 기타 뉴미디어들이 폭력적, 선정성, 마약, 젠더 이슈 소재의 영상물을 노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3개월간 TV 프로그램 시청 시 불쾌감을 느낀 이유 ⒸKISDI STAT

 

TV가 불쾌감을 조성하면 OTT?

대체로 시청자들은 TV 프로그램 시청 중 불쾌감을 느꼈을 때 TV 채널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82.7%, 2022년에는 78.9%가 이같이 응답해 다른 응답에 비해 가장 높은 대응방법으로 조사됐다.

기타 응답을 보면 ‘별다른 행동 없이 계속 시청한다’고 응답한 시청자 비율은 10.9%로 지난 6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사에 의견 제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견 제시’와 같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청자는 6년 내내 5% 이하로 낮게 집계됐다. 한편, 연령이 낮을수록 ‘TV를 끈다’고 응답한 비율이 대체로 높고, 연령이 높을수록 ‘TV 채널을 돌린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시청 채널 전환 및 시청 중단하는 대응은 해당 방송사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비해 소극적인 행동이지만, 방송사와 전문 모니터단, 시청자위원회 등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시청자의 적극적 대응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KISDI는 “프로그램 선택의 폭이 크게 확장된 다매체·다채널 방송환경에서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시청 중인 TV 프로그램이 불쾌감을 조성할 경우 이를 참고 계속 시청하기 보다는 다른 콘텐츠로 쉽게 갈아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TV를 대체해 모바일 디지털 기기, 컴퓨터를 통해 OTT만 접속하는 시청 유형도 증가하는 추세다. 상업 OTT서비스가 시작된 2000년대 후반부터 TV 시청습관에 변화가 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KISDI가 국내 방송사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가장 자주 이용하는 방법을 조사한 결과 TV 수상기 이용이 68.9%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모바일 기기 및 PC·노트북에서 OTT서비스에 접속하는 시청자도 30%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시청자가 접속할 수 있는 채널과 즉각 취사·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TV 본방사수의 필요성은 크게 낮아졌다. 대신 방송사 파워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하게 대두됐다. OTT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청자들은 ‘볼권리’를 보장하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10-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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