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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연희 객원기자
2012-03-22

입어보지 않고 옷 산다 마케팅과 광고의 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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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백화점에 들어서자 매장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가운데 있는 ‘3D 피팅 거울’ 앞으로 갔다. 먼저 거울 상단에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은 후, 마음에 드는 파란 색 원피스의 이미지를 사진 위에 겹쳐 놓는다. 생각보다 어울리지 않는지 로라는 손을 흔들어 다른 옷들을 거울 위로 배열시킨다.

이번에는 카키색 투피스의 이미지를 자신의 신체 사진 위에 다시 겹쳐 놨다. 카키색 투피스도 자신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이러기를 여러 번, 드디어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한 로라는 고른 상품을 파는 매장으로 가서 옷을 구매한다.

증강현실이 적용된 이 거울을 영국의 한 백화점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고객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해 이목을 집중시킬 뿐만 아니라 매장을 돌아다니지 않고 한 장소에서 각 매장의 옷을 입어 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증강현실 기술에 마케팅과 광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정보의 편리성만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마케팅 툴은 브랜딩이나 세일즈 활성화라는 마케팅적 목표에 이용된 ‘채널’이나 ‘도구’였지만 증강현실 마케팅은 제품 설명을 위해 갖가지 수식 어구를 붙이지 않아도 바로 제품 광고가 가능하다. 즉 증강현실은 백 마디 말 대신 한 마디의 체험으로 고객들에게 상품 각인이 가능한 기술인 셈이다.

입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가상피팅 서비스’

▲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아니라 온라인쇼핑몰에서도 ‘가상피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iini0318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상피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Tobi라는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는 메인 페이지 오른편에 ‘Try it on!!’이라는 글이 있다. 이곳을 클릭하면 버추얼 드레싱룸으로 이동하게 된다.

쇼핑자는 이곳에서 우선 마음에 드는 옷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증강현실에 사용할 마커를 프린터해 PC의 웹캠에 비춰주면 마커의 위치에 옷이 생겨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올려서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이 온라인 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과 유사한 체험을 제공하면서 친구들과 쇼핑에 대한 체험 공유를 할 수 있는 강점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장품 매장에서도 증강현실을 이용한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들은 매장 벽면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화면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화장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화장품도 의류처럼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가구회사인 이케아도 의류의 ‘가상피팅 서비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소비자들은 카탈로그를 보면서 어떤 가구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마음에 들면 증강현실 앱에서 인식할 수 있는 패턴 용지를 찢어내기만 하면 된다.

집안에 가구를 놓을 위치에 이 용지를 갖다 놓으면 증강현실을 통해 그 패턴 위치에 가구가 가상으로 놓인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집안 인테리어와 가구가 잘 어울리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밖에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에서도 증강현실을 마케팅에 도입하고 있다. 신문이나 전단지에 증강현실 마커를 삽입해 제품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이 상품정보를 쉽게 접하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영화포스터나 도서표지에도 증강현실 코드를 삽입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줄거리를 볼 수가 있고 관련정보를 한눈에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에서는 스마트폰을 건물에 비추면 매물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금융에서는 가까운 지점과 ATM이 설치된 장소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명함도 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이나 독특한 광고를 원하는 기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소비자에게 흥미를 유발함과 아울러 접근의 편리성, 무제한 정보검색의 자유로움, 신속한 구매결정을 하는 데 증강현실이 마케팅 도구로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 관광정보 홍보에 활용

▲ 증강현실을 이용한 명함도 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이나 독특한 광고를 원하는 기업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iini0318
관광이나 여행업계에서의 증강현실 활용도 점차 늘고 있다. '여행친구‘라는 앱은 중국과 일본 등 12개 도시와 유럽 39개 도시 관광정보를 증강현실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해외 관광지 정보는 물론 각 지역의 한국인 업소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낯선 외국에서도 한국 식당이나 쇼핑센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관광 서비스 분야에서 각광받는 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경북도청의 '경북나드리' 앱, 창원시청의 '창원관광' 앱의 경우에는 지역의 대표적인 주요 관광지와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숙박업소 정보, 특산품 구입정보와 전통시장, 축제정보도 앱에 담고 있다. 이 앱들은 해당 지역에서 증강현실로 현장 검색을 빠르고 쉽게 제공하고 있는데, 방문객이 첫 화면에서 자신이 위치한 지역을 선택하거나 정확한 위치를 모를 경우 '내위치'를 선택하면 행정구역명이 화면 상단에 표기되어 지역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고궁박물관에서 만든 '대한제국'과 '고궁박물관' 앱은 박물관에 전시된 각종 유물들의 검색에 도움이 된다. 증강현실을 통해, 해당 유물을 카메라 화면에 비추면 관람객들에게 유물 정보가 제공된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2-03-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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