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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9-26

눈에 안 보이는 ‘보안문서’ 개발 자외선으로 보고, 뜨거운 바람으로 지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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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비밀 메시지를 남기는 게임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젖은 종이에 송곳으로 글을 쓴 다음 다시 말리면 글씨가 사라지는데 이 종이를 다시 물에 적시거나 햇빛에 비추면 글씨가 다시 나타난다.

때에 따라서는 오렌지 주스와 같은 과일즙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이런 방식들이 쓸모 없어질 전망이다. 과학자들이 보통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비밀 메시지를 프린터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중국 난징우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보안문서 인쇄과정. 특수하게 제작된 종이 위에 잉크 대신 물을 사용해 메시지를 프린트하면 정상적인 눈으로 볼 수 없는  메시지가 인쇄된다. ⓒ南京邮电大学
중국 난징우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보안문서 인쇄 과정. 특수하게 제작된 종이 위에 잉크 대신 물을 사용해 메시지를 프린트하면 정상적인 눈으로 볼 수 없는 메시지가 인쇄된다. ⓒ南京邮电大学

“비밀 보장할 수 있는 프린팅 기술” 

26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중국 난징우전대학(南京邮电大学) 연구팀은 망간(Mn)이 포함된 화학물질을 코팅한 특수 종이를 개발했다.

이 종이 위에 잉크 대신 물을 사용해 어떤 메시지를 프린트하면 그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정상적인 눈으로 볼 수 없는 메시지(invisible message)가 인쇄된다. 그러나 종이 위에 자외선(UV light)을 비추면 메시지가 나타난다.

종이 위에 프린팅 한 메시지를 지울 수도 있다.

종이 위에서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기기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면 프린트된 메시지가 말끔히 사라진다. 또 사라진 종이는 다시 인쇄하는 것이 가능해 형태가 보존되는 한 재사용이 가능하다.

연구 논문은 ‘저널 매터(Journal Matter)’ 25일 자에 게재됐다. 제목은 ‘Dynamic Luminescence Manipulation for Rewritable and Multi-level Security Printing’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종이 위에 작성한 정보 유출이 국가‧사회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큰 두려움이 돼왔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윈(Win Ma)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치‧군사‧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 완벽한 보안인쇄(Security printing)를 요구하게 됐고, 난징우전대학에서 종이 위에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망간과 같은 발광재료(luminescent materials), 이들 재료들의 광학적 특성(optical properties), 그리고 미세 환경 변화(microenvironmental changes)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친환경 종이로 반영구적 사용 가능 

프린팅을 유발하는 미세하고 다양한 화학작용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온 연구팀은 위조가 거의 불가능한 다층식(multi-level) 보안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감광약(sensitizer)과 망간의 광물리학적 특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사기(emitter) 사이에서 이온성 상호작용(reversible ionic interactions)을 일으켜 보안 프린팅에 이른 방식이다.

인쇄에 순수한 물(water)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물을 투입해 특수 제작된 종이 위에서 이온성 상호작용을 통제하게 되면 망간을 포함한 화학물질과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화학물질의 구조들을 변형시키고 이 구조 변화를 통해 특수한 발광이 일어나 정상적인 눈으로 볼 수 없는 메시지를 프린터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인쇄된 메시지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짙은 안개가 낀 습한 환경 속에서 3개월 이상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헤어드라이어기를 사용하면 손쉽게 지워진다. 약 30초 정도 열바람을 가하면 메시지가 사라지고, 반복해 지울 경우 종이를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윈 박사는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해독기술로도 풀기 어려운 보안문서 작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어느 누가 해독 기술을 개발하겠지만 그럼에도 메시지 해독을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사는 그동안의 많은 보안문서들이 개발돼왔지만 주로 형광성 잉크(fluorescent inks)를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형광잉크로 프린트하면 인쇄된 내용이 보이지 않고 자외선을 비춰야 해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번 프린트하면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비싼 비용을 들여 생산한 종이를 한번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 결점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윈 박사는 “새로 개발한 종이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순수한 물과 열을 통해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독성이 전혀 없어 많은 곳에서 안심하고 저렴하게 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9-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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