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다.
지난 24일 일산 KINTEX에서 열린 제99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여러 방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교육은?
먼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새로운 보고서 ‘직업의 미래 2018(The Future of Jobs 2018)’에서는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일자리는 7500만 개인데 비해 기계와 로봇, 인공지능으로 인해 생겨나는 일자리는 1억 3300만 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돈정 지식서비스 PD는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고 두려워했었는데, 인공지능으로 인해 더 많은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PD는 AI스피커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AI 스피커는 인간의 음성을 95%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 인간끼리의 대화도 평균 95% 정도 이해력을 갖기 때문에 거의 완벽하게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이제는 많은 교육용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어지고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방법도 제시됐다. 하민수 강원대 교수는 “AI는 인간의 경험적 지식에서 규칙을 발견하고, 그 규칙에 따라 일을 수행할 수 있다”며 “교육에는 평가의 규칙, 교수활동에서의 규칙, 학생관리의 규칙 등 규칙에 따라 반복되는 활동이 많기 때문에 얼마든지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창의성은 외부자극을 활용하여 인지구조 속에 특정 지식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 국립연구원은 2000년 초부터 서술형 평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게 됐다. 그리고 이는 2012년 출판된 새 교육과정의 기본 방침으로 자리잡았다”라며 창의성 교육에 서술형 평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서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서술형 평가는 교사의 많은 노동을 요구한다. 둘째, 교사가 채점 준거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하 교수는 이에 AI를 활용한 서술형 문항 자동채점 방법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의 컴퓨터 자동채점은 교사 1인당 많은 수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현장에서 서술형 평가를 하기 위한 해결책”이라며 “기계학습으로 훈련된 인공지능 기반 웹 평가도구인 EvoGrader는 학생 700명이 4개 문항에 응답한 것을 5분 만에 평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활용한다면 수업시간에 수집된 학생들의 응답을 빠르게 분석하여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바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하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교실현장에서 바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AI 기반 서술형 자동채점 방법이 더욱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AI 기반 서술형 평가, 창의성 키워
그런데 정말 단순한 단어의 확인으로 학생들의 사고를 평가할 수 있을까? AI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인간의 생각은 단순히 단어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문맥 속 단어의 의미로 사고를 평가하는 AI모델이 개발되고 있다”며 “창의적 사고든, 단순 개념이든 모두 준거에 따라 합리적, 논리적으로 평가되면 결과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게 된다. AI는 딥러닝을 통해 규칙을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도 얼마든지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 교수는 AI 기반의 미래교실에서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학생의 학습태도, 학습능력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AI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분석하게 되면 그 학생에게 필요한 학습방법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학생들의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 교수는 “전통적인 수업에서는 대부분의 정보가 교사에서 학생들로 이어지기 때문에 교사 중심의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AI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 줄 경우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학생 주도적 학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적 학습도 가능하다. 교육에서 빅데이터로 축적되는 학생들의 아이디어의 양(유창성), 기존과 다른 방법의 제시(독창성), 맥락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사고 능력(융통성)이 AI에 의해 자동으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AI에 의해 ‘교사’라는 일자리가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하민수 교수는 “맞춤형 교육으로 교육에 소모되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절약될 수 있기 때문에 인간만이 추구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답했다.
포럼에서는 이밖에도 3차원 입체 환경에서의 여러 단계 문제를 블록 코딩으로 해결하는 프로그램, 스스로 움직인다는 뜻의 오토마타를 주제로 다양한 소재와 접목시킨 메이커 교육 등 다양한 창의인성교육 방법들이 제시됐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8-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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